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긴박했던 30분 “어린 승객의 생명을 구하라”
대한항공, 긴박했던 30분 “어린 승객의 생명을 구하라”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08.23 13:02
  • 수정 2019.08.23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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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87-9를 배경으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보잉 787-9를 배경으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적절하고 헌신적인 응급 조치로 꺼져가는 어린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 35분 서울 김포공항을 떠나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39편 보잉777-200 항공기 기내는 목적지 공항에 접근할 때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했다.

오후 5시 50분경 오사카 공항에 가까워짐에 따라 기장은 착륙을 위한 기내 시그널을 작동했다. 이 때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퍼지면서 조용하던 기내는 혼란에 휩싸였다.

12세의 일본인 여자 어린이 승객이 급작스러운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옆에 앉은 승객의 아버지는 놀라 환자의 입속의 이물질을 제거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어머니는 큰 소리로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 소리를 듣고 즉시 자리로 달려온 승무원은 승객의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환자는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 증세가 심해졌고, 얼굴은 창백해지며 의식을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승무원은 하임리히법이라 불리는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하임리히법은 기도가 이물질로 인해 막혔을때 양팔로 환자를 뒤에서 안 듯 잡고 배꼽과 명치 중간 사이의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압박을 줘 이물질을 빼내는 응급조치 방법이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호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승객은 호흡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으며, 몸은 점점 무거워져갔다. 상황 발생 직후 사무장은 기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있는지 안내 방송을 했지만, 당시 항공기에 의사는 탑승하지 않았다.

사무장은 호흡 정지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급히 손을 쓰지 않는다면 뇌사 및 승객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승객을 일으켜 세운 후 응급처치를 계속했다. 상황 발생 5분이 지나도 승객의 호흡은 되돌아오지 않았고 응급처치를 지속하는 승무원의 팔에는 피멍이 들었다.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는 순간 변화가 생겼다. 승객의 흉부쪽에서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소리가 작게 들림과 동시에 코와 입에서 ‘후우’하는 소리가 나며 환자의 호흡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환자는 승무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을 하는 등 빠르게 정상을 회복했다. 승무원은 환자 부모님과 입 안의 이물질을 확인한 결과, 승객의 기도를 막은 빠진 어금니 유치가 발견됐다.

사무장은 운항승무원을 통해 휠체어를 탑승구에 대기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오사카 지점에 요청했으며, 기내 좌석 중 비어있는 가장 앞쪽으로 승객 일행을 앉도록 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했다. 오후 6시23분 오사카 공항 착륙 후 승객은 부축없이 스스로 걸어나오는 등 상태가 호전됐지만, 대한항공 측은 즉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할 것을 권유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약 30여 분의 긴박한 시간 동안 KE739편 객실 승무원들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꾸준하게 훈련을 거듭해온 결과"라며 "이번 KE739사례처럼 승객들이 안심하고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모든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정기안전교육을 통해 응급 처치법,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실습 등 기내 항공 응급 처치 관련 교육을 실시해 기내 응급 상황에서 협업을 통해 각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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