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고지기 쟁탈전 '혈투'…상반기 출연금 55%↑
은행권, 금고지기 쟁탈전 '혈투'…상반기 출연금 55%↑
  • 이한별 기자
  • 승인 2019.09.02 14:07
  • 수정 2019.09.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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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KB국민은행 순으로 증가폭 커…기관영업 공세 치열

은행권이 기관영업에 총 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지방자치단체·대학·병원 등에 제공한 출연금 또한 큰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 6대은행과 BNK부산·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이 지급한 출연금은 2035억원으로 전년 동기(1315억원) 대비 54.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올 상반기 출연금으로 우리은행이 전년 동기(175억원) 대비 186.28% 증가한 501억원을 지급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 서울시 강동구청, 마포구청, 송파구청 등 관내 단수 구금고 18개를 유치했다"며 "이 밖에 서초구청 2금고와 강남구청 영동지점 출장소 등 2개의 복수 금고를 유치하며 출연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다른 주요은행이 지급한 출연금과 증가율은 △신한은행 601억원(110.88%) △국민은행 116억원(82.39%) △농협은행 398억원(19.16%) △기업은행 52억원(18.18%) 등이다.

지방은행 또한 이 기간 출연금이 △전북은행 28억원(27.27%) △경남은행 53억원(26.19%) △대구은행 74억1000만원(0.82%)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올 상반기 출연금으로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4.22% 감소한 169억원을 제공했으며, 광주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25%, 4.62% 줄어든 30억원, 12억4000만원을 지급하며 감소세를 나타냈다.

출연금은 은행들이 기관을 대상으로 금고지기 또는 주거래은행을 차지하기 위해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합법적인 성격의 '리베이트성' 자금이다.

은행권에서는 기관 금고를 유치한 데 따른 '상징성'과 '신용도 높은 장기 고객 확보' 등을 위해 출연금 경쟁을 벌이며 기관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관 금고를 유치할 경우 해당 기관 주거래은행이라는 '상징성'을 얻을 수 있다"며 "또 신용도 높은 기관 임직원과 그 가족 등을 포함한 장기고객 유치가 가능해 은행들이 기관 금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각에서 은행들이 기관 금고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법에서는 은행·부수업무 또는 겸영업무와 관련해 은행이용자에게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총 50여 곳의 지자체 금고은행 재입찰을 앞두고 있어 은행권의 출혈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나친 출연금 경쟁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출연금 항목이 포함된 협력사업계획 배점을 2점으로 4점에서 하향하고, 금리 배점을 18점으로 15점에서 상향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또한 출혈경쟁 방지를 위해 지난 7월께부터 표준화된 출연금 산정 기준 논의에 나섰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표준 출연금 산정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은행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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