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韓日갈등 원인은 대법원發 법적혼란"
천영우 "韓日갈등 원인은 대법원發 법적혼란"
  • 조문정 기자
  • 기사승인 2019-11-09 17:58:24
  • 최종수정 2019.11.09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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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8년 대법원판결' 충돌
文정부, 대법원판결과 청구권협정의 위계 결정해야
비엔나협약 제27조에 따른 국제법적 의무 준수해야
대법원판결이 우선?... "미개국임을 세계만방에 확인"
[사진=천영우TV 캡쳐]
[사진=천영우TV 캡쳐]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8년 대법원판결'을 언급하며 한일갈등의 근본 원인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내린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판결이 초래한 법적 혼란"이라고 진단했다. 한일 갈등의 원인이 일본 수출규제라는 정부의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천 이사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천영우TV’ 9회 방송에서 "대법원판결로 대한민국에는 징용 문제에 대해 서로 충돌되는 두 개의 법적규범이 존재하게 됐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천 이사장이 진단한 한일관계의 근본 문제는 ▲대법원판결과 청구권협정의 관계 ▲둘 중 무엇을 더 존중하고 덜 존중하는지 ▲역대 정부가 53년 동안 취해온 입장은 어떻게 되는지 문재인 정부가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천 이사장은 "작년 대법원판결까지 역대 정부는 53년 동안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청구권협정 제2조 제1항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청구권 속에 개인청구권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며 "대법원이 한일 국교 정상화의 전제가 돼왔고 53년 동안 유지돼온 한일 관계의 근간을 부정하는 판결을 한 것 자체가 문명국의 기준으로 볼 때는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 이사장은 작년 대법원판결이 '사법 자제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문명국가의 대법원은 국가간 외교사안에 대해서는 '사법 자제의 원칙'에 따라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판결은 절대 하지 않는다. 차라리 아예 재판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이사장은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청구권협정과 대법원판결 중 상위규범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27조는 '어느 당사국도 조약의 불이행을 정당화(justification for its failure to perform a treaty)하는 방법으로 그 국내법규정(provisions of its internal law)을 원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천 이사장은 "대법원판결도 국내법적 해석이므로 큰 틀에서 국내법 규정의 범위에 들어간다. 비엔나협약 제27조를 징용문제에 적용하면 청구권협정이 대법원판결에 우선한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개인청구권이 아직 살아 있더라도 일본 기업이 지불할 책임은 없다', '이미 그 총액을 일본으로부터 받은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기업을 대신해서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천 이사장은 "만약 정부가 '대법원판결이 한일협정에 우선한다'는 입장을 취한다면 한일간 조약과 비엔나협약을 위반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가 없고, 54년 동안 정부가 잘못된 입장을 취해온 데 대한 책임도 면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사법부가 국가의 최종적 대표권과 외교권을 갖는 나라'이고, '정부가 국가를 대표해 체결하고 국회가 비준동의한 조약도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는 미개국으로 전락했다'고 세계만방에 확인해주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천영우TV 제9회 방송.

Q. 최근 일본에 대한 정부의 자세가 좀 변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재인 정부가 죽창가까지 들먹이면서 일본과 결사 항전이라도 할 기세로 온 나라를 반일 민족주의 광풍에 몰아넣던 때가 불과 4개월 전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문 대통령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정상회담을 하자며 비굴하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24일 일본 나루히토 천황 즉위식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 친서를 보낸 적이 있죠.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 친서에는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이어서 지난 4일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계기에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붙들고 11분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를 만나는 장면을 보고 모양새가 좀 저자세로 보이고 아베를 스토킹하는 듯한 인상이라며 마음이 상한 분들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런 것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정신을 차리고 일본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손을 내민다면 그건 응당 격려하고 칭찬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죽창이니 평화경제니 하면서 감당도 못 할 선동이나 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한일 관계를 이 지경으로 꼬이게 만든 근본 원인과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면 정상회담을 골백번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리 대화해봐야 서로 동문서답하고 말다툼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Q. 한일관계가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작년 10월 30일 대법원의 징용판결이 초래한 법적 혼란이라고 봅니다. 대법원판결로 대한민국에는 징용 문제에 대해 서로 충돌되는 두 개의 법적규범이 존재하게 됐습니다. 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대법원판결이 바로 그거죠. 이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하는 상위규범인지 규명해야 문제해결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65년 한일청구권협정부터 살펴보면 제2조 제1항에 대일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음을 확인"한다고 돼 있거든요. 그런데 작년 대법원판결까지 53년 동안 역대 정부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제2조 제1항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청구권 속에 개인청구권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일본은 일본 원호법에 따라 징용과 관련된 개인청구권을 개별적으로 신청받아 일본 정부가 직접 지불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 정부는 개별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을 우리에게 일괄적으로 주면 징용피해자들한테 책임지고 알아서 다 집행하겠다고 우겨서 결국 관철했습니다.

개인청구권을 국가가 대신 다 수령했으니 국가 간에는 개인청구권에 대한 계산이 이미 다 끝난 겁니다. 우리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모든 개인청구권을, 이미 총액을 다 받았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71년부터 개별 청구권을 국내에서 징용 피해자들에게서 다 받아서 77년까지 보상을 다 한 거죠. 그때 지급한 돈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무상 3억 달러의 1/10 조금 못 된다고 알고 있어요. 9.7%인가로 알고 있습니다."

Q. 나머지 90% 이상은 다 어디에 썼을까요?

"경제 개발에 다 썼죠. 포스코도 세우고 경부고속도로도 건설하고 소양강댐도 건설했어요. 1965년부터 1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큰 경제개발 프로젝트에는 크든 작든 일본으로부터 받은 청구권 자금이 대부분 다 쓰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심지어 어민들이 일본에서 들여오는 어선까지 청구권자금으로 대부분 다 들여왔습니다.

