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10대 그룹의 총수 지분이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도 되지 않는 지분을 가진 총수가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현상이 10여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총수 지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림으로, 0.004%에 불과했다. SK 역시 총수 지분이 0.03%였다. 이어 태영(0.05%), 한진(0.3%), 유진(0.3%) 순이었다.

지난 20년간의 흐름을 보면, 총수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2000년 1.1%에서 올해 0.9%까지 유사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반면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은  같은 기간 44.9%에서 54.3%로 상승했다. 

재벌총수의 지분이 줄어든 대신 계열사 내부 지분율을 늘려 우회적으로 그룹을 장악해 온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이같은 내용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59개 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주식소유현황을 공개했다.

전체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1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5%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내부지분율은 계열사 전체 자본금 중 총수와 총수일가, 계열사, 비영리법인 등이 보유한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올해 10대 그룹 총수의 내부지분율은 0.9%로, 지난 2000년 1.1%보다 0.2% 포인트 줄었다. 총수일가 지분율도 2002년 3.3%에서 올해 2.4%로 0.9% 포인트 감소했다.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는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정된 59개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현재 순환출자를 보유한 집단은 현대자동차(4개), 태광(2개), SM(7개), 영풍(1개) 등 4곳이며, 순환출자 고리수는 총 14개다. 지난해보다 순환출자 집단수는 2개, 순환출자 고리수는 27개가 줄어들었다.

삼성, 현대중공업, HDC 등은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했으며, SM은 순환출자 고리를 20개 줄였다. 반면 태광은 계열사간 합병으로 2개의 순환출자고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순환출자고리는 약해졌지만 금융계열사 출자 등을 통한 우회 출자는 늘어났다. 51개 총수 있는 집단 중 28개 집단이 총 197개 금융사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일감몰아주기) 대상회사는 47개 집단 소속 219개사이며 총수일가 지분율이 평균 52%에 달했다. 지난해 47개 집단 231개사에서 55개사가 규제대상에서 빠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 회사는 48개 집단 소속 376개사로 조사됐다.

대기업집단 가운데 사익편취규제 대상인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효성으로 17개였다. 이어 한국타이어(14개), GS(13개)와 중흥건설(13개) 순이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에 포함은 안되지만 대주주 일가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회사 역시 효성이 31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넷마블이 18개였다. 
 

lbw@wikileaks-kr.org

이병욱 기자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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