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괴' 잃은 IS 어디로... 테러 전문가들 "점 조직식으로 연명할 듯"
'수괴' 잃은 IS 어디로... 테러 전문가들 "점 조직식으로 연명할 듯"
  • 최정미 기자
  • 승인 2019.10.28 06:21
  • 수정 2019.10.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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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괴 알바그다디 [사진=AFP=연합뉴스 자료사진]
IS 수괴 알바그다디 [사진=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7일 오전 20분께((한국시간 27일 오후 10시 20분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백악관에서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서부에서 이뤄진 이번 작전을 위해 8대의 군용헬기로 미군 특수부대를 투입했으며, 알바그다디는 군견에 쫓겨 도망가던 중 막다른 터널에 이르자 폭탄조끼를 터뜨려 자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밤 미국은 세계 제1의 테러리스트 지도자가 심판을 받게 했다"며 "오늘은 미국이 남아있는 IS 테러리스트를 계속 추적할 것임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함에 따라 이 조직의 후계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의 핵심부에 대한 연구와 보도는 매우 혼재된 상황이어서 알바그다디를 이어 이 조직을 이끌 후계자를 예상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정확도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다만, IS 관련 정보를 가장 근접하게 전달하는 이 조직의 홍보 매체인 알아마크는 올해 8월 알바그다디가 압둘라 카르다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알바그다디의 사망 뒤 조직의 지도부가 혼란에 빠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이 보도가 그나마 유력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전망된 인물은 전투 중 대부분 사망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은 카르다시는 투르크족 출신의 이라크인으로, 이라크 북부 모술 북쪽 국경도시 탈아파르가 고향이라고 보도한 적 있다.

알바그다디와 마찬가지로 2003년 미군의 이라크 내 수감 시설에 구금된 경력이 있다고 미국 정보기관은 파악한다.

IS에 가담하기 전 알카에다의 종교 조직에 몸담았으며 2014년 6월 IS가 모술을 점령하자 알카에다에서 발을 빼고 알바그다디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중동 언론은 보도했다.

알바그다디의 사망 뒤 IS가 후계를 정하고 지도부를 재정비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국제 테러조직으로서 세력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를 잃은 데다 조직이 전성기를 누리던 2014∼2016년과 같이 유전지대를 장악, 다른 테러조직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정부가 2017년 12월 IS와 전쟁에서 승전했다고 규정하고, 이후 시리아의 IS 근거지를 시리아 정부군과 미국이 지원하는 무장조직이 탈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해 3월 IS가 참칭한 '칼리프 제국'이 소멸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 IS의 잔당이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북부에서 간간이 테러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한때 정규전을 방불케 한 전투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직의 전력이 크게 위축된 셈이다.

오사마 빈 라덴(2011년 5월)이 사살된 뒤 알카에다가 중동의 극단주의 무장조직 사이에서 권위를 상실하고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IS에 주도권이 넘어간 것처럼 IS의 상징적 인물인 알바그다디의 죽음은 조직의 와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알바그다디가 마지막으로 등장해 테러를 선동한 올해 4월 이후 IS의 이름을 내세운 테러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만큼 그의 사망이 종교적 극단주의자에게 어느 정도 파급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IS가 인터넷을 통해 계속 이슬람 극단주의를 유포하고 테러를 선동하는 만큼 IS가 직접 지령하지 않아도 자생적인 테러가 벌어질 위험은 상존한다.

역대 테러 조직 가운데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가장 능했던 IS가 전 세계 곳곳에 뿌린 극단주의 사상은 알바그다디의 죽음 이후에도 뿌리가 뽑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과거 테러범은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에 어렵게 잠입해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다면, IS는 인터넷으로 폭발물과 무기 제조·확보, 테러 모의, 표적 선정·접근, 실행 등을 담은 동영상을 마구 유포했다.

알바그다디가 사라졌지만 중동 뿐 아니라 유럽, 미주 등 그가 지하드(성전)를 선동한 곳에서 테러라는 '유산'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셈이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군에 쫓긴 알바그다디가 개처럼, 겁쟁이처럼 죽었다. 마지막 순간에 울고 훌쩍이고 절규했다"라고 모욕한 것도 그가 사후 '순교자'로 추앙받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군이 빈 라덴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한 것도 그의 묘가 조성될 경우 이곳이 극단주의자의 성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해서였다.

알자지라의 수석 정치분석가 마르완 비샤라는 "알바그다디와 IS의 추종자에게 '당신이 따르는 자는 겁쟁이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요했다"라며 "그를 물리적으로 죽인 것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모든 기억을 죽이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빈 라덴의 사망 뒤 점조직처럼 '명맥'을 이어간 이라크와 시리아의 무장조직이 알바그다디라는 '지도자'의 등장으로 IS로 규합된 것처럼 구심점만 생긴다면 IS를 잇는 대형 테러조직이 부활할 수도 있다.

특히 종파간 갈등이 빈번한 이라크와 시리아가 IS의 소멸 이후에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가 언제든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laputa813@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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