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 핵·미사일 개선·불법환적 지속"
유엔 "北, 핵·미사일 개선·불법환적 지속"
  • 신혜선 기자
  • 승인 2019.09.06 06:28
  • 수정 2019.09.0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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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회정리 ICBM 미사일기지 [사진=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 캡처=연합뉴스]
북한 회정리 ICBM 미사일기지 [사진=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 캡처=연합뉴스]

유엔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선(enhance) 작업과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한 제재 회피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자체 평가와 회원국 보고 등을 토대로 지난 2월부터 8월 초까지 업데이트된 사항을 중심으로 북한의 안보리 제재 위반 등을 평가했다.

대북제재위는 보고서에서 익명의 유엔 회원국을 인용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영변 핵시설에서의 경수로 건설작업이 지속되고 있으며, 구룡강 준설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사화학실험실에서도 가끔 활동이 포착되고 있으며, 이는 유지보수(maintenance)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평산의 우라늄 정련 시설 및 채굴장도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기간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 징후가 확인된 것은 없으며, 많은 회원국이 5MW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봉이 재처리 시설로 옮겨졌는지에 대해 판단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제재위에 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지난 5월 4일과 9일 시험 발사한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북한이 7월 시험발사 후 신형 전술유도무기라며 밝힌 미사일은 고체연료 생산과 다양한 형태의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한 기동성 등 주요 탄도미사일 구성품을 숙달(master)할 능력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특히 5월 4일과 9일 발사한 SRBM은 비행 궤적이 전통적인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보다 평탄화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북한의 능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유도시스템을 생산할 고유 능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했다.

이어 북한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전체 미사일 생산 체인을 토착화해왔으며, 시스템 통합과 시너지 등을 통해 SRBM에서의 진전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ICBM 등 전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의 현재 목표는 ICBM을 위한 1단계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발하는 것으로 보이며, 노동미사일(액체연료)을 이미 배치한 북쪽 국경 인근의 미사일 기지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 2호(KN-15) MRBM이 배치된 것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함흥 미사일 공장 등에서 고체연료 연구개발(R&D)과 생산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SRBM 추진체에서부터 ICBM을 위한 고체연료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개발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북한은 분산·은폐·지하화된 탄도미사일 인프라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보관 및 지원시설도 계속 건설하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설명했다. 특히 이들 시설은 숲 등으로 은폐·위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북도 황주군의 삭간몰 미사일기지에는 지하 시설로 연결되는 2개의 갱도 입구가 관찰됐다. 북한이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양강도 회정리 ICBM 기지에서의 지하시설 개발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ICBM 부대 지원을 위해 철로를 부설하는 것이 북한의 주요 우선 과제이며 각 미사일 부대와 보관시설 5㎞ 반경 내에 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해체하기로 했었던 서해(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관련, 지난해 12월 28일 위성사진에서는 발사대 꼭대기(roof) 부분이 부분적으로 해체됐었지만 올해 3월에는 이를 재건한 모습이, 5월에는 제한적인 변경이 가해진 것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수직 미사일 엔진 시험대는 현재 개선돼 "아마(possibly) 운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올해 2월 고고도에서 작동하는 미사일과 지상간 통신장비를 확보했으며, 북한은 정기적인 약 두 달 간격으로 위성항법시스템인 GPS나 글로나스(Glonass)의 센서를 취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이와 함께 북한이 미사일 시스템 전체를 수출하는 것보다 기술자들을 파견해 서플라이(공급) 체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런 활동이 이란과 시리아, 이집트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시리아에는 북한 미사일 관련 기술자들이 여전히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금수품 수출을 담당하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221국 요원 최소 3명이 이란 테헤란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으로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정찰총국 주도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상대로 한 사이버 해킹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의 17개국을 상대로 한 최소 35건의 해킹을 조사하고 있으며, 특정 추정치를 인용해 북한이 이 같은 해킹으로 탈취한 금액이 최대 2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해상에서 선박간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와 석탄 등 밀거래를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유엔 제재가 허용한 한도(연 50만배럴)를 초과한 정제유를 불법 환적으로 취득했다는 내용으로 미국이 제출한 보고서를 소개했다. 미국은 지난 6월 한국을 포함해 25개 유엔 회원국의 서명을 받아 이 보고서를 대북제재위에 제출했으며, 유엔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정제유 반입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기국 등록이 취소된 '뉴 레전트 호', 베트남 국적의 '비엣 틴 1호', 옛 시에라리온 국적의 '센 린 1호' 등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북한 남포항까지 들어가 정제유를 전달하기도 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올해 들어 4월까지 최소 127차례에 걸쳐 93만t(약 9천300만달러어치)의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평가했다. 안보리 대북제재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중국 닝보-저우산항 인근 해역에서 석탄을 실은 북한 관련 선박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베트남 통킹만에서도 `백양산'(Paek Yang San), '가림천'(Ka Rim Chon), '포평'(Pho Phyong), `태양'(Tae Yang) 등 북한 선박들이 바지선에 석탄을 불법환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문가패널은 정제유나 석탄 불법환적에 관여한 은파 2호, 무봉 1호, 백양산, 가림천, 포평, 태양호, 미국이 압류한 와이즈 어니스트 호의 선장(김충손·Kim Chung Son)과 이 선박의 소유회사인 북한 송이해운 및 모회사 송이종합무역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 지정을 권고했다.

newhy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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