징용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 돈은 일본이 우리에게 주라고 우리 정부에게 준 우리 돈인데 왜 정부가 그 돈을 다른 데 전용하느냐', '왜 정부가 우리가 받을 돈을 중간에서 삥땅하느냐'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겠죠."

Q. 피해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불만을 제기했나요?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징용 피해자들의 요구에 따라 협상 당시 외교문서까지 모두 공개하고 2005년에 이해찬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문재인 민정수석이 정부 측 위원으로 참여하는 민관 합동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개된 외교문서 수만 쪽을 7개월 동안 다 검토했습니다.

합동위가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은 '청구권협정에 따라 일본으로부터 받은 무상 3억 달러 속에 강제징용 피해보상이 포괄적으로 다 포함돼 있다'였습니다. 역대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거죠.

저는 노무현 정부의 대일 정책, 그리고 외교안보 정책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은 강제동원 피해보상 문제, 징용 문제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중요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1970년대 1차 보상이 불충분했다는 점을 인정해서 2008년 정부 예산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6,184억원 규모의 위로금과 추가 보상금을 지급했죠."

Q. 그런데 왜 문제가 다시 불거졌을까요?

"작년 10월 30일 대법원은 '개인의 위자료 청구권은 아직 살아 있다, 그러니까 해당 일본 기업이 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 씩 지급하라'고 판결했지 않습니까. 청구권협정의 주체인 정부가 그간 일본으로부터 받은 청구권 자금이 개인청구권을 다 포함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미 두 차례나 개별 보상을 했는데도요.

대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린 심오한 법리를 보통 사람의 상식과 이치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으리라 봅니다. '개인청구권이 살아있다'는 법리가 일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살아있던 개인청구권을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이미 몽땅 받아왔잖아요. 일본 기업에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은 청구권협정과 정면 배치된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Q. 대법원은 어떤 법리에 기반해 그렇게 판결했나요?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는 '일본의 식민지배 자체가 불법이고 강제징용도 불법'이라는 전제하에 '불법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다, '이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입니다. 

말하자면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대전제하에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내라'는 말 아닙니까. 우리는 당연히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이라고 옛날부터, 한일합방 이후부터 계속 주장해왔죠."

Q. 영국이나 프랑스 등 강대국들이 과거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좋겠지만 그런 적이 없거든요. 일본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했나요?

"일본도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한 번도 받아들인 적이 없습니다.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이 14년이라는 긴 시간을 끈 이유도 일본의 지배가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다가 그렇게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국 식민지배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할 수 없으니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결론도 안 내리고 언급도 안 한 채 '합법, 불법을 불문하고 한국이 받을 청구권 총액은 이 만큼이다'라고 결정한 게 청구권협정입니다."

Q. 문재인 정부는 대법원판결을 존중한다고 했는데요. 이 입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재인 정부는 대법원판결을 존중한다고만 했습니다. 근본 문제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이 대법원판결이 청구권협정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그중 어느 걸 더 존중하고 어느 걸 덜 존중하는지 ▲역대 정부가 53년 동안 취해온 입장은 어떻게 되는지 침묵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전 세계 모든 문명국가의 대법원은 국가간 외교사안에 대해서는 '사법 자제의 원칙'에 따라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판결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아예 재판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이 한일 국교 정상화의 전제가 돼왔고 53년 동안 유지돼온 한일 관계의 근간을 부정하는 판결을 한 것 자체가 문명국의 기준으로 볼 때는 크게 잘못된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문명국의 확립된 원칙을 지키면 사법농단으로 규정해서 대법원장까지 잡아가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가거든요. 사법자제의 원칙을 지키려고 한 대법관들을 적폐 세력, 사법농단 세력으로 몰아가는 공포 분위기 속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청구권협정과 정면으로 충돌되는 판결을 한 겁니다."

Q.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청구권협정과 대법원판결 중 어느 게 더 상위규범인지부터 결정해야 하는 겁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를 가정해서 만든 국제법이 바로 1980년에 발효한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입니다. 한국도 이 협약에 가입했기 때문에 이 협약을 지킬 국제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이 협약 제27조에는 어떤 조항이 있느냐 하면 "어느 당사국도 조약의 불이행을 정당화하는 방법으로 그 국내법 규정을 원용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거든요.

대법원판결도 국내법적 해석이므로 큰 틀에서 국내법 규정의 범위에 들어갑니다."

Q. 비엔나협약 제27조를 징용문제에 적용한다면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요?

"비엔나협약 제27조를 징용문제에 적용하면 '청구권협정이 대법원판결에 우선한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개인청구권이 아직 살아 있더라도 일본 기업이 지불할 책임은 없다', '이미 그 총액을 일본으로부터 받은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기업을 대신해서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죠.

그래서 아베가 징용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한일간 협정을 지켜라', '국제법만 지키면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하는 겁니다."

Q. 우리 정부가 대법원판결을 한일 청구권협정보다 우위에 둔다면 문제가 생길까요?

"만약 정부가 '대법원판결이 한일협정에 우선한다'는 입장을 취한다면 한일간 조약과 비엔나협약을 위반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 54년 동안 정부가 잘못된 입장을 취해온 데 대한 책임도 면할 수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사법부가 국가의 최종적 대표권과 외교권을 갖는 나라'이고, '정부가 국가를 대표해 체결하고 국회가 비준동의한 조약도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는 미개국으로 전락했다'고 세계만방에 확인해주는 셈이죠."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supermoo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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