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이사장 "北, 영변 밖 핵시설 대신 핵무기나 ICBM 한두 개 내놓을 것"
천영우 이사장 "北, 영변 밖 핵시설 대신 핵무기나 ICBM 한두 개 내놓을 것"
  • 조문정 기자
  • 기사승인 2019-10-11 22:28:52
  • 최종수정 2019.10.1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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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표는 영변 밖 핵시설 보존하며 '핵무기 증강 능력 보존'"
"北, '싱가포르성명 조항 순서' 거론... '先 적대정책 철회' 요구"
"北, '무력사용' 배짱 없는 트럼프 보며 美무력옵션 걱정 안 해"
'천영우TV' 2회차 방송 '북한은 비핵평화협상에 어떤 목표와 전략으로 나올 것인가.'과거 6자회담 당시 북측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왼쪽)과 우리 측 수석대표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사진=천영우TV 캡처]
'천영우TV' 2회차 방송 '북한은 비핵평화협상에 어떤 목표와 전략으로 나올 것인가.'과거 6자회담 당시 북측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왼쪽)과 우리 측 수석대표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사진=천영우TV 캡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이 향후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영변 밖 비밀 농축시설'보다는 '핵무기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한두 개'를 내놓는 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천 이사장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천영우TV'에서 "북한의 1단계 협상목표가 '핵무기 증강 능력 보존'"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한두 개만 내놓고 영변 밖에 있는 핵시설을 가동하면 일 년에 핵무기를 서너 개 만드는 게 북한 입장에서는 실속 있고 수지맞는 장사"라고 말했다.

천 이사장은 북한이 핵무기나 ICBM 한두 개를 내놓는 데 대한 반대급부로 가장 먼저 '제재 해제'를, 그다음으로는 안전보장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과 '한반도 주변 미 전략자산 배치 중단'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을 평소에 해오지 않으면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출 수 없다"며 "향후 미북 협상이 결렬돼도 미국의 군사적 옵션의 위력을 약화하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천 이사장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미북 실무회담 결과는 북한이 '싱가포르 공동성명 조항 순서'를 두고 계속 미국의 '선(先)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요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해당 실무회담을 "협상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이라고 규정하며 이러한 기 싸움이 끝나면 제3차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합의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천 이사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길이 있다면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핵을 제거하겠다'는 결심이 확고하고, 김정은이 이러한 미국의 결심을 확실히 믿는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란의 미군 무인정찰기 격추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해임 사건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기에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옵션을 걱정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북한을 겁박해서 양보를 받아내려고 할 뿐 무력을 사용할 배짱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는 것을 북한이 확실히 알게 됐기 때문이다. <편집자>

 

Q. 과연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요? 북한이 어떤 상황에서 핵을 포기할까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길이 있다면, 즉 핵을 포기하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고 경제적 번영도 누릴 수 있다면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핵이 오히려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되고 종말을 재촉하는 저주가 된다면 북한의 계산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갖고 망하는 길'과 '핵을 포기하고 사는 길' 중 양자택일해야 할 상황에 몰린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을 포기하더라도 사는 길'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Q. 북한이 그렇게 '양자택일'해야 할 상황에 몰릴 날이 온다고 보시는지요?

"대북 제재가 북한에 매우 큰 고통을 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북한이 대북 제재 때문에 핵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양자택일 상황'에까지 북한이 몰릴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미국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북핵을 제거하고야 말겠다'는 결심이 확고하다면, 그리고 김정은이 이러한 미국의 결심을 확실히 믿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공격을 한다면 북한은 끝입니다.

무력공격은 제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제재도 두렵지만 군사적 옵션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더라도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그 넓은 북한 땅에 핵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전부 찾을 수도 없고, 핵무기가 있다고 의심되는 모든 군사시설을 폭격해도 실제 핵무기의 절반도 제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이 걱정하는 것은 핵이 모두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공격에 반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에 반격하면 북한은 바로 종말을 맞게 됩니다. 북한이 자존심이 상해도 참으면 살길은 열려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살길이 있는데 굳이 망하는 길을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그 선택의 순간에 김정은이 반드시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김정은이 홧김에 집단자살을 선택하는 등 무모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할 사람 같지는 않습니다.

비핵화는 협상장에 나와서 협상을 통해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한 대 맞은 후 협상장에 나오면 그 협상조건을 결정하는 권한이 미국으로 넘어갑니다. 북한이 그런 식으로 협상장에 끌려 나오면 지금처럼 미국에 윽박지르며 '적대정책부터 포기하라'고 요구하지는 못합니다."

Q.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취할 경우 비핵화 협상조건이 어떻게 바뀔까요?

