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월호 특별수사단장 "우병우도 재수사 검토 대상"
[단독] 세월호 특별수사단장 "우병우도 재수사 검토 대상"
  • 윤여진 기자
  • 승인 2019.11.06 17:24
  • 수정 2019.11.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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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혁 안산지청장 전화인터뷰 "우병우라인 동의하기 어려워"
과거 우병우 민정비서관 시절 '정윤회 문건' 유출 쪽으로 결론
우병우, 세월호 수사팀장에 전화해 해경서버 수색지연 의혹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의원과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의원과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발족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에 임명된 임관혁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은 2014년 첫 검찰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수사 여부에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임 지청장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정윤회 문건'을 수사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유출 문제로 결론 내 '우병우 라인이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임 지청장은 이날 <위키리크스한국>과 전화 통화에서 '우병우 라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했던 건 사실이지만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라인이라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신이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우 전 수석을 수사하면 이해충돌이 아니냐는 물음엔 "검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고 배웠다"며 원칙론을 내세우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6월 5일 '세월호 침몰 진상규명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진 광주지검 목포지청이 해양경찰 본청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설 당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우 전 수석이 해경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장인 윤대진 현 수원지검장에게 전화해 "해경과 청와대가 통화한 내용까지 들어있다고 하던데, 꼭 압수수색해야 하나"라고 말한 사실은 지난해 2월 '국정농단 방조' 1심 재판에서 인정된 바 있다. 압수수색 당일 낮 2시에 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당시 검찰 수사팀은 우 전 수석 전화를 받은 뒤 밤 11시에 발부된 추가 영장으로 해경 상황실 서버를 뒤늦게야 확보했다. 

임 지청장은 본인이 우병우 라인이라는 것은 근거가 없으며 단순히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한 사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2005년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시절 과장인 우 전 수석과 함께 일한 적 있다. 우 전 수석이 2014년 민정비서관일 때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현 반부패수사2부) 부장으로 있으면서 '정윤회 문건' 사건을 수사했다. 이듬해엔 중앙지검 검사는 다음번 인사에서 지방으로 내려간다는 '하방인사' 원칙을 깨고 특수1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 지청장은 '정윤회 문건' 수사 때 민정비서관이던 우 전 수석이 제시한 '유출 프레임'에 맞춰 수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임 지청장은 지난 2015년 1월 5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건 내용은 박관천 전 행정관이 사설정보지 수준의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허위"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정씨 전 부인인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 '비선실세'로 행사한 국정농단 전모가 드러나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뒤따랐다. 이 때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17년 민정수석 취임 직후 언론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윤회 문건 수사방향이 잘못됐다는 건 시민사회에서도 줄곧 문제제기한 사안이다. 참여연대 산하 사법감시센터는 지난 2017년 4월 3일 <박근혜 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빼앗긴 정의, 침몰한 검찰> 발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최악의 수사'로 정윤회 문건 수사를 골랐다. 지금까지 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4년 정윤회 문건 당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고 파헤쳐 권력에 경고를 줬다면 박근혜 정권이 탄핵으로 갔겠냐는 것이 우리의 분석"이라며 날을 세웠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쪽에선 정윤회 문건 사건 진상규명보다는 유출에 수사방향을 맞췄던 임 지청장이 무엇보다 수사방향이 중요한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책임자를 제대로 밝힐 수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한다.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에서 활동해온 장훈 운영위원장은 임 지청장이 재수사 단장으로 임명된 것에 "재수사를 환영하면서도 혹시 흐지부지 덮어버리려는 게 아닐까라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장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4월 15일 4.16연대와 함께 우 전 수석이 포함된 책임자 명단을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2학년 8반 고(故) 장준형 군 아빠인 장 운영위원장은 본지에 "재수사 방향에 대해선 검찰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와 공조하면 좋겠다"면서 "검찰이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사참위는 이날 "수사 착수를 환영한다.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며 재수사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피해자 당사자의 목소리'란 "성역 없는 수사"라며 "검찰이 수사한 걸 다시 수사하려면 (내부에서의) 어려움이 있을 텐데 피해자들과 만나면 그런 점이 희석되지 않을까 싶다"고 장 운영위원장은 덧붙였다. 특수단이 과거 검찰 수사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대검찰청은 6일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의뢰 사건 등 수사를 위해 특수단은 설치해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며 그간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 제기한 재수사 요구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임 지청장이 단장을 맡은 특수단은 서울고검에 사무실을 꾸리며 대검 반부패·강력부 지휘를 받는다. 특수단 규모는 부장검사 2명에 평검사 5~6명을 더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임 지청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세월호 재수사' 특수단장에 임명된 소회가 있다면. 
=소회라고 하기보다는 전국민적 관심이 높고, 사안의 중대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다.

▲일각에선 '우병우 라인'이 세월호를 재수사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라인의 정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했던 건 사실이지만, 뭔가 유착이라는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라인이라면 동의하기 어렵다. 공직자는 자기 업무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지, 그런 수사 외적인 부분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 전 수석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됐지만 지난해 1심 재판에서 공소기각된 바 있다. 사건 초기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맡았던 광주지검 목포지청이 해경 본청을 압수수색할 당시 수사팀장에게 전화해 영장 집행을 지연했지만 국회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다. 우 전 수석이 연루된 이 부분도 재수사 대상이 포함될 수 있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병우 라인' 또는 근무 인연이 작용해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 
=공직자, 검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할 생각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특수1부장을 연거푸 거친 특수통이다. 하지만 이번 정권에선 우병우 라인이라는 이유로 다소 한직에 머물렀다는 얘기도 있다. 특수통인 윤 총장이 배려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이유로 특별수사단장에 임명됐는지 모른다. 이 사건에 적합하다고 (윤 총장이) 판단을 해서 임명한 게 아닌가 싶다. 

▲혹시 윤 총장한테 직접 연락을 받았나. 
=그건 말하기 곤란하다. 내부 의사결정과 그 과정에 대해선 공개 안 하고 있다. 

▲부단장은 낙점했나.
=두 명의 부장이 있고, 부단장 개념은 일단 없다.

▲부장검사가 두 명이라면, 수사 방향이 두 갈래라는 것인지. 
=일단 그렇게 방향이 갈 것 같다. 엄격하게 나눈다기 보다는 어차피 팀이니까, 유연하게 할 생각이다. 

▲두 갈래의 수사방향은 뭔가. 
=그동안 진행된 수사와 조사기록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는 건 절절치 않다.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충분히 검토하고 조사하겠다. 특정방향을 가지고 수사하는 건 아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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