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햄버거병' 재수사…패스트푸드 위생 문제 '도마 위'
맥도날드 '햄버거병' 재수사…패스트푸드 위생 문제 '도마 위'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9.10.29 16:44
  • 수정 2019.10.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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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맥도날드]
[사진=한국맥도날드]

검찰이 맥도날드가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를 판매해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피해자들이 생겼다는 의혹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이 사건에 대한 첫 고소가 있었던 2017년 이후 약 2년 여만에 다시 수사를 시작했다. 맥도날드 '햄버거병'이 재수사 물살을 타면서 패스트푸드 위생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9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강지성 부장검사)는 25일 오후 고발단체 법률대리인 류하경 변호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등 9개 단체는 지난 1월 한국 맥도날드, 패티 납품업체, 세종시 공무원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맥도날드 측이 2016년 7월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오염 패티가 일부 매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패티 제조업체로부터 보고 받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햄버거병' 사건은 지난 2016년 9월 네 살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려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자 아이 부모가 발병 원인이 당일 맥도날드에서 먹은 덜 익은 햄버거 탓이라며 2017년 7월 한국 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맥도날드 측과 임직원을 작년 2월 불기소 처분했다. 패티 제조업체 대표 등 회사 관계자 3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오전 '정치하는 엄마들' 등 시민단체는 서울 중구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언더쿡' 된 맥도날드 패티 제보 사진과 곰팡이가 핀 재료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햄버거병' 사건에 대한 여론이 다시금 불거지자 맥도날드 측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전국 410여 개 매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재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좌) '정치하는 엄마들' 온라이 카페 게재 사진, (우) 맥도날드가 제공한 패티 조리 절차 촬영 사진 [사진=한국맥도날드]
(좌) '정치하는 엄마들' 온라이 카페 게재 사진, (우) 맥도날드가 제공한 패티 조리 절차 촬영 사진 [사진=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는 식품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으며,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좋은 품질의 안전한 제품만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햄버거 패티는 온도설정이 된 그릴을 통해 조리되며 그릴 상단 온도는 218.5도, 하단 온도는 176.8도로 구워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허위 진술을 교사 받았다고 주장한 전직 점장이라는 인물은 최초 질병을 주장했던 어린이의 가족이 방문한 매장 점장이 아니다"라며 "맥도날드는 어떠한 경우에도 허위 진술을 강요하거나 그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패스트푸드 위생 문제는 비단 맥도날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위해정보 신고는 924건에 달했다. 

햄버거 위해정보 신고는 2016년 194건에서 2017년 279건, 2018년에는 288건으로 늘었다. 2년 만에 48.5%나 늘어난 것이다. 올해 접수된 신고도 9월까지 163건으로 조사됐다. 신고자 연령은 30대가 288건(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212건(23%), 10대 이하 203건(22%) 순이었다. 햄버거를 많이 먹는 연령층인 20대 이하가 45%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햄버거를 먹고 발생한 신체적 피해는 내부장기 손상이 4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 손상 107건, 피부 손상 105건, 근육·뼈·인대 손상 43건, 전신 손상 42건 순으로 집계됐다.

내부장기 손상은 몸속 소화기 및 호흡기, 신경계통에 문제가 생기고 통증을 느낀 경우다. 기타 손상에는 구토와 설사, 알레르기가 포함돼 있다. 피부 손상은 두드러기와 피부 발진 및 통증, 가려움증 등이다. 근육·뼈·인대 손상은 치아가 깨진 경우가 많았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제품 위생 상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김상희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 9월까지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식품위생법을 480건 어긴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는 ▲2016년 120건 ▲2017년 130건 ▲2018년 138건으로 지속 증가 추세다. 올해는 9월까지 92건이 적발됐다.

업체 별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횟수는 맘스터치가 1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리아 125건, 맥도날드 76건 순이었다. 올해 기준 프랜차이즈 매장 수 대비 적발 비율을 보면 맥도날드가 5.4%로 가장 높았다. KFC 3.1%, 맘스터치 2.1%, 롯데리아 1.6%로 뒤를 이었다.

김상희 의원은 "일명 햄버거병에 의한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며 "피해자 절반이 10대와 20대이고 상당수가 내부 장기를 다치기 때문에 업체뿐만 아니라 식약처의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

kmj@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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