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비위검사 감찰리스트' 수집
[단독]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비위검사 감찰리스트' 수집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0-10 16:28:00
  • 최종수정 2019.10.10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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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고소장 위조·남부지검 성희롱 강제추행·법무부 검찰국 안태근 사건 재판 위증·검사 블랙리스트

 

안태근 전 검사장이 지난해 2월 27일 새벽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성추행 사건 조사단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윤여진 기자]
안태근 전 검사장이 지난해 2월 27일 새벽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성추행 사건 조사단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윤여진 기자]

검찰이 검사 비위를 발견하고도 징계 없이 사건을 종결한 '부실 감찰' 리스트를 법무부가 수집해 2차 감찰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검찰개혁 추진지원단(단장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추진지원단)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일선 검사를 상대로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부실 감찰 사례를 수집했다.

이들 사례 일부는 4일 임시회를 연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법무검개위)에서 논의됐다. 다만 추진지원단이 직접 사례를 전달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법무검개위는 '감찰제도 실질화 방안'을 논의한 뒤 대검에 '셀프 감찰'을 금지하고 법무부에 직접 감찰하라는 내용을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지난 7일 권고했다. 추진지원단은 법무검개위를 지원하는 부서로 조 장관 취임 이후 첫 지시로 구성됐다. 

추진지원단이 수집한 부실 감찰 사례는 검사에게 비위가 발견돼 감찰 조사는 진행됐지만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거나 감찰 자체가 진행되지 않은 사례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사건이 검사가 고소장과 사건표지를 위조하고도 징계를 받지 않은 사례다. 관련 재판기록에 따르면 부산지검 형사5부에 검사로 재직 중이던 해당 검사가 2015년 11~12월 고소장을 분실한 뒤 고소인 몰래 다른 고소장을 복사했다. 같은 고소인이 제출한 다른 고소장 사본을 몰래 수사기록을 끼워 넣은 검사는 감찰 조사에서 "고소장 내용이 동일한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해당 사건은 '각하'로 종결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 이듬해 4월 최초 비위첩보를 수집해 대검 감찰본부에 넘겨줬지만, 사건을 배당받은 감찰1과는 "경징계 사안"이라는 부산지검 자체 조사를 그대로 수용했다. 당사자는 이 과정에서 사표를 내고 검사를 그만뒀다. 

2015년 3월과 4월 잇따라 서울남부지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도 부실한 감찰 사례로 분류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회식 자리에서 후배 여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비유해 성희롱한 김모(55·25기)씨, 이 피해자를 재차 강제추행한 진모(43·32기)씨는 모두 징계를 받지 않았다. 김씨는 아무런 조사를 받지 않고 명예퇴직했고, 진씨는 감찰도 없이 사직해 CJ제일제당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 전직 검사는 지난해 2월 발족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성추행조사단)에 뒤늦게 입건돼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고, 진씨는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뒤 불복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검사 블랙리스트' 사건, 안태근(53·20기) 전 검사장 재판 위증 사건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1·2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안 전 검사장 혐의는 법무부 검찰국장 지위를 이용해 성추행 피해자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검찰국 소속 검찰과장은 성추행 조사단에 출석해 서 검사 인사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국이 2012년부터 '집중관리 검사'를 따로 관리해왔기 때문에 서 검사 인사 조처가 특별한 예외는 아니라는 취지다. 법무부는 지난 2011년 '집중관리 대상 검사 선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했지만 이 비공개 예규가 적용된 검사가 있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아 왔다. 

이 재판에선 위증 논란도 불거졌다. '안태근 검찰국'에서 인사 담당 검사였던 신동원(42·33기) 검사는 검찰 조사 때와 달리 항소심에서 "안 전 검사장에게 어떠한 지시도 받지 않고 독자적 판단으로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배치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신 검사의 진술을 배척하고 안 전 국장 지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신 검사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위증 혐의는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조 장관은 지난 8일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국민이 미진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검찰의 셀프 감찰 부분에 대해서는 2차 감찰권을 적극 행사해 1차 감찰의 부족함을 밝혀내겠다"고 공언했다. 이 자리에서 '2차 감찰권 적극 행사'를 법무부 신속 추진과제로 지정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감찰관실은 오는 11월 중으로 추진지원단이 파악한 사례를 중심으로 2차 감찰에 착수할 방침이다. 

한편, '부실 감찰' 리스트 수집과 관련해 추진지원단 관계자는 "장관 지시에 따라 감찰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 검사를 상대로 의견을 수렴한 것일 뿐"이라며 "비위 검사 감찰 리스트는 수집하거나 이 내용을 법무검개위에 제공한 바 없으며, 11월 중 실시 계획은 감찰제도화에 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감찰제도 개선 방안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실 감찰 사례들을 전달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aftershock@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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