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상 '태풍의 눈' 부상... 최성해 총장 "안줬다" 수사로 확인될 경우 조국 '치명타'
동양대 총장상 '태풍의 눈' 부상... 최성해 총장 "안줬다" 수사로 확인될 경우 조국 '치명타'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9.05 07:40
  • 수정 2019.09.05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 총장 "총장상 번호 000인데 조국 딸 표창장은 1로 시작"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5일 새벽 귀가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YTN 캡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5일 새벽 귀가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YTN 캡쳐]

"교육자의 양심을 걸고, 조국 후보자 딸에게 상을 준 적 없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

그동안 숱하게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빠져나갔다. 그러나 동양대 총장상 문제만큼은 부인, 딸이 직결된 문제라 상황이 다르다. 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4일 오후 검찰에 소환돼 심야조사를 받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자신에게 표창장 발급을 위임한 것처럼 말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최성해 총장은 이날 오후 조 후보자 관련 의혹들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12시간 가량 밤샘조사를 받고 5일 새벽 귀가했다.

최 총장은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조국 후보자의 딸이 총장 표창장을 받은 경위에 대해서만 캐물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총장 표창장에 대해 "거짓말도 못합니다. 왜냐하면 일련번호가 달라요. 일련번호가 달라서 (총장) 직인이 찍힐 수가 없는데 찍혔네요. 그걸 제가 모르겠습니다"라며 위조된 것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최 총장은 표창장 문제가 불거진 뒤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전화를 걸어와 자신에게 표창장 발급 권한을 위임해줬다 해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공개했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위임을 준 기억이 안 나느냐(고 물어서) 그런 거 없다고 하니까, 확실히 위임을 좀 받았다고 해주시면 좋겠다고(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 부인 부탁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같은 동료 교수의 일이라 갈등했으나, 교육자적인 양심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총장 명의 표창장은 일련번호가 모두 '000'으로 시작하는데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 일련번호는 앞자리가 '1'이다"며 "아예 존재하지 않는 잘못된 일련번호"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은 학교에서 관리하는 총장 명의 표창장 발부 목록에 기재되지 않았다. 총장 직인을 사용할 때마다 작성하는 직인 대장에도 조 후보자 딸 표창장 내역은 적혀있지 않다. 어떤 경우라도 직인을 쓰려면 대장에 사용 목적을 밝히고 수령인을 적고, 서명까지 해야 반출이 가능한데, 조 후보자 딸 표창장과 관련된 사안은 대장 어디에도 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직인 대장에는 사용 내역이 남아있지 않지만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에는 실제 총장 직인이 찍혔다고 한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에 찍힌 직인이 실제 학교에서 쓰는 총장 직인과 완전히 똑같았다"고 말했다. 

동양대 총장 명의 직인은 단 1개로 학교 총무팀에서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한 총장 직인이 사용됐는데도 대장에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작 가능성 등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4일 오후 동양대 측이 돌연 "조 후보자 딸에게 표창장을 준 적 없다는 최 총장의 발언 보도는 오보"라고 입장을 180도 뒤집으면서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번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위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위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조국 후보자는 부인이 동양대에 '딸의 표창장이 정상적으로 발급됐다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압박했다는 보도에 대해 "아침 관련 기사를 보고 놀라서 사실대로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 총장이 검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부탁했다고 진술하면서 조 후보자 부인의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보여 조 후보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따르면 조씨는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2012년 동양대에서 받은 봉사활동 표창장을 언급하고, 서류로도 제출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온 조씨가 경북 영주까지 가서 봉사활동을 한 점과 모친인 정 교수가 동양대에 재직 중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곧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이런 (조씨의)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최 총장이 “검찰이 제시한 표창장 상장과 일련번호가 학교 양식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위조 경위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앞서 조 후보자는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이가 (대학생 때) 학교(동양대)에 가서 중·고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실제로 했다”면서 “(표창장을 받은)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 정 교수의 대학 측 압박 의혹이 제기되자 “(부인이) 아침에 관련 기사를 보고 놀라서 ‘사실대로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다만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경북 영주까지 가서 봉사활동 표창장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은 이 문제를 명백하게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교수가 자신이 맡은 동양대 어학교육원장 명의의 표창장을 딸에게 수여하고, 이를 총장 명의로 위조해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 좌측 상단에는 ‘어학교육원 제○○호’라고 기재돼 있다”면서 “어학교육원 차원에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가 당시 동양대 어학교육원장을 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이런 행위가 사문서위조죄 등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일 동양대 본관 총무복지팀과 정 교수의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씨의 표창장 수상 이력이 허위로 판명될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부산대 의전원 입학까지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표창장이 위조된 것이라면 사문서위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 5년 이하 징역과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위조한 표창장을 입시에 활용했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정 교수에게는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wik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