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KT 채용 수사 일단락… 황창규 회장 겨냥 ‘경영고문 의혹 수사' 향배는?
[WIKI 인사이드] KT 채용 수사 일단락… 황창규 회장 겨냥 ‘경영고문 의혹 수사' 향배는?
  • 손의식 기자
  • 승인 2019.07.22 17:02
  • 수정 2019.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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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경영고문 의혹 수사해 보면 ‘정상적 경영 판단’ 밝혀질 것” 예상
잇따르는 수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KT. [연합뉴스]
잇따르는 수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KT. [연합뉴스]

KT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의혹들을 둘러싼 수사들이 하나씩 가닥이 잡히고 있다. 

검찰이 이석채 회장 당시와 관련된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 채용비리 수사를 일단락 지으면서, 관심의 향배가 ‘경영고문’ 의혹에 대한 수사로 쏠리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자녀를 부정채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미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인 이석채 전 KT 회장은 김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계의 관심은 이제 황창규 회장을 겨냥한 ‘KT 경영고문’(연구용역직) 의혹 수사로 옮겨가고 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의 지휘로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KT 성남 분당 본사와 광화문지사의 회장 비서실과 인재경영실, 대외협력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2014년 말부터 2015년까지의 KT 경영고문 관련 서류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창규 KT 회장의 경영 고문 위촉 의혹과 관련해 압수 수색을 진행했고 압수해 온 자료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관들이 지난 16일 KT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수사관들이 지난 16일 KT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압수수색은 KT 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두 단체는 지난 3월 황 회장에 대해 특경법 상 업무상배임죄, 조세범처벌법위반죄, 횡령죄, 뇌물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었다.

고발인들은 황창규 회장이 2014년 취임 이후 전직 정치인 등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하고 자문료 명목으로 적게는 470만원선에서 많게는 1370만원까지 보수를 지급해 총 20여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황 회장이 이 과정에서 배임·탈세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당시 오주헌 KT 새노조 위원장 등 고발인들은 고발장을 통해 “KT 직원은 물론 임원들조차 모를 정도로 경영고문의 존재는 은밀했다”며 “경영고문에는 박성범 전 의원 등 정치인들이 많았고, 시기적으로도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합병, 황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등 민감한 현안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거로 제출할 경영고문 명단을 CR부문에서 관리하였고, CR부문은 국회의원 불법정치후원금 사건 당시 비자금을 조성 관리하던 조직”이라며 “이들에게 지급된 보수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KT 경영고문' 명단에 따르면 KT는 정치권 인사 6명, 퇴역 장성 1명, 전직 지방경찰청장 등 퇴직 경찰 2명, 고위공무원 출신 3명, 업계 인사 2명을 자사 경영고문으로 위촉해 매달 자문료 명목으로 보수를 지급했다.

이 의원 측은 “KT가 경영고문을 집중적으로 위촉한 시기는 2015년 전후로, 이 시기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합병 △황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등 KT에 각종 현안이 줄지을 때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정치권 출신 인사 중에는 홍문종 한국당 의원 측근 3명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각각 홍 의원의 정책특보, 재·보궐선거 선대본부장, 비서관을 지냈다. 위촉 당시 홍 의원은 KT 등 이동통신사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KT를 둘러싼 각종 논란, 압수으로 직원들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각종 논란에 휘말려온 KT [연합뉴스]

KT 측은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정상적인 범위 내의 경영 활동’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당시 연구용역직 명목으로 회사 경영에 자문이 필요한 인사들을 기용했던 것은 통상적인 수준이었으며 ‘조직적 로비’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며 “홍문종 위원장 당시 KT가 반대하던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통과됐다는 것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부서의 판단에 따라 경영상 도움을 받기 위해 정상적으로 고문 계약을 맺고 자문을 받았는데, 정당한 계약에 의한 자문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규제 산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정·관계의 중요 인사들을 자문이나 고문으로 위촉할 필요가 있고, 경찰이나 군 같은 특수한 분야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도 그 분야 출신 인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통신업계 내에서는 경쟁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들 중 일부는 훨씬 더 많은 고문급을 운용하고 있는데, KT에만 화살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와 경쟁 관계인 A사의 경우 인사항목에 ‘부근무’로 표시된 간부급 인원이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통신사업이 정치적, 제도적 이슈가 많고 군, 경찰, 공공기관, 공기업을 겨냥한 프로젝트들이 많기 때문이며, 각사는 공식적으로 이들과 관계된 인사들의 자문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A통신사 출신 인사는 “통신사들이 거액을 주고 자문, 고문을 활용하는 이유는 1년에 한번이라도 활용할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각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라 판단하는 것을 ‘왜 그렇게 하느냐’고 지적하는 것은 민간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창규 회장이 '5G 100일의 도전과 우리의 다짐'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KT 제공]
황창규 회장이 '5G 100일의 도전과 우리의 다짐'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KT 제공]

서초동 C법무법인 소속 K변호사는 “대형 로펌들의 경우 전문분야별로 수십명씩 고문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예를들어 개인 변호사들이 ‘불공정게임’이라고 고발하면 모두 수사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적법한 회사 사규와 절차에 따라 고문이든 용역자문이든 임명해 운용한다면 기업의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KT가 잇따른 수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태산 떠나갈 듯 요동쳤지만 뛰쳐나온 것은 쥐 한마리 뿐이었다(泰山鳴動 鼠一匹, 태산명동 서일필)’는 속담 같이 됐듯이 이번 수사도 소리만 요란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는 형사7부(부장 김유철)에서 황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들의 ‘쪼개기 후원’ 의혹에 대해, 특수3부(부장 양석조)에서는 경찰에서 넘겨받은 황 회장 등 전직 임직원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태로 계류돼 있다.

한편 재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갖가지 사안으로 수사가 꼬리를 물면서 KT가 5G 분야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기에 관련 의혹들이 해소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손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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