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홍콩과 세르비아에서 극성을 부리는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온라인 공격
[WIKI 프리즘] 홍콩과 세르비아에서 극성을 부리는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온라인 공격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9-24 08:28:31
  • 최종수정 2019.09.24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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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무력 진압 반대 캠페인. [글로벌보이스]
홍콩의 무력 진압 반대 항의. [글로벌보이스]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집단들이 불법적인 인터넷 댓글 부대들을 활용하는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온라인 블로거와 시민 기자가 만드는 국제적인 네트워크 프로젝트 웹사이트 ‘글로벌보이스(globalvoices.org)’는 최근 홍콩과 세르비아에서 이처럼 인터넷을 활용하여 반정부 인사들의 신상을 터는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보이스의 작가들은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에서 발굴된 보고서와 언론 기사를 영어 외 다수의 언어로 번역하여 전 세계를 향해 다시 발신한다.

우리나라 말로 ‘신상 털기’에 해당하는 영어는 ‘doxxing’이다. 해당자의 허락도 없이 타인의 신상 정보를 온라인에 함부로 유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 ‘신상 털기’가 국가가 고용한 조직(state actor)에 의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일이 점점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홍콩에서는 ‘중국 중앙방송(China Central Television)’이 웨이보의 공식 계정을 통해 동영상을 방송하면서 시위대들을 목표로 하는 신상 털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 중앙방송’은 중국의 관영 TV 방송사이다.

‘중국 중앙방송’은 웨이보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홍콩리크스(hkleaks.ru)’라는 특별한 신상 털기 웹사이트를 활용해 홍콩 폭도들의 가면을 벗기도록 부추기고 나섰다.

이 웹사이트에는 지난 8월말에 개설된 이후 시위자들이나 언론인들의 사진, 주소, 출생일, 전화번호, 그리고 SNS 계정 등의 개인 신상 정보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90명이 넘는 개인들의 신상 정보가 유출되어있다. 그리고 이들 신상 정보들은 대부분 민주주의 운동을 하는 법률가들이나 학생 운동가들, 그리고 ‘애플 데일리(Apple Daily)’나 ‘스탠드 뉴스(Stand News)’에 소속된 홍콩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위에 거론한 반정부 인사들을 ‘친 홍콩 독립운동 폭도들’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신상 털기 웹사이트는 특이하게도 러시아에서 운영되는 최고수준의 호스팅 업체에 주소를 두고 있다. 왜일까?

처음에 ‘홍콩리크스.org(hkleaks.org)’로 시작했던 이 사이트는 홍콩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들어 불법이라는 불만이 제기되자 도메인 계정을 러시아의 호스팅 업체로 옮겨버렸다. 홍콩의 개인정보 보호법은 허가받지 않은 개인의 정보를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도메인 서버를 러시아로 옮겨버리자 홍콩의 개인정보 담당관은 뚜렷이 손쓸 방도를 찾지 못한 채 러시아 국가의 통제를 받는 이 도메인 운영 당국에 불만을 제기해놓은 상태이다.

한편, 홍콩에서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온라인 신상 털기가 불거지기 불과 몇 주 전에 세르비아의 언론인들도 ‘이스트라가(istraga.rs)’라는 수상한 웹사이트에 대해 폭로하고 나섰다.

2019년 1월에 최초 개설된 이 웹사이트는 언론인들과 반정부 인사들의 개인 정보나 사진, 그리고 업무 관련 추문이나 비방 거리를 폭로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보이보디나(세르비아 공화국 북부의 자치주)의 독립 언론 연맹이 운영하는 조사 기구(voice.org.rs)는 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수상한 인물이 친정부 언론 왕국 ‘루카 라코세빅(Luka Rakočević)’과 사업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스트라가’ 측은 자신들이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웹사이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주로 반정부 인사들이나 독립 언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근거도 없이 악성 보도들을 정기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세르비아의 독립 언론 연맹은 이 웹사이트가 ‘무책임한 조사 보도(pointless investigations)’라는 사악한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가 있다. ‘무책임한 조사 보도’란 개인을 중상하는 보도를 내보낸 후, 이것들이 다시 세르비아의 집권당인 ‘세르비아 진보당’과 연계된 댓글부대들에 의해 SNS에서 퍼져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SNS는 러시아나 북마케도니아의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운용하는 댓글부대들처럼 집단적인 온라인 공격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세르비아의 속어(俗語)로 ‘SNS 로봇’이라고 알려진 이 댓글부대들은 ‘이스트라가’를 통해 글들을 정기적으로 유포하고 있다.

 

wik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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