NYT "아베, 의석 확보 실패 겨우 모면"
NYT "아베, 의석 확보 실패 겨우 모면"
  • 이희수 기자
  • 승인 2019.07.22 14:37
  • 수정 2019.07.23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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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3분의 2 의석이 아니라 안정적인 정권을 가질 수 있느냐가 문제"
선거 유세 중인 아베 총리[사진=연합뉴스]
선거 유세 중인 아베 총리[사진=연합뉴스]

NYT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해왔다. 시진핑 주석과 본격적으로 외교를 시작하며 세계 무대에서 눈에 띄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일본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자민당은 개헌 실행에 필요한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자리를 확실히 사수했지만,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아베 총리가 1947년 평화 헌법을 개정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자민당과 우방 세력이 잡고 있는 현 일본 정권에게는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십여 년 전 아베 총리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총리직에서 1년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2012년 총리직에 복귀해 장기간 정치적 안정을 이끌어온 그는 이제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 총리'로 등극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에 승리한 자민당에 대해 일본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먼저 유권자 무기쿠라 마코토(68)는 "야당은 소용이 없다. 자민당밖에 없다"며 아베의 집권당에 맞설 반대 세력의 힘이 미약했기 때문에 자민당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NHK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참의원 선거 사상 두 번째로 낮은 50%였다고 보도하며, 일본 남부 폭우를 일부 지역의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 무사시노 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도나 윅스는 저조한 투표율과 관련해 "국민들은 자신의 투표가 현실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언론이 참의원 선거를 짧게 보도해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이끌어냈다고 비판했다. 도쿄 소피아 대학 정치학자인 나카노 고이치는 "선거가 진행되는 것도 몰라 기권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 정치학자 제프리 호룽은 "야당의 문제는 일관성과 정체성으로 귀결된다"며 "야당은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아베와 자민당은 야당의 이러한 문제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유권자들은 아베의 개헌 목표를 거부해 자민당이 일부 의석을 잃었다. 유권자의 절반은 강력한 안보 조항을 지지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평화주의를 강하게 옹호하는 등 국론이 갈렸다.

야당 후보에게 투표한 아키시 에미코(43)는 "헌법 개정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여당의 현재 정치는 오만하다.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고 말했다.

일부 야당은 여성 후보를 내세우며 차별화했다. 지난해 제정된 법안은 일본 정당들이 후보자를 남녀 동등한 비율로 구성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빛날 수 있는 사회'를 구상한다고 말해왔지만, 자민당 후보 6명 중 고작 1명을 여성 후보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사코 노리코 작가는 "아베 총리의 여성 의제는 '쇼윈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혼모 1명과 신체장애인 2명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후보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진보 정당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21일 저녁 교도통신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후나고 야스히코 후보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기무라 에이코가 의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선거운동 기간 모든 주요 정당이  국민연금에 집중했다. 일본 인구의 5분의 1이 70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선거 두 달도 채 되기 전, 일본 금융감독원은 "노인 거주자들의 생활 수준을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 노인들의 긴 수명을 고려할 때, 평균적으로 부부가 편안히 살기 위해서 2천만 엔(약 18만 5천 달러)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베 내각은 이 보도를 즉각 부인했고, 선거 운동 중 아베 총리는 저소득 은퇴자들을 위한 연금을 약 560달러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아베 총리의 마지막 선거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위대는 "아베는 그만둬라!",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지 마!"라고 외쳤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정부가 더 많은 여성들과 노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며 소비세를 10퍼센트로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의 크리스티 고벨라 아시아학과 조교수는 "야당은 현재 아베 총리를 맞서기 어려울 수 있다. 야당 정당들은 반(反) 아베 혹은 반(反)국가적 입장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오히려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구축하기 어렵게 한다"고 분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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