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神의 대리인인가? 사기꾼인가? 신앙치료로 거금 모금 외혹을 받는 베니 힌
[WIKI 프리즘] 神의 대리인인가? 사기꾼인가? 신앙치료로 거금 모금 외혹을 받는 베니 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8.30 15:03
  • 수정 2019.09.0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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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필드를 치유하는 베니 힌 목사. [ATI 캡쳐]
홀리필드를 치유하는 베니 힌 목사. [ATI 캡쳐]

“방송을 통해 선교 활동을 하는 베니 힌은 한 해에 약 1억 달러를 거둬들인다. 힌은 이 돈들을 모두 치유 활동에 쏟아붓는다고 말하지만 그는 개인 제트기를 소유하고 있다.”

1994년 권투 챔피언이던 에반더 홀리필드는 방송선교사 베니 힌이 행하는 기적을 목격하러 몰려든 군중 앞에 섰다. 홀리필드는 베니 힌과 군중 앞에서 신의 은총을 기원했다. 그는 심장 좌심실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심장이 피를 제대로 분출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

베니 힌의 손길이 홀리필드의 무수한 권투 상대방들이 가하지 못하던 타격(?)을 가했고 홀리필드는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이를 두고 홀리필드는 ‘부드러운 느낌이 가슴을 타고 흐르면서 내가 쓰러졌다’고 묘사했다. 그때 그는 힌이 군중들을 향해 ‘주께서 내게 말씀하십니다. 그의 손이 홀리필드 심장을 완전히 낫게 했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이 일이 있은 후 홀리필드는 의사를 다시 찾아 자신의 심장이 제대로 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담당 의사가 오진 가능성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홀리필드는 자신이 다시 링에 복귀하게 된 것은 베니 힌 덕분이라는 믿음을 버러지 않았다. 힌이 ‘십자군 활동’에 26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하자 홀리필드는 감동에 사로잡혀 스스럼없이 이 돈을 내주었다.

베니 힌이 기적을 행한 사례는 이 뿐 만이 아니며, 그 보답으로 거금을 거둬들인 일도 홀리필드로부터 만이 아니다. 수백만 명이 부흥회 장을 채우고 베니 힌이 기획한 부흥회 ‘당신을 위한 날(This Is Your Day)’ 행사에 몰려들어, 그가 행하는 기적을 목격하고 신에게서 부여받은 치유 능력을 찬양한다.

적어도 추종자들에게는 베니 힌은 주님의 선지자이다. 그러나 이 신앙 치료사가 사기꾼일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 베니 힌, 영적인 치료사가 되다

베니 힌은 1952년 이스라엘 야파의 투피크 베네딕투스 힌에서 태어났다. 그와 그의 일곱 형제들은 1968년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했으며, 그의 종교적 활동은 그곳에서 싹이 텄다. 힌은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교 모임에 휩쓸렸고, 18살에 ‘다시 태어난 기독교(Born Again Christianity)’ 단체로 개종했다.

힌은 자신이 유년 시절을 사회적 왕따로 보냈다고 주장하지만, 나중에 이 말이 스스로 지어낸 신화임이 언론에 의해 드러났다. 이 말은 힌이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지어낸 수많은 거짓말들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베니 힌은 21살에 당대의 신앙 치료사 캐스린 쿨먼을 보기 위해 그녀의 행사장을 찾았다. 힌은 그곳에서 장애인 여성을 행사장으로 인도하는 일을 도왔고, 쿨먼이 그 장애인을 치료하자 사지가 펴지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힌은 그때 너무 감동을 받아 이후 베풀게 되는 사역의 상당 부분을 쿨먼에게서 따오게 된다.

이후 힌이 토론토 자신의 집에서 최초로 행한 치료 과정을 지방 방송국이 처음으로 방송에 내보냈다. 그리고 힌은 미국 플로리다 여행길에 첫 번째 부인인 수잰을 만나 1983년 첫 복음 집회를 개최했다. 수잰은 목사의 딸이었다.

베니 힌의 명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1990년이 되자 힌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 ‘당신을 위한 날(This Is Your Day)’은 매일 기독교 방송의 전파를 타게 되었다.

▶ 치명적인 신앙

모든 사람이 베니 힌으로부터 권투선수 홀리필드와 같은 기적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엘라 페파드라는 여성이 힌 앞에 섰을 때 그는 단순히 치유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페파드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때 베니 힌은 다른 남자의 머리를 타격하며 ‘성령 앞에 굴복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 남자는 쓰러지면서 페파드를 덮쳤고 그녀는 넘어지면서 둔부에 골절상을 입었다.

베니 힌의 스탭들은 앰뷸런스를 부르지 않았고, 페파드도 힌의 치유 능력을 확신하며 의사를 찾지 않았다. 결국 다리 골절이 악화되어 동맥의 혈류를 막는 바람에 그녀는 15일 뒤 사망하게 되었다.

베니 힌의 부흥회를 겪고 사망한 사람은 페파드 뿐 만이 아니었다. 2001년 HBO는 다큐멘터리 방송을 통해 힌이 치료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7명을 추적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경우 치유 효과는 일시적이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촬영진이 추적했던 치유자 중의 한 여성은 베니 힌이 자신의 폐암을 완벽하게 치료했다고 확신한 나머지 병원 치료를 거부했고, 결국 그녀는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 방송 촬영을 책임 맡았던 앤서니 토마스 국장은 다음과 같은 냉엄한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기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 나는 기꺼이 그 사실을 소리 높여 외쳤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건데, 나는 베니 힌과 측근들이 그 어떤 무신론자보다 기독교에 더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신의 능력 혹은 플레시보 효과?

