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파문] 문 "입시제도 재검토" vs 야권 "달나라 현실인식"
[조국 파문] 문 "입시제도 재검토" vs 야권 "달나라 현실인식"
  • 윤여진 기자
  • 승인 2019.09.01 17:46
  • 수정 2019.09.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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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3개국 순방 전 당정청에 "대학 입시 제도, 이상론 치우치지 말라"
청문회 무산 위기엔 "정쟁화에 좋은 사람 뽑기 어렵다... 실제 고사 많아"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후 서울공항에 환송인사로 나온 노영민 비서실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세 번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여섯 번째)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후 서울공항에 환송인사로 나온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세 번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여섯 번째)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 5박 6일 순방길에 오르기 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당정청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이 논란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학 입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입시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라면서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가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정의 가치는 경제 영역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회 영역, 특히 교육 분야에서도 최우선의 과제가 돼야 한다"며 "이상론에 치우치지 말고 현실에 기초해서 실행 가능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수시 전형의 하나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학생을 평가하는 획일화된 과거의 교육 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정책적 이상론에 불과한 게 아닌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를 가르는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이 한편으로는 공정한 시험으로 평가받는 현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정시 전형은 수시 전형과 달리 수능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지난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에 입학한 조 후보자 딸 역시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전형 '세계선도인재전형' 혜택을 봤다. 조 후보자 딸은 이 전형 자기소개서에서 본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을 성과로 적었다. 이때 학회에 제출하는 논문을 2주간 번역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교생이 제1저자가 되는 게 적절했는지 의문에 제기된 상태다. 다만 윤 수석은 "입시 문제와 조 후보자에 제기되는 문제는 별개"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지난달 26일 합의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청문회 제도가 도입됐는데 이것이 정쟁화해버리면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고사한 경우도 많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청문회 무용론'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애초 여야가 합의한대로 오는 2일에 열리지 못할 경우 순방 기간 중인 3일 전자결재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 대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예정이다. 국무위원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지 15일 이내에 국회는 청문을 마쳐야 한다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청와대는 추가 일정 조율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4일 국회 의안과에 제출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이틀 뒤 법사위에 회부됐다. 이에 따라 청문회 개최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청와대 송부 시한은 원칙적으로 각각 1일과 2일이다.  

야권은 문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안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대통령, 이제 와서 제도 탓하며 조국 후보자를 비호하는가"라는 논평을 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달나라에 가 있는 대통령의 상황 인식, 기가 막힐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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