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프리즘] KT 차기 회장 외부공모 초읽기… KT 지배구조위, 국감 등 변수로 지연 관측
[기업 프리즘] KT 차기 회장 외부공모 초읽기… KT 지배구조위, 국감 등 변수로 지연 관측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10.18 08:37
  • 수정 2019.10.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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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후보 이동면-오성목-구현모 부문장 압축 속 외부 인사 촉각
KT 직원들 “정치적 외풍 부담… 내부 사정 정통한 임원 출신 바람직”
KT의 차기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민영화 이후 KT의 역대 회장들. 왼쪽부터 이용경(2002.8~2005.8) 남중수(2005.8~2008.11) 이석채(2009.3~2013.11) 황창규(2014.3~ ) [사진= KT]
KT의 차기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민영화 이후 KT의 역대 회장들. 왼쪽부터 이용경(2002.8~2005.8) 남중수(2005.8~2008.11) 이석채(2009.3~2013.11) 황창규 회장(2014.3~ ) [위키리크스한국DB]

황창규 회장을 이어 대한민국의 대표 통신기업 KT를 이끌 리더는 누가 될 것인가?

18일 재계에 따르면 KT 지배구조위원회는 당초 이달 중순께 차기 회장 외부인 후보 공모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아직까지 공개 모집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경찰이 황창규 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돌발 변수가 발생했고, 국정감사가 이달 말 마무리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달 초쯤 공개모집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 회장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까지이지만 이사회 등을 통한 고지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 12월에는 후임 선정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KT가 지난해 개정한 회장 후보 선출 절차는 1차적으로 지배구조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선정한 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이를 재가하고, 이곳에서 다시 이사회에 최종 선출자를 올려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는 방식이다.

주총 안건을 확정해야 할 2월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하려면 적어도 1월 정기 이사회에서 1차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 등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KT가 아직도 정식 공모를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해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위원회 내부적으로 의견 조율이 아직 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낙하산 CEO'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구축한 KT  

KT는 지난 4월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시작했음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사내 후보군 조사 절차에 돌입했다.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본사 또는 계열사 재직 2년 이상, 직급 기준 부사장 이상인 자'로 후보군을 정했다.

20명 넘는 내부 후보군에 대한 조사를 거쳐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이 내부 후보군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면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1년 KT에 입사해 'KT 성골'로 통한다. 2008년 신사업TF장을 맡은 이후 종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융합기술원장 등을 맡았다.

5G 상용화에 따른 비즈니스모델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KT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다. 단 R&D 분야에만 오래 몸담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오성목 부문장은 1960년생으로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교 대학원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T에서는 무선네트워크본부장을 거쳤으며 한국인터넷진흥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드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평창 5G 규격' 완성과 함께 세계 최초로 '5G 퍼스트 콜'에 성공하는 등 KT의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력이 국내외서 인정받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단 평가다. 다만, 네트워크부문장으로서, KT아현지사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구현모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T&C운영총괄 전무,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이후 올해부터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서 5G 콘텐츠 개발에 핵심 분야로 꼽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육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황 회장과 KT 전·현직 임원 7명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있는데, 구 사장도 이 사건에 이름이 올라 있어 추후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차기 회장이 사장급이 아닌 부사장급에서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사장급으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이문환 비씨카드 대표 등이 거론된다.

황창규 회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9에서 ‘마침내 5G와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을 실현하다(Now a Reality, KT 5G and the Next Intelligent Platform)’를 주제로 기조연설(Keynote Speech)을 하고 있다.[사진출처=KT]
황창규 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

KT는 그동안 오너 없는 기업이란 이유로 끊임없이 정치적 압박에 시달려왔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 회장은 총 4명이다. 이용경 전 회장(2002.8~2005.8 )과 남중수 전 회장(2005.8~2008.11)은 내부 출신이다. 이어 이석채 전 회장(2009.1~2013.11)과 황창규 회장(2014.1~)이 외부 인사로 영입됐다.

이 전 회장은 당시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 이후 사퇴했으며 현재 부정채용 혐의로 기소됐다.

세계 IT업계에서 손꼽히는 CEO 중 한 명인 황창규 회장이 임기 동안 공을 들인 것은 ‘낙하산 CEO’를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KT는 정관 개정을 통해 CEO 자격을 ‘경영 경험’에서 ‘기업경영 경험’으로 변경했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 인사가 KT 회장이 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KT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위원장 김대유)는 6월부터 차기 회장 선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외부 공모가 시작될 경우, 다양한 인물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임원을 지낸 인물로는 김태호 서울교통공사장(전 KT IT기획실장), 박헌용 전 경기콘텐츠진흥원장(전 KT CR협력실장) 등이 외부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또 KT가 워낙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중량감 있는 정재계 인사들이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KT를 둘러싼 각종 논란, 압수으로 직원들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KT의 차기회장 인선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연매출 23조- 연결기준 종속회사 65개 대기업 이끌 수장은?

KT 회장 외부 공모가 끝나면 사내 후보군과 함께 비교 평가가 이뤄진다. 이후 지배구조위가 회장후보심사위에 후보자군을 추천한다. 회장후보심사위가 사실상 마지막 심사를 하게 된다.

심사를 마친 회장후보심사위는 KT 이사회에 최종 후보군을 올린다. 회장후보심사위는 사외이사 전원(8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되는데, 새 회장 후보를 1~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 이후 주총에는 1명이 올라간다. 이사회 의결에 오르는 후보가 사실상 최종 후보인 셈이다.

KT는 연매출 23조원, 임직원 2만3000명, 자산 규모 약 30조원, 연결 기준 종속회사 65개를 거느린 초대형 기업이다.

이 때문에 민영화 이후에도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경영권을 간섭해왔다.

최근 몇 년간 외부인사로 회장이 선임돼 정치적 논란이 크게 일었던 만큼, 이번엔 내부 출신으로 차기 회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외부인이 차기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낙하산 CEO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내부 직원들도 대부분 사내에서 회장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T의 한 과장급 직원은 “전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데, 외부에서 회장이 올 경우 업무를 파악하는데만 수개월이 걸리고, 혹시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KT의 지향점을 설정할 경우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며 “그동안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내부 인사가 승진해 지금까지의 방향성을 증폭시키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대리급)은 “전임 회장의 채용비리 문제도 외부 채용 인사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지 않고 글로벌시장 리더기업으로서 앞만보고 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부 승진이 더 바람직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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