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에 돼지고기 도매가 '폭락'...국내 마트 '삼겹살' 영향은?
'돼지열병'에 돼지고기 도매가 '폭락'...국내 마트 '삼겹살' 영향은?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10.12 00:32
  • 수정 2019.10.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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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돈자조금위원회]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최근 14번째 확진 판정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된 연천군 농장까지 지금으로선 경기 북부 지역에 한정돼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돼지 전염병이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급성형은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한다. 국내는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제1종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사람은 감염되지 않고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만 걸린다.  

정부는 이같은 ASF가 경기 이남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발생지역 주변 고양·포천·양주·동두천·철원 5곳을 완충지역으로 두고 집중 관리에 나선 상태다. 

11일 현재 대형마트 홈플러스 국내산 냉장 삼겹살 100g은 전날 1980원에서 소폭 하락한 1690원이다. 홈플러스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간 감소한 상태다. 일선 마트업계는 인체 무해하다고 하지만 연일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다보니 소비 심리가 다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돼지열병이 확진된 곳은 일단 48시간 이동제한이 걸리는데 도축 전 돼지들만 대상"이라며 "도축이 끝나고 이미 상품화된 것은 이동제한 영향을 안 받고 납품 협력사도 비축분 여유가 있어 수급에는 영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1일 기준 전국 도매시장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격은 kg당 4031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4.5% 낮은 수준이다. 2일 오후 3시 기준 돼지고기 경락가격은 3800원대다. 생산원가 4200원에 못 미친다. 확진 판정 때마다 일시 이동중지 명령 후 수급 불안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소폭 올랐다가 도축 재개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실제 전체 소비자가도 10월 들어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일 기준 국산냉장 중품 삼겹살 100g은 2177원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오르다가 이날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장기화 가능성과 그 영향에 대해서도 마트업계는 말을 아끼고 있다. 업계는 "경기 북부에서 경기 이남으로 내려가지 않은 상태고 경기 북부에서 그칠 수도 있는 만큼 가능성이 아직 크게 열려 있다보니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양돈 농가도 현재로서는 수급 차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전했다. 대한한돈협회는 "현재 수급차질을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국내 돼지는 지금 과잉생산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수입물량이 올해 최대한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지역 전체 살처분에 들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 막아내는 게 제일 우선"이라며 "못 막고 경기 이남 멧돼지로 퍼져 전국으로 번지고 생산두수 자체가 회복이 안 되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퍼져버리면 생산 기반 자체가 망가질 테니까 그때는 수급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와 양돈 농가들은 유럽이나 중국, 베트남처럼 상재화되는 것을 막는 게 최대 현안인데 이를 가르는 것은 바로 국내 멧돼지로 전파되느냐 여부다. 양돈업계는 멧돼지로 퍼져버리면 사실상 돼지열병 국내 상재화를 막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연천군에 발견된 멧돼지는 이를 가르는 의미는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연천군은 경기 북부고 일단 사체에서 발견이 된 건데 DMZ 안쪽이라 이를 가지고 멧돼지에서 발병했다거나 위험하다거나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남한 쪽 멧돼지에서 ASF가 발견이 되고 인근 계속 ASF가 발견이 된다면 합리적인 의심과 추론은 가능하겠지만 지금 상태로서는 판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한돈협회는 "발생지역 근처 말고 경기나 강원 나머지 지역에 대해 ASF 전수 실증 검사가 필요하다"며 "지금도 1년에 5만두 가량 전국적으로 멧돼지를 잡고 있는데 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해야 한다. 발생지역과 근처 이외 멧돼지들이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ASF가 경기북부와 완충지역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발생 농가 돼지 수매와 도축, 살처분 등 특단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농가와 마찰을 빚기도 하는 상황이다. 대한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는 "파주, 김포, 연천 일부 지역 모든 돼지를 선수매, 후예방살처분 일방적 정부방침에 응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농장 재입식 전망조차 어려워 폐업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합리적 보상책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돈 농가 상황은 힘들다. 농가로서는 "지금은 일단 걸리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하니까 참고 있는 상태"라며 "사실 출하 자체가 14일, 20일 이상 늦어지는 경우는 아주 힘든 상태다. 명절 때부터 (양돈) 일을 제대로 못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돼지 도축과 분뇨 처리, 사료 먹이기 등 이같은 작업들이 제대로 안 되면 농장이 가득차버린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돼 분뇨도 넘치고 돼지도 꽉 차는 것을 막으려면 나중에는 새끼 돼지를 도태시켜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농가는 "일례로 분뇨같으면 임시 탱크라도 만들어서 채워넣고 하면서 지금 농장 안에서 최대한 버티는 방법을 찾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CJ·동원·롯데 등 '캔·햄' 돈육 가공업계는 대부분 수입육 비중이 높은 데다 중국 이후 국내 발발을 어느 정도 예견하고 지난해부터 수입육을 비축하는 등 방법을 취해왔기 때문에 수급 자체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단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소비 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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