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밀려오는 경제위기 공포에도… 검찰-정치는 ‘마이웨이’
[WIKI 진단] 밀려오는 경제위기 공포에도… 검찰-정치는 ‘마이웨이’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09.24 07:35
  • 수정 2019.09.2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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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
삼성 협력사들 "검찰까지..답답하다" 한숨.. 선처 호소
울산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두. [사진=연합뉴스]
경제 위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울산의 현대차 수출 선적부두.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1%, 내년 2.3%로 전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전쟁 등의 영향으로 소비재 수입액과 수출물량이 모두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이 2.2%로 작년(2.8%)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하락하고, 신규 취업자수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구조조정 영향 완화와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 등이 실업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수출도 지속적인 침체 기조를 보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른 글로벌 기관들이나 국내 연구기관들의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도 이 같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일선 기업인들의 체감 경기는 ‘공포’ 수준이다.

지난 1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의 하소연은 심각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인들은 이 자리에서 “공장을 돌려 대출이자 내기도 버겁다. 기업은 죽어가는데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한숨과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한철수 고려철강 회장은 “금융위기는 일시적 쇼크였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구조적으로 서서히 침몰하는 것 같다. 주변 기업 절반 이상이 이자도 제대로 못 갚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허용도 태웅 회장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경영난이 심각한 자동차 회사와 조선사 관련 부품 업체가 밀집해 다른 곳보다 훨씬 어렵다.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열고닫기   	한국경제경제 검색  "금융위기 때보다 힘들어…기업 망할 판인데 정부는 되레 옥좨"입력2019.09.18 17:38 |수정2019.09.19 02:04 |지면A3 클린뷰산업3기업하기 참 힘든 나라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정부정책 강력 비판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정치에 파묻혀 경제 활성화 논의가 사라진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 두 번째)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정치에 파묻혀 경제 활성화 논의가 사라진 현실을 강하게 우려했다. 대한상의 제공
지난 1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정치에 파묻혀 경제 활성화 논의가 사라진 현실을 강하게 우려했다. 대한상의 제공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되레 반기업 정책만 밀어붙이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및 준비 안 된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 해직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추진 등 친노동정책이 쉴 새 없이 쏟아지면서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탈원전 등 ‘일방통행’ 정책과 툭하면 공장을 멈추게 하는 산업안전법(산안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 등 ‘규제 쓰나미’도 산업 현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은 한국 경제의 최일선에 서 있는 4대그룹 경영자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SK의 밤’행사에서 “제가 SK를 이끈지 20년이 되는데, 지난 20년간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라고 털어놓았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은 바로 기업인데, 그 심장이 공포에 휩싸여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기업 현장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정치권과 검찰은 각자 논리로 마이웨이(My Way)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정국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정치’만 남고 ‘경제’는 실종돼 버렸다. 당장 가을 국회가 ‘올스톱’되면서 주요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줄줄이 정쟁에 묻히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및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 등 굵직한 법안들이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0월 시작될 정기국회에서는 각 당마다 수십명씩 기업총수들을 불러들일 움직임이다.

검찰은 검찰대로 ‘수사 본능’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이 한-일 경제전쟁에서 급소로 노리는 분야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중심인 삼성에 온 국가적 역량을 모아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검찰은 아예 수사 전선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10년 뒤 장담을 못한다"며 창업 각오로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23일 삼성과 관련된 10여곳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겨냥해 제일모직 가치 부풀리기, 주가 조작, 회계 사기 등 합병 과정에서의 부정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합병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물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이 포함됐다. 검찰은 합병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맞서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며 삼성 측 '백기사' 역할을 한 KCC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합병 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낮게 유지했다는 주가조작 의혹과 이와 관련된 '축소 경영' 의혹 역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같은 대형 상장사 주가를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한 중견기업 대표는 “경기 침체에다 한-일 경제전쟁, 검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삼성 협력사 경영자들은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답답한 한숨을 내쉬고 있다”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한번 죽으면 다시는 알을 낳지 못하는 것처럼 지금은 정부와 검찰, 국민이 일단 기업을 살리고 지원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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