1999년 TV 쇼 ‘제5계급(The Fifth Estate)’은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일을 하도록 베니 힌이 고용한 직원들 중 한 사람과 인터뷰에 성공했다. 그는 진짜 아픈 환자 때문에 무대에서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자신들이 미리 해당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폭로했다.

그들에게는 해당자를 선별할 수 있는 직원들이 있고, 이 직원들은 사전에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과 다음과 같은 대화를 거친다는 것이다.

‘어디가 아픈가요?’ (베니힌 측 직원)

‘아, 저는 왼쪽 어깨의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시달립니다. 팔을 들 수가 없어요.’ (환자)

‘팔을 들 수가 없다고요? 팔을 못 들면 당신은 무대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직원)

무대에는 정신질환자들이나 열광하는 수많은 군중 앞에서 자신들이 치유될 수 있다는 종교적 도취감으로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는 환자들만이 베니 힌 앞에 설 수 있다.

‘제5계급’ 방송에 정보를 알려준 직원의 말을 검증하기 위해 촬영진은 뇌성마비를 가진 한 소녀에게 몰래카메라를 장착하고 무대에 올려보냈다.

그들은 자기들이 들은대로 안전 요원들이 떼로 달려들어 그 소녀가 기적을 베푸는 선지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 천상의 즐거움

베니 힌은 공식적으로는 비영리 종교단체의 대표일 뿐이다. 그는 자신이 한 해동안 거둬들이는 1억 달러 모두를 교회와 치유 활동에 쏟아붓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힌은 수백만 달러에 상당하는 호화 맨션 두 채를 소유하고, 여러 대의 벤츠 자동차와 개인 요리사까지 두고 있다.

‘제5계급’ 방송 측은 힌이 런던에 잠시 체류했을 때의 호텔 경비를 밝혀냈다. 그는 단 하루 밤만에 호텔 경비로 4,000달러를 지불하고, 호텔 직원들에게 2,000달러의 팁을 주었다.

힌은 개인 제트기도 소유하고 있는데, 여기 들어가는 경비는 모두 지지자들이 지불한다.

2006년 그는 지지자들에게 ‘주 예수그리스도께서 6,000명의 저의 소중한 동반자들에게 다가오는 90일 안에 각자 1,000달러씩의 씨앗을 뿌리라는 소명을 내리도록 간청을 들이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그가 신에게 간청한 돈 600만 달러는 제트기의 총 구입비용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었다. 이 돈은 계약금에 불과했다.

이러한 소비 행태는 몇 가지 의문점을 나타내기에 충분했다. 2007년 상원의원 찰스 그래슬리는 베니 힌과 또 다른 다섯 명의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돈이 비과세 될 수 있도록 등록해놓고, 수백만 달러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베니 힌은 자신의 재무 기록을 당국에 제출한 몇 안 되는 종교 지도자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료를 제출하기 전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서 자료 준비를 위해 1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베니 힌이 종교 자선단체에 등록함으로써 세금을 면제받게 되었기 때문에 상원의원은 그를 몰아붙일 수가 없었다.

상원이 최종적으로 제출받은 장부들에는 힌을 기소할 정도의 결정적 자료들이 들어있지 않았다. 찰스 그래슬리 의원은 조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베니 힌 목사
베니 힌 목사

▶베니 힌의 조카가 입을 열다

최근 몇 년 사이 베니 힌의 조카 코스티 힌이 성령 치료사를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과 그의 명성에서 나온 이득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꿈속을 살았습니다. 호화 호텔과 자동차, 여행. 예수님께서 베풀어주신 너무나도 크나큰 혜택들이었습니다.”

코스티 힌은 2018년 ‘페이스와이어(faithwire.com)’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자신은 이런 호화로운 생활을 가족들의 노력으로 얻은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가족들이 하나님의 종들이라고 믿었으며, 하늘로부터 합당한 보답을 받은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코스티 힌의 믿음은 삼촌이 치료해주겠다고 약속했던 한 소녀가 전혀 차도를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그녀를 뒤로 데리고 갔습니다. 우리는 그녀를 위해 기도를 했고 삼촌도 기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저는 ‘하나님, 왜 저 아이를 고쳐주지 않는 것입니까? 모든 병자들이 다 나아야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경험은 코스티 힌의 믿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그는 자신의 가족들이 내세우는 ‘은사적 기독교(Charismatic Christianity)’라는 상표를 포기하고, 성령 치료와 종교 기부금으로 살고 있는 호화 저택을 떠나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수백만 명이 여전히 베니 힌의 부흥회에 참석해서, 그가 성령을 힘입어 자신들의 병을 고쳐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힌의 권능이 자신들을 치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니 힌은 한 번도 사기죄가 입증된 적이 없다. 그리고 세무 당국이 힌을 여러 번 조사했지만 한 번도 그를 기소할 수 없었다.

확실한 무엇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아직은 신앙의 영역에 속해있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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