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前의장 "어려운 시기일수록 똑바로 걸어 이정표 돼야"
김형오 前의장 "어려운 시기일수록 똑바로 걸어 이정표 돼야"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9.05 21:30
  • 수정 2019.09.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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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국회도서관에서 17일까지 개최
도서 2074권, 의정기록물 5천여 점, 외국 VIP 선물 178점 등 일체 기증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5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1층 중앙홀에서 열린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5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1층 중앙홀에서 열린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5일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똑바로 걸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여유 있는 정치'와 '국민을 쳐다보는 정치'를 당부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도서관 1층 중앙홀에서 열린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행사에서 "​(정치인들이) 유한한 정치인생보다도 훨씬 더 긴 자기 인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에 매진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우리 정치가 오늘처럼 살벌하지 않고 투박하지 않을 것이며, '위만 쳐다보는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여유 있는 정치', '국민을 쳐다보는 정치', '얼터너티브 라이프(alternative life)'를 당부하며 "'공직자가 어떤 길을 가야 할까'에 대해 저의 조그마한 행동이 느낌표를 찍어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국회 밖에서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 전 의장의 집필저서들(위)과 백범김구선생 기념사업협회 출판물(아래)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김구 선생이 애송했던 한시(漢詩)를 소개했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한밤중에 눈 덮인 들길을 걸어갈 때
불수호난행 (不須胡亂行) 그 발자국을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말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오늘 나의 행적이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반드시 훗날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

김 전 의장은 "요즘 '불수호난행(不須胡亂行)'이 아니라 '필수호난행(必須胡亂行)'처럼 너무 어지러운 것 같다"며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똑바로 걸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 전 의장은 평생 수집·보관해온 개인소장 도서 2074권과 문서류·시청각류·박물류 등 의정활동기록물 5000여 점, 국회의장 재임 중 세계 각국에서 받은 선물 178점을 국회에 기증했다.

관람객들이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관람객들이 특별전에서 기증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국회도서관은 그가 국회의장 재임 시절 각 국가를 순방하며 받은 선물과 기념품류 120여 점, 의정활동 구술기록과 영상기록, '술탄과 황제' 사진 등을 오는 17일까지 전시한다.

축사하는 문희상 국회의장 [사진=국회]
축사하는 문희상 국회의장 [사진=국회]

문희상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김 의장님은 5선의 국회의원이던 제18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의장을 역임했고, 그 당시 저도 국회부의장으로서 함께 의장단에 몸담은 인연이 있다"며 "김 의장님은 정치인인 동시에 인문학을 탐구하는 훌륭한 작가로서도 활동하셨을 뿐 아니라, 정계 은퇴 이후에 이어지는 김 의장님의 열정적인 활동은 여야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어 "지난 월요일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문을 열었다. 영원한 의회주의자이신 김대중, 김영삼 두 분 대통령님께서는 늘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최근 김형오 의장님께서도 '국회는 야당의 무대이며 야당이 바로 해야 여당이 바로 서고 청와대가 바로 간다'고 하셨다"면서 "제가 개회사에서 말씀드린 청청여여야야(靑靑與與野野), 각자의 본분을 다하자는 저의 생각과 100% 일치되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또 "(기증자료는) 합리적인 의회주의자의 역사이자, 치열했던 정치 인생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소 '공적인 삶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라던 인생철학을 그대로 실천하신 것에 대해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이 문 의장에게 기증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 전 의장이 문 의장에게 기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이제 한 일주일 뒤면 명절인데, 오늘 국회가 아주 큰 명절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이 된다"며 "우리 그동안 큰 정치를 해 오셨던 김형오 의장님께 오늘 이 귀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감사의 말씀도 드린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지금 나라가 많이 어렵다. 경제도 힘들고, 우리 안보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이런 때일수록 의장님께서 그런 높은 식견으로 우리 후배들을 잘 지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제가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이제는 원내대표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늘 존경하는 정치 선배님이 김형오 의장님이라고 항상 말씀드린다"며 "정치에 대한 생각, 국민에 대한 생각이 언제나 바르고 올곧으셔서 저희 후배 정치인들한테 많은 귀감이 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베스트셀러가 된 '술탄과 황제' 읽어보신 분들 계시는가. 정치인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싶지 않은데 그 깊이에 대해서 아마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치 대선배님으로서 좋은 역할 많이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사진=국회]
문희상 국회의장이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사진=국회]

문 의장은 이날 평생 아끼던 애장도서와 의정기록물, 외국 VIP 선물 등을 기증한 김 전 의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의장이 기증한 책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국회도서관은 관내에 '김형오 개인문고'를 설치해 김 전 의장의 기증 도서를 보존하고 일반인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기타 의정기록물은 순차적으로 디지털화해 국회 전자도서관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허용범 국회도서관장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본인의 책과 의정기록물 전체를 국회도서관에 기증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며 “국회도서관은 기증 도서와 기록물을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소중히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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