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 화재 원천 봉쇄한다…"생태계 붕괴 막아야"
삼성SDI, ESS 화재 원천 봉쇄한다…"생태계 붕괴 막아야"
  • 정예린 기자
  • 기사승인 2019-10-14 15:00:16
  • 최종수정 2019.10.1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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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시장 작년比 절반 수준"
최대 2000억 들여 특수 소화시스템 도입…약 6개월 소요
'배터리 탓 아니지만'…ESS 설치된 모든 사이트 비용 전액 부담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 사업부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 사업부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삼성SDI가 ESS(에너지 저장 장치) 생태계 회복을 위해 약 2000억원을 들여 국내 1000여개의 모든 사이트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SDI는 1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태평로빌딩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화재 예방 시스템을 발표했다. 앞서 배터리 자체 결함이 아닌 그 외 부수적인 시스템, 운영 방식 등이 화재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기존 안전장치 설치와 함께 특수 소화시스템까지 적용해 화재 발생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 사업부장은 “현재 ESS 시장은 작년과 비교하면 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 추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SS 모듈.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ESS 배터리 모듈.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삼성SDI는 지난해 7월부터 충격 감지 센서 추가, 시공·감리 강화, 이상 징후 셀 검출 및 자동 운전 차단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 화재 예방 대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여기에 특수 소화시스템까지 추가 적용해 근원적인 화재 차단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해당 시스템 도입에는 약 6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비용은 약 1500억~2000억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화재가 발생한 사이트의 복구 및 안전장치 설치를 위한 비용부터 이번 특수 소화시스템 도입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특히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위한 모듈 교체 과정에서는 ESS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데 그 기간 동안 해당 사이트의 손실액 또한 삼성SDI가 책임진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는 것이 리콜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삼성SDI 측은 “배터리 리콜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배터리 모듈에 삼성SDI만의 핵심 기술이 적용된 첨단 약품을 추가하고, 모듈에 들어가는 각 셀에 신개념 열 확산 차단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특정 온도 이상이 되면 첨단 약품이 모듈 내에서 자동 분사돼 소화시킨다. 차단재의 경우 운모(MICA)가 포함된 복합 재질로 절연성 및 단열성이 우수하다. 

하나의 셀에서 발화 현상이 발생했을 경우 문제는 인접한 셀로 퍼지면서 큰 화재로 번지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는 것이 특수 소화시스템의 목적이다. 해당 시스템은 미국 국제 인증 기관인 UL의 최근 강화된 테스트 기준도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ESS 배터리 셀.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ESS 배터리 셀.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지난해 12월 잇따른 ESS 화재로 인해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 조사 위원회를 꾸렸다. 이후 지난 6월 위원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 체계 미흡 등이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국내 ESS 사이트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해외 시장에 판매되는 것과 동일한 제품이다. 그러나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 신고된 ESS 화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 운영자들은 오랫동안 전력망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쓰임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설치·운영 과정에서도 관련 법규 등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서는 운영 중 누수, 먼지 등이 화재 원인으로 파악됐고,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는 곳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를 개최하기까지 삼성SDI 측도 오랜 시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인 화재 원인, 대책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인 국내 사업자들에 대한 언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산업부의 조사 결과 및 안전성 강화 대책 발표 이후에도 최근 평창 등에서의 화재로 인해 회복세로 돌아섰던 ESS 시장이 다시 주춤하게 되자 근원적인 화재 방지를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임영호 사업부장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 동안 배터리 관점에서 개선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특히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해도 대형 화재의 발생을 막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로 시장의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렵겠지만 앞서 겪었던 같은 유형의 화재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욱 노력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ESS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jung03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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