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첨단기술의 기적... 뇌파 사이보그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되다
[WIKI 프리즘] 첨단기술의 기적... 뇌파 사이보그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되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9-27 07:27:40
  • 최종수정 2019.09.27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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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사이보그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된 크리스 소렌슨씨. [CNN]
뇌파 사이보그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된 크리스 소렌슨씨. [CNN]

뇌파를 활용하는 사이보그 덕택으로 거동 불가능자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크리슨 소렌슨은 55살이던 작년에 목 아래부터 마비가 찾아왔다.

“갑자기 마비가 찾아왔습니다. 저는 몸에 아무 이상이 없었고, 매일 운동도 했어요. 그런데 손가락 마디부터 통증이 시작되더니 점점 더 상태가 나빠졌어요.”

그녀는 마비가 찾아왔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2018년 10월 길랭-바레 증후군 판정을 받은 이후, 크리슨 소렌슨은 전혀 거동을 할 수가 없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인체의 신경 조직에 찾아드는 희귀 질병이다.

한편, 플로리다 잭슨빌에 위치한 ‘브룩스 사이버 치료 센터(Brooks Cybernic Treatment Center)’가 2018년 초에 미국에서는 최초로 일본에서 개발된 특별한 재활 치료 기술을 도입했다. 이 치료 기술은 ‘하이브리드 보조 의수족(Hybrid Assistive Limb, HAL)’이라고 불린다.

탈부착이 가능한 사이보그(외골격)를 활용하는 HAL 기술은 척수장애 환자와 근위축증 환자들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며, 신경과 근육 조직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외골격(exoskeletons)’ 기술은 가벼운 의복을 걸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용된다. 그리고 관절은 기계로 된 근육 역할을 하는 작은 전기 모터의 도움을 받아 움직인다.

이 기술이 혁신적이라고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장치를 사용함에 있어 환자들이 뇌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 기술은 일본의 로봇학자 요시유키 상카이가 개발했다. 크리슨 소렌슨은 노파로 통제되는 이 장치에 대해 처음 듣자마자 꼭 사용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몇 달 뒤인 12월에 치러지는 딸의 결혼식에 꼭 걸어서 들어가고 싶었다.

이 기술의 혜택을 볼 사람들은 신체적 장애자들뿐만이 아닐 듯하다. 2050년이 되면 지구상에 60살이 넘는 노령 인구가 20억 명이 넘을 것으로 WHO는 예상하고 있다. ‘외골격(exoskeletons)’ 기술은 바로 이러한 노령 인구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

이렇게 폭발적 잠재력을 지닌 ‘외골격’ 기술이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 향후 예상되는 가치는 2023이 되면 2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시장조사 기관인 ‘마케츠 앤 마케츠(Markets and Markets)’는 내다보았다.

뇌파 사이보그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된 크리스 소렌슨씨(위)와 로봇 시스템. [CNN]
뇌파 사이보그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된 크리스 소렌슨씨(위)와 로봇 시스템. [CNN]

자동차 운전석 같은 편안한 느낌

HAL을 처음 착용했을 때는 소렌슨은 평평한 바닥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브룩스 사이버 치료 센터’의 물리치료사가 그녀와 센서를 연결하는 장치들을 허리와 다리 부위에 연결하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 센서들은 착용자가 움직이고자 하는 의사를 나타낼 때 피부 표면에서 발생하는 희미한 생체 전기 신호들을 포착하는 역할을 한다. HAL이 이 신호들을 잡아내면 곧바로 착용자가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시작한다.

환자는 HAL을 착용했다고 해서 바로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활에는 시간과 의지, 그리고 물리치료사와 몸무게를 지탱하는 장비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재활 훈련은 트레드밀(런닝 머신)에서 실시된다. 훈련 기간 동안 물리치료사는 걷기 모드에서 조깅 모드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장치의 설정값을 체크한다. 치료사들은 움직임이 더욱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환자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에 맞춰 설정값을 조정한다.

소렌슨은, 이 장치가 처음에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흉내 내도록 근육이 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게 하는 방법으로 운용된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점점 마치 운전석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몇 차례 움직임이 있고 나서 HAL과 뇌파가 연결됩니다. 그 다음 저는 제 스스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어요.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녀는 당시의 감격을 이렇게 회상했다.

개발자 상카이에 따르면, 센서들과 뇌파가 함께 잘 작동해야하는 HAL 장치는 일반적으로 소렌슨보다는 경증의 운동 능력 상실 환자들에게 더 잘 적용된다. 그러나 1시간 30분이 걸리는 적응 훈련을 거의 40회나 실시한 이후 보행기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그녀는 스스로 걸을 수 있었다. 결국 그녀는 딸의 결혼식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재 이 ‘외골격’ 장비는 일본과 필리핀, 그리고 독일과 폴란드에서 환자들의 근육 운동을 되살리는 데 활용되고 있다.

착한 테크놀로지

HAL 기술의 개발 뒤에는 억만장자 안경잡이 로봇 공학자 상카이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2004년에 설립된 ‘사이버다인(Cyberdyne)’이라는 일본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사이버다인’을 통해 ‘인간과 기계와 정보를 융합’하겠다는 비전을 실현시켜왔다.

상카이의 회사가 공상과학 블록버스터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폭력 로봇을 만든 사이버다인 테크놀로지를 연상시키지만, 이 일본의 로봇 공학자는 전쟁이 아니라 인간의 평화와 재활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고자 한다.

상카이는 9살 때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 소설 「나, 로봇(I, Robot)」을 접한 이후 테크놀로지의 긍정적인 이용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상카이는 1988년 세계 최초로 HAL의 첫 모델을 만들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를 다듬고 가볍게 만들어서 오늘날의 제품을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로봇을 활용한 기술들은 대부분 군사용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HAL 기술은 장애환자들의 재활을 도와주는 ‘외골격’ 장치를 연구하는 커다란 연구 트렌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하버드 대학의 연구진들은 HAL처럼 환자들의 근력을 키워주는 부드러운 ‘외부수트(exosuit)’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런가 하면 포드와 같은 자동차 생산 기업들은 공장 근로자들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외골격’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다. 또, HAL은 의료 산업을 넘어서서 구조 활동 분야와 노동집약적인 공장에서부터 연예 산업 및 고령 산업에까지 적용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일본의) 근로 연령은 점점 높아져가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술은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노년층들의 육체 기능을 증가하도록 도와줌으로써 남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상카이는 이렇게 예측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면 언제나 그에 알맞은 사회적이고 법률적인 통제 수단이 함께 따라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상카이는 제조 공장 현장과 활용 현장에서 관련된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개발의 방향을 놓고 미리 토론을 해서 좋은 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이버다인’은 회사 내에 두 개의 윤리위원회를 두고 있다. 한 곳은 연구 분야를 집중 관할하고, 다른 한 곳은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개발할 때 평화로운 이용에 적합한지를 관할한다.

다음으로, 상카이와 그의 팀은 현재의 의료 장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치료 방법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인류의 건강이 오래 지속되는 의료 장비를 공급하는 일이다.

현재 그는 노인들과 중증 장애인들이 다시 독립적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된 사실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크리슨 소렌슨과 같은 생각이다.

“제가 HAL을 유용하게 활용한 것처럼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도 이 장비의 혜택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장비를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손쉽게 이용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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