"협상은 '비핵화 여부'가 아니라 '핵폐기 시한 조율' 위주로 진행될 것입니다. 미국은 '핵무기와 미사일, 핵물질을 몇월 며칠까지 어떤 장소로 가져오라, 우리가 알아서 폐기하겠다', 혹은 '우리 감시하에 폐기하라'고 요구하거나 핵시설별로 폐기시한과 방법(폐기 혹은 영구불능화)을 정해줄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그 시한 내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니 시간을 일주일만 더 달라', '핵시설을 폐기하고 영구 불능화할 기한을 한 달만 더 달라'는 식으로 나올 것입니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취한 후에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버틸 수는 없습니다. 미국에 또 얻어맞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또다시 공격을 받는다고 해서 북한이 반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북한에게 최악의 상황은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겠다는 결심이 확고할 때입니다. 그 순간이 북한으로서는 진실의 순간이죠."

트럼프, 2017년 8월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 경고 [PG=연합뉴스]
트럼프, 2017년 8월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 경고 [PG=연합뉴스]

Q.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상황이 온다고 보시는지요?

"지금 당장은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에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옵션을 걱정할 일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북한은 지난 2년간 트럼프를 상대하면서 '트럼프가 실제로 무력을 사용할 위인도 못 되고, 그럴 배짱도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등을 언급하며 요란스럽게 북한을 협박했지만, 북한을 겁박해서 양보를 받아낼 심산이지 무력을 사용할 배짱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는 것을 북한이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Q. '트럼프의 배짱'에 대해 북한의 인식이 변한 계기가 있을까요?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만 봐도 그렇습니다. 몇 달 전 이란이 미국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이란 코앞까지 가서 훈련하며 바로 쳐들어갈 것처럼 하자 이란이 미군 정찰기를 격추했죠. 다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반격명령을 내렸다가 취소했습니다. 사람이 백 명 죽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어요.

그 순간 김정은은 '트럼프가 겁만 줄 뿐 실제로 무력을 사용할 만한 사람은 못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을 것입니다. 트럼프가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어졌을 뿐 아니라 무력사용을 주장하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쫓아내지 않았습니까.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력사용을 건의할 사람도 없어졌습니다. 무력사용을 주장하다가 쫓겨난 사람이 있는데 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렇게 건의하겠습니까."

Q. 북한의 협상목표는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자'는 목표를 가지고 나올 것입니다. 다만 김정은은 핵무기만으로 앞으로 40~50년을 살아갈 수는 없어요. 김정은이 약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질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의 딜이 꼭 필요하다고 절감하고 있는 듯합니다.

북한이 미국과 꼭 딜을 해야 한다면 핵을 다 포기하지는 않더라도 경제발전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핵능력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안은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습니다. 핵심적인 핵능력을 지키는 데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만 양보하려고 하겠죠. 북한은 '제한적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양보를 받아내는 한편 대북 압박수단을 미리 빼앗는 전략을 구사할 것입니다."

Q. 북한이 '제한적 비핵화'를 하려고 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요?

"북한이 핵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해봅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군사적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 몰렸다면 김정은은 '우리가 언제 핵을 내놓지 않겠다고 했냐, 핵을 다 내놓을 테니 협상하자'고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핵을 내놓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당신들이 제시한 조건과 우리의 조건이 맞지 않는 것뿐이니 다시 얘기해보자'고 하겠죠.

그제야 북한은 언제 핵을 내놓고 어떻게 사찰을 받을지에 대한 '핵폐기 로드맵'을 진지하게 협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은 '핵을 내놓지 않으면 미국이 군사적 해결을 모색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핵을 다 내놓지는 않더라도 내놓는 시늉은 할 것입니다. 북한은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최단 시일 내 핵무력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을 남겨둔 채 비핵화할 것입니다. 비핵화가 아니라 '비핵화하는 흉내'를 내겠죠."

Q. 북한이 핵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협상장에 나올까요?

"결국은 핵무기나 핵물질을 미국이 찾아낼 수 없는 곳에 숨겨놓을 것입니다. '핵사찰을 하면 북한이 얼마나 숨겼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할 사람도 있겠죠.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에 핵물질을 얼마나 썼는지 허위로 신고한다면 어렵지 않게 핵물질을 숨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하는 데 사용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이 총 100kg이라고 해봅시다. 북한이 핵실험에 핵물질 200kg을 썼다고 신고한들 미국이 사찰해도 북한이 사용한 핵물질의 총량은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어떤 핵실험에 어떤 핵물질을 썼는지만 알 뿐이죠. 핵물질을 100kg만 사용해놓고 200kg을 사용했다고 하면 나머지 100kg을 숨길 수 있습니다.

