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노동자' 안전 외면하는 국회 [이경아의 국회 이코노미]
'배달 노동자' 안전 외면하는 국회 [이경아의 국회 이코노미]
  • 이경아 기자
  • 기사승인 2019-09-17 17:12:01
  • 최종수정 2019.09.17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체국 집배원 사망자 올해만 12명…전자상거래 늘어 배달원들 위험 노출↑
국회, 이들 보호할 법안 마련에는 '뒷짐'… 과통위 “대책마련 위해 조사 중”
추석 명절 중 폭주한 택배 물량을 배달하는 배달차량 [사진=구글]
추석 명절 중 폭주한 택배 물량을 배달하는 배달차량 [사진=구글]

추석 연휴 동안 택배 배달을 마치고 우체국으로 돌아가던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집배노조)에 따르면 충남 아산우체국 집배원 박모(57)씨가 지난 6일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아산시 번영로 1차로에서 갑자기 멈춘 차량과 부딪쳐 도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후 2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넘어진 오토바이와 박씨를 밟고 지나갔다. 심하게 다친 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사망사건은 올해만 12번째고, 최근 5년간 27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사고는 우체국 집배원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택배 배달원들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에게 직배송을 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체들이 늘어나고, 새벽배송 서비스까지 생기면서 그만큼 많은 배달원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전날 자정 전 주문하면 다음날에 바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로켓배송을 선보인 쿠팡은 5000명가량의 쿠팡맨을 보유하고 있으며, 쿠팡플렉스(일반인 배송 아르바이트)도 하루 평균 4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처럼 수 많은 배달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희생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법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배원 등 우정사업 종사자의 처우 및 역량 개선을 보장하는 내용의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우정사업 경영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우정사업총괄기관의 장이 경영규모의 조정, 우정서비스의 품질·생산성 향상 등에 관한 우정사업 경영합리화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합리화계획은 수익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종사자의 처우 개선에는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개정안은 집배원 등 우정사업 종사자의 처우 및 역량 개선 등을 보장하기 위해 경영합리화계획에 직원의 역량 강화 및 근무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하지만 사실상 심사진행단계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우체국 집배원이 아닌 택배회사 배달원의 안전을 보호할 법안은 발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회가 배달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너무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과통위 관계자는 “우체국 집배원과 택배 배달원을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재 조사 중”이라며 “정확한 원인과 진단이 나오면 법안을 만들어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andrea.lee@wikileaks-kr.or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