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수첩]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 다음 10년 이끌 주인은?
[WIKI수첩]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 다음 10년 이끌 주인은?
  • 손의식 기자
  • 승인 2019.09.27 09:55
  • 수정 2019.09.27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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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바이오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이하 KBCC)가 다시 미래 10년의 주인을 찾고 있다.

KBCC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과학기술정부출연기관육성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소속 기관이다. 국내 바이오기업 우수 의약품 개발과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총 1,00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05년에 준공했으면 최근 10년간 바이넥스가 위탁운영 해왔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할 때 위탁경영자로 선정된 기관의 의무는 대폭 강화됐다.

우선 운영비 지원이 일절 없다. 오히려 3년간 185억 원 이상의 기부채납 의무가 있으며, 2억 원 내외의 토지 및 건물 임대료를 매년 생기원에 납부해야 한다. 국내 생산단 상한제 적용에 이용쿼터제까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EBITDA 기준으로 흑자가 나면 그 일부를 위탁수수료로 추가 지급하는 조건도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CC 위탁경영으로 인한 이익은 적지 않다.

연간 생산 능력은 1,000ℓ 규모로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cGMP, 유럽 EU GMP 등 글로벌 생산 기준을 충족하고 있고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실적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의약품위탁생산(이하 CMO)과 임상시험 등에서 전초기지로 활용 가치가 높은 곳이다.

실제로 현재 2019년 11월 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KBCC에 대한 신규 민간위탁경영자 공개경쟁 입찰에 기존 수탁자를 비롯해 상당수 기업들이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 전경 [사진=Daum]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 전경 [사진=Daum]

입찰에 참여한 기업 모두 전문성 측면에서는 합격점이라는 평이다.

A사의 경우 대표이사를 비롯해 다수 경영진이 KBCC 출신이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다. B사 역시 대표이사가 관련 업계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전문성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A사의 경우 자체 시설이 아닌 지자체의 CMO 시설에 대한 사업권으로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동물세포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B사 역시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여력을 확보하긴 했으나 자체적으로 보유한 생산설비가 50ℓ 짜리 동물세포 배양기와 정제 설비라, 대형 공장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겠냐는 평을 받고 있다.

기존 수탁자인 바이넥스는 전문성에서는 물론, 송도 KBCC 이외에 자체 오송 공장과 설비 증설이 가능한 유휴부지까지 보유하고 있어 CMO사업을 확장에 유리하다. 그러나 지난 10년을 위탁 운영해왔는데 앞으로 10년을 다시 맡긴다는 것은 특혜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연속 민간위탁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위탁이 종료되는 시점을 넘어서는 계약이 적지 않은 점이 위탁자인 생기원에게 부담이기 때문이다.

현재 동물세포, 미생물세포, 완제 뿐만 아니라 QC 부문에서 내년까지 계약이 체결돼 있거나 심지어 계약기간이 4년 이상 남은 건도 상당수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위탁경영자가 변경돼 담당 인력이 바뀐다면 고객사는 국내외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해서 금전적 손해가 막대하고 경우에 따라 다수의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불모지나 다름 없던 2000년대 중반 바이넥스 출신들이 다른 CMO나 제약사로 이직하며 업계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공공성 차원에서 KBCC 설립 의무를 수행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KBCC 위탁 경영의 경쟁자로 만났다. 선정만 남았다. 이들 기업 중 어느 한 곳도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모두가 뛰어난 R&D와 생산을 통해 바이오 산업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훌륭한 기업들이다.

이제 다음 달이면 향후 10년간 KBCC를 책임질 수탁자가 발표된다. 수탁 기업뿐 아니라 생기원에게도 중요한 기로라고 할 수 있다.

KBCC 위탁 경영 입찰에 참여한 이들 기업들은 각자의 특화된 전문성이 있다. 그러나 수탁자 선정은 특화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성, 인프라와 경험, 비용효과성 등 다각적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생기원은 이번 선정이 수탁 기업뿐 아니라 생기원 자체에게도 중요한 기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손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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