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서로 마주 앉아 화합해야"...미국 핵심 동맹국인 양국 간 화해 당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관련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대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깊어져가는 한일 갈등과 관련, "한국과 일본은 서로 사이좋게 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 간의 분쟁에 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간 긴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들이 서로 잘 지내지 않는 것이 걱정된다"며 "그들은 서로 잘 지내야 한다. 그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질의에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관련 질문도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나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잘 지내기를 바란다"며 "알다시피 그들은 동맹국이 돼야 하고, 양국 사이의 갈등은 우리를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줄곧 다투고 있다"며 "그 상황은 우리를 매우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하기 때문에 그들은 잘 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그들은 잘 지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마주 앉아 서로 잘 지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인 양국의 화해와 사태 해결 노력을 당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중재 요청이 있었다면서 한일 양쪽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며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라건대 (내가 관여하기 전에) 그들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난 7일 동북아 안정에 긴요한 한미일 3각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우리의 두 동맹국 간의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인 해법을 내기 위한 공간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나온 후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한국을 수출관리 상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했다. 한국 정부 역시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으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는 동시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양국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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