숨겨놓은 핵물질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죠. 혹은 핵무기는 만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기들이 급할 때 재배치할 핵무기 몇 개는 얼마든지 숨겨놓을 수 있습니다. 이게 북한이 하겠다는 비핵화의 실체라고 보면 됩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한 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한 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Q. 북한의 기본적인 협상목표는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북한은 계속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활용해 미국에 '선(先) 대북적대시 정책 포기'를 요구할 것입니다. 지난 10월5일 스웨덴 스톡홀롬 실무회담에서 김명길 북한측 수석대표는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위협하는 모든 장애물부터 없애라'고 요구했습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근거를 둔 발언이죠. '싱가포르 공동성명대로 하자'는 주장입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대북 적대시 정책 해소방안 세 가지가 미국의 의무로 명시돼 있어요.

미국이 첫 번째로 약속한 것은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입니다. 결국 제재 해제에서 시작해 미북 수교로 가자는 것입니다. 북한은 '제재 해제도 안 하고 우리 목을 조르고 있으면서 어떻게 새로운 미북관계가 가능하냐'고 계속 우기겠죠.

두 번째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입니다. 유엔 사령부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가 그 목적입니다. 그런데 북한도 이게 단기간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됐을 때 요구해도 되고 그보다 더 급한 것이 있으니 북한이 최우선적으로 요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는 '안전보장'입니다. 안전보장의 본질은 무력불사용 공약입니다. 북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안전보장의 가장 중요한 목표죠.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핵심요소가 나온 다음에야 북한의 비핵화가 언급됩니다. 그런데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표현돼 있습니다. 영어로 "work towards"로 돼 있죠."

Q. 북한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따라 미국이 '선(先)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해야 비핵화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말씀인 듯합니다.

"북한의 주장은 '미국이 이 세 가지 조치를 통해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우리가 핵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면, 그때 가서 비핵화 여부를 고민해보겠다는 뜻으로 합의했다. 그때 당신들은 아무 소리 안 하고 도장 찍어 놓고 인제 와서 무슨 소리냐'는 것입니다. 미국은 '우리는 그런 뜻으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서명한 것이 아니다. 양측이 취할 조치의 내용을 열거한 것이지 선후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은 '무슨 소리냐, 미국인이면서 영어도 제대로 모르냐,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다시 읽어보라. 분명히 그 순서대로 하기로 약속했다. 문서에도 그렇게 돼 있고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도 분명히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다 포기하면 우리가 핵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우리가 핵을 가질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 달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왜 자꾸 딴소리하느냐. 당신들이 약속한 걸 어떻게 지킬지부터 얘기하자'고 하겠죠.

그런데 이건 협상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일 뿐입니다. 이런 '기 싸움'이 끝나고 나면 3차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합의문의 내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하겠죠."

Q.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1단계 협상목표와 전술은 무엇일까요?

"북한의 1단계 협상목표는 핵무기를 증강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보존하는 것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영변만 내놓고 제재를 해제 받는 안입니다. 그런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이미 퇴짜를 맞은 안을 또 가지고 나오면 협상이 될 수 없어요. 미국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이죠. 결국 북한은 영변 밖에 있는 비밀 농축시설을 내놓을지, 핵무기나 ICBM 한두 개를 대신 내놓을지를 고민할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영변 밖의 비밀 핵시설을 신고하고 동결하는 것보다는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을 한두 개 내놓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핵무기나 미사일을 한두 개 내놓더라도 영변 밖에 있는 핵시설을 가동하면 정확히는 몰라도 일 년에 핵무기 서너 개 만드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한두 개만 내놓고 일 년에 핵무기를 서너 개 만드는 게 북한 입장에서는 실속 있고 수지맞는 장사 아닙니까.

당연히 북한은 '영변 밖에는 아무 시설이 없는데, 영변만 가지고 당신들이 만족할 수 없으면 핵무기라도 한두 개 내놓겠다. 당신들이 그렇게 겁먹고 있는 ICBM 한 개를 내어놓을 테니 이걸로 때우면 안 되겠냐'고 하겠죠. 미국이 '영변 밖에 핵시설이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으니 내놓으라'고 하면 북한은 영변 밖에 있는 시설 중 핵능력 증강에 큰 지장이 없는 것 한두 개를, 다시 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것 한두 개를 내놓고 '이것밖에 없다'고 발뺌할 가능성이 있죠."

Q. 그 이후에 북한은 무엇을 요구할까요?

"'제재 해제'를 일차적으로 요구할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못하게 하고 북한이 버틸 체력을 보강하는 데 가장 시급한 게 경제제재 해제니까요.

그다음에 안전보장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을 요구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했다 재개했다 하지 말고, 야전훈련뿐 아니라 도상훈련까지 영구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또한, 한반도 주변에 전략자산을 배치하지 말고 북한에 대해 절대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약하라고 하겠죠. 

북한의 심산은 향후 미북 협상이 결렬돼서 미국이 군사적 옵션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입니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한미연합훈련을 평소에 해오지 않으면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출 수 없습니다.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추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만드려는 의도죠."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supermoo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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