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익 '항의 팩스·메일' 빗발...위안부 상징 '평화의 소녀상' 철거
日 우익 '항의 팩스·메일' 빗발...위안부 상징 '평화의 소녀상' 철거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8.04 07:04
  • 수정 2019.08.0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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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대변인 "정부 보조금 사실관계 조사, 적절 대응하겠다" 예산 지원 문제삼아
나고야 시장 "위안부 문제, 사실 아니었을 가능성 있다" 등 망언 서슴지 않아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단과 잇따른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 속 양국이 백색국가서 서로 상대방을 제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일본 국제예술제 '평화의 소녀상'도 철거 사태에 직면했다. 

예술제가 문을 닫으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 사진과 조선학교 학생 그림 등 예술제 출품작 전체 전시가 전면 중단된다.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는 것은 2012년 도쿄도립미술관 전시 도중 '정치적 표현물'이라는 이유로 철거된 데 이어 두번째다. 

3일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관계자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가 당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들도 이날 일제히 이번 오오무라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 위원장 전시 중단 방침을 전했다. 오오무라 지사는 "전시 항의 팩스와 메일, 전화가 사무국을 마비시켰다"며 "행사 원활한 운영을 위해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열리고 있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는 외압으로 제대로 전시되지 못했던 현대미술 작품을 한 데 모아 선보이기 위해 트리엔날레 기획전 형식으로 마련돼 열리던 중이었다. 

소녀상 전시는 1일 개막 직후부터 일부 정부 인사와 우익 세력 항의에 부닥쳤다. 일본 정부는 정부 보조금 교부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전시장 방문 후 "사실 아니었을 가능성 있다"는 등 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본 우익 성향 시민들이 사무국 대상으로 항의에 나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 전체가 개막 3일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실행위원회는 전시장 바깥에 경찰 병력 배치로 전시를 폐쇄, 철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트리엔날레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큐레이터와 참여 작가들은 강력히 반발, 전시장 바깥에서 일본 정부와 아이치현 조처에 공동성명을 통해 '역사적 폭거'라며 항의했다. 

큐레이터들은 "외압으로 눈앞에서 사라진 표현을 모아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기획을 전시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라며 "전후 일본 최대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시로부터 사흘만에 중단된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전시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분노했다. 또한 "우리는 전시회를 계속할 것을 희망한다. 일방적 전시 중지 결정에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작가 김운성 씨는 당일 오전 귀국, "소녀상 철거는 일본 스스로 '표현의 부자유'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 고통과 극복을 담은 소녀상 전시로 일본 시민과 대화하려는 것인데 일본 정치인들이 이를 끝내 저지하는 모습에서 역시 저들 정치인은 평화와 진실을 알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평화의 소녀상 개막 직후 다시 한번 철거 가능성이 언급되자 일본 시민 등 인파로 크게 붐볐다. 전시를 본 일본 시민들은 "소녀상을 본 후 기분이 나쁘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냥 전시를 보러왔을 뿐 소녀상은 전혀 알지 못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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