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그룹=리딩뱅크' 공식 깨져…비은행부문 강화 관건
KB금융지주가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며 '리딩금융그룹' 판세 흔들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명보험·증권·카드사 등 부문의 M&A 대상을 물색 중이다.
KB금융은 최우선 M&A 대상으로 생명보험사를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올 초 생명보험사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적당한 매물이 나오지 않아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업은 KB금융 내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올 상반기 KB금융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8368억원으로, 이 중 KB생명보험의 순익 비중은 0.89%(165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KB금융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비은행부문 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KB국민은행(1조3051억원)·KB저축은행(99억원)을 제외할 경우 약 28.41% 수준이다.
반면, KB금융과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적극적인 M&A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 초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등의 M&A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며 KB금융과 생보 계열사 순익 차이가 10배 이상 커졌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생명보험 계열사에서 거둔 순이익이 단순합산으로 1653억원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오렌지라이프는 873억원(지분율 감안), 신한생명보험은 780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신한금융 순이익 1조9144억원 중 8.63%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리딩금융그룹=리딩뱅크'의 공식이 깨지고 비은행 부문 역량에 따라 금융지주 실적이 판가름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KB국민은행은 1조28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앞서 KB금융은 2017년 9년만에 순이익 3조3119억원으로 신한금융(2조9177억원)을 제치고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당시 KB금융은 KB증권(구 현대증권) 인수와 KB손해보험(구 LIG보험) 완전자회사화를 통해 각각 2717억원, 330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향후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금융지주사들의 M&A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새 회계제도(IFRS19) 도입에 따라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KB금융이 M&A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IFRS19) 도입에 따라 자본확충에 부담이 커진 생보사 매물이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생보사뿐 아니라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적절한 매물이 나오게 되면 M&A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M&A에 성공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의 조직 안정화에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밖에도 그룹 포트폴리오에 따라 적절한 매물이 나올 경우 M&A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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