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조철수 "기회의 창 매일 닫히고 있다…美 연말까지 전향적 결정 내려야"
北조철수 "기회의 창 매일 닫히고 있다…美 연말까지 전향적 결정 내려야"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11.09 07:54
  • 수정 2019.11.0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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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비확산회의'서 美 태도 변화 촉구…"대화를 위한 대화는 무의미"
"북미 관계, 양국 정상 사적관계에 기반해 지탱"…북미대표 본격 회동 없어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참석한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사진=연합뉴스]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참석한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사진=연합뉴스]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을 향해 기회의 창이 닫혀가고 있어 미국이 연말까지 전향적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조 국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9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에서 "우리는 미국에 많은 시간을 줬고 연말까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매일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MNC는 원자력 에너지와 핵 비확산 문제 연구를 주로 하는 모스크바의 독립연구소 '에너지·안보센터'가 2∼3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회의다. 비확산 분야 민·관·학계 인사가 모이는 '1.5 트랙'(반관반민) 성격의 행사로, 올해는 40여개국에서 30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7일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8∼9일 이틀간 본 회의가 열려 핵 비확산 문제와 관련한 여러 주제가 논의되는 중이다.

올해 MNC에는 북한에서 조철수 국장, 미국에서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 한국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가해 북미, 남북 정부 인사 간 회동 여부가 관심을 끌었으나 이날까지 실질적 접촉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 국장이 발표자로 참석한 한반도 세션에도 이도훈 본부장, 램버트 특사 등이 참관자로 자리를 함께했으나 북미, 남북 인사들은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 외에 본격적 대화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국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 및 대화 유지를 위한 긍정적 추진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가장 긴급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측(북한 측)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이 문제는) 일방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동일한 수준에서 미국 측의 응답이 있어야 하며 그래야 우리도 신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 측에) 말한 것들을 행동으로 증명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물론 양국 간 견해차가 있었으므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이미 미국에 올해 말까지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미국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줬으며 올해 말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어떤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기회의 창'은 매일 조금씩 닫혀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요구해온 북미 관계 개선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완화 등에 대한 미국 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재차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국장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대화가)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미국측에 우리의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물론 (미국 측의)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있지만 그저 대화 뿐이고 어떠한 유형의 결과도 가져오지 못할 대화라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지 못할 경우의 북미 협상 전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미국의 국내문제이므로 앞서나가고 싶지 않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북미 관계는 양국 정상의 사적 관계에 기반해 지탱돼 왔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트럼프 재선에 대한 기대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조 국장은 질의응답에 앞선 기조 발표에선 "만약 미국이 자신의 반북(反北) 적대 정책들을 철회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온갖 수작을 부린다면 그것은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향후 진전은 온전히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26일 "북한이 더 안정적인 안보 환경에 대해 논의하려 한다면 인위적인 데드라인(마감시한)을 정해선 안 된다"면서 북한의 이 같은 재촉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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