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망 1421명...제조 원조 'SK'는 '무한' 책임져라" 피해자들 8월 내내 '1인 시위'
"가습기살균제 사망 1421명...제조 원조 'SK'는 '무한' 책임져라" 피해자들 8월 내내 '1인 시위'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8.01 14:43
  • 수정 2019.08.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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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광화문 집회 후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앞으로 이동 중이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광화문 집회 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앞으로 이동 중이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아픈 사람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본권에 의거 호소합니다. 제발 저희가 편하게 온전히 이 세상 살 수 있는 국민의 한 사람일 수 있도록 해주세요." 

1일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글로벌에코넷,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광화문에 모여 "SK케미칼와 애경, 옥시 가해기업들은 이같은 참사에 대해 무한 책임져야 한다. 사과 한 마디 없는 가습기살균제 제조 원조 SK는 사죄하고 책임져라"고 부르짖었다. 

이어 "정부는 책임을 인정하라, 피해 단계 철폐하라, 피해자를 피해자로 인정하라, 인정기준 폐지하라"고 외쳤다. 

한 살에 폐가 터져버린 박진석 군 엄마는 이날 이 자리에서 "한 살짜리 아이가 폐 기흉이 오고 간유리음영이 보이는 그런 병명을 가졌지만 판정 기준 4단계"라며 "두 눈에 피 맺힌 사람이 저 한 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저희 피해자 모두가 그렇다"고 했다. 박 군은 13살 6학년이지만 140cm, 체중은 28kg이다. 폐 질환 발병 이후부터 정신없이 병원을 오갔다. 대학병원에서 더 큰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며 살긴 했지만 지금은 단소 하나 제대로 불지 못한다.  

1994년 10월 20일 출생한 딸을 피해자로 둔 엄마도 "태어난지 한 달 후 딸은 SK가 개발, 출시한 가습기살균제가 든 가습기를 사용했다"며 "이후 딸은 온갖 질병에 시달렸고 수술이란 수술은 다 받아야 했다. 현재 26살이지만 지금까지 제가 밥을 떠먹여주고 있다. 오늘도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어두컴컴한 방안에 누워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모두 정부를 믿었다고 했다. 지금도 이들은 환경부에 자료를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1년 반이나 지나야 심사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이제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심사를 결정짓는 피해판정기준조차 질병코드도 없는 병명으로 만들고 가습기살균제와 개연성 근거라고 할 수 없는 인정기준으로 피해자를 비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질병코드도 없는 소엽중심성 말단기관지 폐섬유화만이 가습기살균제 피해라는 주장에 대해 피해자가 용납할 수 있는 판정기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판정기준에 대해 피해자들은 백 모 서울대 교수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2011년 당시 질병관리본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역학조사 중일 때 백 교수는 무슨 이유로 민관공동협의체 위원장을 자처해 말단기관지 폐섬유화에 한정된 4단계 피해판정기준을 만든 것인지, 2011년 역학조사를 무력화하고 쥐를 통한 PHMG 흡입 독성 실험에 집착한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시 환경부도 백 교수가 2011년 피해판정 기준을 만들어 2013년 1차 피해판정을 하게 한 데 이어 2017년 피해구제 의원을 자청, 천식 인정기준을 만들도록 동조, 방조했다"며 "백 교수는 현재 서울대 보건센터 용역비 지원까지 받고 있지만 국내 호흡기학회나 세계 관련 학회 논문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기업과 환경부, 전문가와의 유착관계를 의심하게 하는 배경"이라고 했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아들이 폐가 터지고 딸이 온갖 질병에 시달린 채 방안에 누워지내야 하는 광경을 목도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에 가슴을 쥐어뜯고 억울함을 호소해보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같은 절규는 가해기업에 가닿기는 커녕, 묻히기만 수차례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이날 이같은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원조 전도사 SK는 1421명 사망 유족이나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 SK케미칼과 애경, 옥시 살인 가해기업은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부작위살인죄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정부에 공식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6476명이다. 이 가운데 1421명이 사망했다. 정부 추산 건강피해 경험자는 49만~56만명 가량이다. 제품 사용자는 약 350만~400만명으로 보고 있다. 1994년 11월 SK케미칼(당시 유공)이 최초 개발, 제품을 출시했다. 2002년 이후 연간 60만개씩 판매돼 2011년 판매 중단 시점까지 17년간 43개 제품 998만개가 판매됐다. 

오늘 이후 피해자들은 이달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앞에서 "사죄와 책임"을 촉구, 돌아가며 1인 시위를 이어간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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