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웅동학원 40년 이사 "조국 모친, 이사장에서 사임해야"
[단독] 웅동학원 40년 이사 "조국 모친, 이사장에서 사임해야"
  • 윤여진 기자
  • 승인 2019.08.21 13:32
  • 수정 2019.08.21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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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부친 평생지기' 김형갑 전 광복회 경남지부장 인터뷰
웅동학원 40년 최장기 이사... 부설 웅동중학교 1회 졸업생
2006·2017년 두 차례 '무변론 재판' 이사회서 다루지 않아
웅동학원은 지역 유지들이 일꾼 만들려 갹출해 만든 학교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웅동중학교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웅동중학교 전경.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남동생 전처가 지난 2017년 "공사대금 80억원을 갚으라"고 소송했을 때 변론을 포기해 패소를 자초한 웅동학원 이사장은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교법인 내부에서 처음 나왔다. 사임을 요구한 내부인사는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조 후보자 모친 박정숙(82)씨보다 30년 더 웅동학원에 몸담은 김형갑(82) 광복회 전 경남지부장이다. 김 전 지부장은 웅동학원이 1952년 설립한 웅동중학교 1회 졸업생이자 조 후보자 부친과 웅동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평생지기다. 

김 전 지부장은 21일 위키리크스한국과 가진 단독 전화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의 남동생 조권(52)씨와 2009년까지 그의 부인이었던 조모(51)씨가 2006년과 2017년 두 번에 걸쳐 웅동학원에 소송을 청구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소송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이사회에서 다뤄진 적이 없어 박씨가 변론을 포기한 사실도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았다는 취지다. 그는 웅동학원이 지역 유지들의 갹출로 세워진 만큼 조 후보자 일가족이 이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도 사임하고 백지화해서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 전 지부장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김 전 지부장 말은 다듬지 않고 최대한 그대로 살렸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조 후보자 남동생 전처가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80억대(8월 현재 100억 5000만원대 채권) 양수금 청구소송과 관련해 학교법인 이사회가 열린 적이 있는가. 
▶없었어요 없었어요.

-2006년에도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나.(2006년 당시엔 조권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코바씨앤디와 당시 부인이던 조씨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번도 없었어요.

-2006년에도 이사로 재직했는지. 
▶내가 (이사회에) 들어간 지 40년 가까이 됐어요.

-사소한 재산변동도 이사회에서 다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소송 문제만 빠진 이유는.
▶원칙은 이사회 기록도 다 남기고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어요. 알다시피 현재 완전히 엉망인데, 그 당시 (조 후보자) 가족이 관여돼서 그런걸 이야기도 안 했고.

-조 후보자가 웅동학원 이사로 있던 2006년엔 미국 유학 중이었다. 당시 이사장은 조 후보자의 부친인 고(故) 조변현씨다. 조 후보자가 이사로 있으면서 부친이 결정한 일을 몰랐다면 책임이 없나.
▶공적인 법인체가 되면 이사회 개최 통보 내지는 거기에 이사회 기록 사항을 다 정리해서 비치돼야 하는데, 그런 정상적인 과정이 없었단 말입니다.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표명된 적도 없고, 기록도 없고. 이번에 이런 내적인 상황을 이제야 알았다니까. 

-언론 보도로 알았다는 건가. 
▶그렇지. 저것(조 후보자 일가족)들이 다 해버린 거지. 

-학교법인을 위해 일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사장이 소송 상대편인 자신 아들을 위해 변론을 포기했다면 업무상 배임이 될 수도 있는데.
▶포기하고, 안 포기하고를 자기들이 논할 아무런 자격도 없는 상황이에요. 우리 지역의 유지들이 여건상 유학 가서 공부할 수도 없는 이 지역의 사람들을 키우기 위해서 갹출해서 학교를 만든 건데, 그게 누구의 재산이 아니고 지역인들 학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공적인 조직의 구성을 위해서 이사회도 만드는 건데, 가족 중심으로 어찌어찌해서 이렇게 돼버린 거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지역인들이 확대 회의를 해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어떠한 출발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20일 조 후보자 동생인 조권씨가 승소해서 얻은 채권을 반납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채권은 이미 전처에게 넘어간 상황이라 해결이 어렵지 않을까. 전처가 채권을 반납하지 않은 이상 학교법인 차원에서 대응할 방안은 있나.
▶조국이 법적인 조치를 받아야지. 

-법적인 조치라면. 
▶교육청에서 어떤 채용 요청을 한다든가 하면 그대로 따라야지.
 
-채용 요청이라면 현재 이사장과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조 후보자의 모친과 부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인가. 
▶책임은 당연한 거죠. 그 사람들 남의 재산을 마음대로 그렇게 한 거니까. 본격적으로 얘기하면, 이 판국에 어떻게 되겠어. 사임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그렇고 사회적으로 봐서 거기에 맞지 않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해서 (조 후보자 일가족이 이사회에서) 모든 걸 다 사임하고, 백지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사회를 떠나서 지역 유지들을 옵서버(발언권은 있으나 의결권이나 발의권은 없는 사람)로 넣어서 확대회의를 하고 거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유지들이 확대회의에 참석하려면 웅동학원에 기여했다는 조건이 붙어야 할텐데. 
▶유지들이 공부를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일꾼으로 만들어서 키우겠다는 아주 미래 지향적인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학교를 만들지 않겠냐고 해서 (학교 설립까지) 밀고 나간 거죠. 

-그렇다면 조 후보자의 부친은 어떻게 해서 이사장이 된 건가. 
▶요사이에는 (조 후보자 부친이) 친구지만, 지금 보니까 이 친구가 너무했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때 친구가 세 사람이 있었는데, 신○○라고. 조변현과 초등학교 동기도 중학교 동기고 그래요. 나는 초등학교 하나 아래고, 세 사람이 같이 다 이사로 있었거든. 조변현은 고등학교 영어 선생을 쭉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고 사업 시작한다고 고향에 왔을 때, 그때 이사로 기용됐거든. 내가 뒤에 (이사가) 됐어요. 그 당시 이사장 그만둬서 '나는 바빠서 못하고 네가 하라'는 식으로 얘기해서 그 사람이 이사장이 된 거예요.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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