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알 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자랑하다 민감한 정보를 흘려버린 트럼프
[WIKI 프리즘] 알 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자랑하다 민감한 정보를 흘려버린 트럼프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0-30 06:43:17
  • 최종수정 2019.10.30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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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괴 사망 발표하는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북서부에서 실시된 미군 특수부대 작전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IS 수괴 사망 발표하는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북서부에서 실시된 미군 특수부대 작전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ISIS의 지도자 알 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공표하는 과정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흘리자 해당 관리들이 순간 깜짝 놀랐다고 29일(현지 시간) <NBC NEWS>가 보도했다.

또, 이 매체는 대통령이 이날 흘린 정보는 일부는 부정확하기도 했고 일부는 1급기밀로 분류된 정보였으며, 이 때문에 해당 관리들이 정보의 공개 여부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는 사람에게 어떤 정보를 쥐어줄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NBC 보도의 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할 때, 실제로 작전에 참가해서 현장을 목격한 인원은 소수에 불과한 ISIS의 리더 알 바그다디 제거 군사 작전을 묘사하면서 그림처럼 생생하게 현장을 묘사했다.

‘재능(talented)’이 뛰어나고 ‘예쁜(beautiful)’ 군견이 상처를 입었다. 바그다디 제거 작전에서 필요한 경우 투입되도록 로봇이 대기 중이었다. 미군 특수부대가 헬리콥터 8대를 타고 도착했으며, 약 두 시간 정도 현장에 투입되었다. 특수부대 요원들이 바그다디 주거지의 옆 벽면을 폭파해서 수 초 만에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들은 미리 정보를 입수한 거미줄 같은 지하 통로를 통해 바그다디를 추적해 들어갔는데, 지하 통로의 상당수는 막다른 길로 연결되었다. 미군은 바그다디의 일부 심복들을 체포하고, ISIS의 향후 계획이 들어있는 고도로 민감한 자료들을 입수한 후 매우 낮고 엄청 빠른 속도로 나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침투했던 경로를 따라 70분 동안 철수했다.

화려하게 묘사된 일부 현장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 그리고 상당수 내용들은 최고 기밀에 속하거나 전술적으로 민감한 정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이 같은 설명을 듣고 군과 정보 담당자들은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현직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알 바그다디 제거 작전의 묘사 순간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보당국자들이 신경써온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를 즐기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삶과 죽음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의 정보를 매일같이 취급하는 쇼비즈니스 업계 출신의 대통령을 받들어야하는 사람들의 처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가 기밀의 최종 권한자로서 대통령은 국가 정보를 단순히 대중에 공표함으로써 기밀을 해제해버릴 수 있다. 그리고 오바마 전임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최고위 관리들은 정부가 정보를 과잉 분류한다는 이유로 기밀 정보의 양을 줄이는 법률에 서명한 바가 있다. 그러나 전현직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들이 국가안보와 관련해서 현명한 대처가 아니라고 판단할 정도로 취임 초기부터 일관되게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대통령이 하는 브리핑에 무엇을 넣어야하는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 전직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언제 무슨 말을 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백악관 관리는 또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말을 거를지를 모릅니다. 그리고 그가 정보의 중요성을 인지했다고 해도 그는 말을 하는 게 좋다고 판단하거나 자신이 멋있고 강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서슴없이 내뱉어버릴 겁니다.”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제거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특수부대 델타포스 소속 군견(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제공)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제거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특수부대 델타포스 소속 군견(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제공)

월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로 분류된 군견의 사진과 품종을 공개해버렸다. 하지만 이 군견의 이름은 일급 기밀이다. 대통령이 ‘K-9이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지하 통로로 침투해 들어갔다.’고 공표한 이후 이 군견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자신은 알 바그다디 제거 작전 동영상의 공개를 고려중이라는 말도 했다. 그리고 합참의장인 마크 밀리 장군은 기자들 앞에서 일부 사진들의 기밀 해제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동영상과 사진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밝혔다.

일부 관리들은, 일요일에 있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는 일부 부정확한 내용이 들어있으며, 대통령이 어디서 그런 정보들을 입수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미국 관리들이 시리아 서부 영공에 진입한다는 내용을 러시아에 통보할 때 ‘당신들은 매우 만족해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통화해서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한 미국 관리는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바그다디를 추적해 들어가자 그가 ‘울부짖었다(crying and screaming)’는 말도 했지만 미국 관리들은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밀리 합참의장도 자신은 대통령의 정보 근원지가 어디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알 바그다디 제거 작전과 관련해서 폭넓게 퍼져있는 염려는 대통령이 정보의 수집과 군사 작전에서 안전한 철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내용들을 미국의 적들에게 알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리들은 대통령이 미래의 ISIS 계획이 든 문서들을 확보했다고 폭로해버림으로써 이 정보들을 활용해서 후속 작전을 벌이려는 미군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고도 말했다. 나아가 미군이 바그다디 근거지에서 ISIS 전사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전사들의 심문이 끝날 때까지 그들의 생사여부를 불문에 부치려는 당국자들의 계획이 꼬이게 되었다고도 했다.

'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사진=AP·연합뉴스]
'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사진=AP·연합뉴스]

미국 관리들은 대통령의 이 같은 일부 발언들 때문에 정보의 근거와 작전 방법 등이 노출되어 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의 수집이 나쁜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이 첨단 기술을 동원해 바그다디의 소재를 파악했으며, 근거지 내의 지하 통로도 알 수 있었다고 말한 대통령의 말을 지적했다. 이 말은 미국이 적외선 탐지 기법을 활용해 동굴과 지하 통로도 추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기에 지하 통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지하 통로는 막다른 길로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연결 통로가 있는 딱 한 곳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그 통로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이렇게 발표했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다른 정보들은 바그다디 제거 작전에서처럼 미군이 어떻게 작전에 임하는지 전술적 세부 내용들을 미국의 적들에게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로봇이나 헬리콥터, 그리고 전투 형태와 미군의 진입 전술 등을 적에게 흘려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리고 알 바그다디가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내용 등의 일부 정보는 치명적인 유출은 아닐지라도 미군이 바깥에 알리기를 꺼리는 정보라고 관리들은 말했다. 이에 덧붙여 대통령은 자신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작전 상황을 원거리 영상으로 지켜보았다는 말도 했다.

관리들은 지금까지 대통령의 정보 공개와 관련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장악한 지역에 공습을 명령한 2017년에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정보 공개를 반대하는 주장은 정보나 작전 방법의 폭로와 관계가 있으며, 대통령이 정보를 더 많이 공표하면 할수록 최고통치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간다는 생각과 관련이 깊다. 대통령은 때때로 걱정하는 관리들의 말을 무시하고, 어떤 때는 관리들이 자신이 말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소리도 거리낌 없이 털어놓기도 한다.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수많은 주제와 관련해서 경계를 허물어뜨려버렸으며, 앞으로도 그 정도가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아시아에 핵잠수함을 전개한다는 내용도 공개적으로 밝혔었고, 더욱 최근에는 미국이 지금까지 터키에 보유하고 있다고 한 번도 인정하지 않은 핵무기 보유 사실에 대해서도 터뜨려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기 러시아 관리들에게 특정한 정보를 알려준 사실 때문에 관리들 사이에는 대통령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러시아에서 발생한 이상한 폭발 사건에 대해 미국이 알고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린 이후 한 미국의 고위 행정부 관리는 <NBC NEW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측근은 대통령에게 정보의 누출과 작전 방법의 유출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사와 관련해서 백악관 측은 이렇다 할 답변을 즉시 내놓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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