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일왕 즉위식 계기, 이젠 한-일문제 해결 출구 찾아야”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 ‘간절한 기대’
[WIKI 프리즘] “일왕 즉위식 계기, 이젠 한-일문제 해결 출구 찾아야”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 ‘간절한 기대’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10.14 09:00
  • 수정 2019.10.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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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그동안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항공업계,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번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한일문제가 출구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한다고 총리실이 13일 공개했다. 총리실은 “이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하고, 일본 정·재계 등 주요 인사와도 면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총리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이후 처음 열리는 최고위급 회담이다. 이 총리는 주변에 여러 차례 “(일왕) 즉위식을 여러 중요한 계기의 하나로 보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왔다. 이에 따라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으로 지난 7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 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양국 관계에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을 끌고 있다.
  
총리의 해외 순방에는 통상 정부 차관급 인사가 수행하는 관례에 따라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함께 방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와 조 차관은 정부 내 대표적인 ‘지일파 인사’로 꼽힌다. 일본의 국가적인 잔칫날에 두 사람을 동시 파견하게 되면 그 자체로 한국 정부로선 유화적인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총리실은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개별 회동 일정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아베 총리 주최 만찬 전인 23일 오전·오후에 외빈들과의 만남이 몰려 있는 만큼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도 23일 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일관계 냉각 [사진합성·일러스트=연합뉴스]
한일관계 냉각 [사진합성·일러스트=연합뉴스]

한-일 경제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분야는 항공산업이다.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항공사들은 잇따라 한-일 노선을 폐쇄해야 했다.

한일 무역갈등에 따른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여객수요가 위축된데다 환율 상승, 수급 악화,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각종 악재들도 겹쳤다.

부진한 매출은 고스란히 주가에 투영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2만3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3만7750원) 대비 무려 38%나 빠졌다.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증권계는 대체로 매출 3조4,000억원, 영업이익2000억원에 당기순이익 1100억원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호전되겠지만,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액이 3조3002억원, 영업이익이 1306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항공화물부문의 수송 및 수익률 하락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 여객부문은 일본 노선의 부진, 일반노조 상여금 50% 인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증가분 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주요 LCC의 영업적자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LCC의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했는데, 국내 LCC의 월별 실적이 역신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제주항공의 같은날 종가는 연중 최고점(4만2300원) 대비 45% 하락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성수기인 3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010년 이후 9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주가도 연중 최고점 대비 각각 50%와 44% 주저앉았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추석연휴 이후 성수기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일본노선의 감편이 본격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 부진이 심화됐다"며 "최근 수년간 유지해 온 공격적인 공급확대 전략과 한정적인 근거리 노선 포트폴리오의 한계가 점차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사들은 “항공사들의 실적 반등 모멘텀은 한-일 관계 개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이 지난 4일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임시국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정책연설을 하는 모습. [UPI=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이 지난 4일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임시국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정책연설을 하는 모습. [UPI=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한일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평행선에서 벗어나 합일점을 향해 나아가는 ‘그랜드 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으로 '한국 정부가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 우리 정부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1965년 조약의 효력은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며 일본에 재개정 협상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우리 기업과 정부 주도로 재단이나 특별법을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혜택을 주되, '일본 기업이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자발적으로 보상한다면 환영한다'는 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5년 정신'을 지키면서 2012년 우리 대법원 판결도 반영할 수 있고, 우리가 주도하되 도의적 책임은 일본에 있다는 근거를 남겨놓을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전직 외교관 66명으로 구성된 ‘나라사랑 전직 외교관 모임’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태 해결을 위한 양국의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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