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1차 세계 대전 때 침몰된 배에서 고급 술 900병을 건져 횡재한 다이버들
[WIKI 프리즘] 1차 세계 대전 때 침몰된 배에서 고급 술 900병을 건져 횡재한 다이버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1-14 06:39:04
  • 최종수정 2019.11.13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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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X’ 팀원들이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 발트 해에서 발견된 귀한 술을 들어보이고 있다.(‘오션 X’ 제공)
‘오션 X’ 팀원들이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 발트 해에서 발견된 귀한 술을 들어보이고 있다.(‘오션 X’ 제공)

스웨덴의 다이빙 팀 ‘오션 X(Ocean X)’가 빚은 지 100년이 지난 코냑과 리큐어(달고 과일 향이 나기도 하는 독한 술)가 포함된 고급 술 900병을 발트 해에서 건져 올렸다. 이 고급술들을 수송 중이던 선박은 1917년 독일의 U보트에 의해 침몰되었었다. 그 결과 이 술들은 100년 이상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과학 뉴스 웹사이트인 ‘라이브 사이언스(livescience.com)’는 이 술들이 러시아 귀족을 위해 수송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어쩌면 황제 니콜라스 2세를 위한 화물이었을지도 모른다. 니콜라스 2세는 불과 1년 뒤 공산 정권에 의해 처형되게 된다.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된 베네딕틴 허벌 리큐어 15상자와 코냑 브랜디 50상자 분량의 이 술들은 지금도 마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트 해의 볕이 들지 않는 차가운 바다 환경 덕택에 이 술들은 놀라울 정도로 양호한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술들이 기대만큼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와 분석이 곧 이뤄질 예정이다.

비록 바다 속 기압 때문에 일부 술병들의 코르크 마개가 병 속으로 빠져버렸고, 일부는 침전물이 스며들기는 했어도 상당수의 술병들은 주석(朱錫)을 이용해서 완벽하게 봉인된 상태를 100년 동안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술들이 지금도 그대로 마셔도 될 뿐만 아니라 경매에 나가면 고가로 팔릴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 술들은 러시아와 황제를 위한 마지막 화물이었습니다.”

이번 원정을 이끌고 있는 ‘오션 X’의 창립자 피터 린드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화물 잔해에서는 독일산 피스톨이 한 정밖에 발견되지 않았지만, ‘카이로스 호’는 군수품을 밀수 중이었다는 의심을 살 만한 충분한 정황이 발견되었다(‘오션 X’ 제공)
화물 잔해에서는 독일산 피스톨이 한 정밖에 발견되지 않았지만, ‘카이로스 호’는 군수품을 밀수 중이었다는 의심을 살 만한 충분한 정황이 발견되었다(‘오션 X’ 제공)

침몰된 ‘카이로스(Kyros) 호’가 스웨덴 선박이라는 사실을 놀랍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스웨덴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중립국이었지만 독일과 러시아는 적대국 관계였다. 독일 해군은, 군수품을 싣고 러시아 항구로 가는 선박은 어느 것이나 침몰시키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독일군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이 배를 침몰시켰던 것이다.

“드디어 이 술들을 찾아냈을 때는 너무 황홀했습니다.”

‘오션 X’의 대변인 대니스 아스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역사적 보물을 건져 올리기까지 2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상당수 술병들은 양호한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우리는 모든 병들을 점검을 할 겁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카이로스 호’는 20세기 내내 어부들의 어망에 의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 선박은 1999년이 되어서야 발견되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드 하드만 사(De Haartman & Co)’의 코냑과 베네딕틴 허벌 리큐어 술병들이 77미터 깊이의 발트 해저에서 세상으로 올라왔다.

“이번 발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희귀한 코냑과 리큐어를 발견한 것뿐만 아니라 과거 제정 러시아 시대 역사의 일부도 함께 발굴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굴 팀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나 ‘카이로스 호’는 파티 용품을 러시아로 수송하는 일 말고도 밀수와 관련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오션 X’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침몰선에서 독일산 루거 피스톨과 총탄을 인양하는 다이버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로써 이 선박이 진짜로 군수품을 수송하고 있는 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한 건 이상이라면 이 배는 밀수와 연관되어있었을 겁니다. 군수품은 화물 목록에는 들어있지 않았거든요.”

‘오션 X’ 팀원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들려주었다.

화물 목록에는 이 배가 철강과 기계 부품을 수송 중이라고 표시돼있다. 아마도 러시아의 군수품이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출발해서 스웨덴을 거처 러시아로 향하는 항해 일정은 1916년 12월 출발하도록 되어있었으나 보스니아만의 불안한 얼음판들 때문에 1년이나 일정이 연기된 상태였다.

1917년 5월 19일 독일의 U보트는 알란드 해를 통과하고 있던 ‘카이로스 호’를 정선시켰다. 이 배를 수색한 U보트 사령관은 화약으로 배를 폭파하라는 치명적인 명령을 내렸다.

다행히도 승무원들은 다른 배로 옮겨졌으며, 스웨덴으로 무사히 귀환하도록 허락되었다.

다루기 까다로운 술병들을 안전하게 건져 올리기 위해 ‘오션 X’ 측은 ‘무선 조종 차량(ROV)’의 사용만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ROV는 해저 드론이나 마찬가지로 불투명한 시계(視界)에서는 최적의 장비에 해당한다.

침몰선이나 그 화물은 국제 해양 구조 규례의 저촉을 받는데, 이 규례에 따르면 누구나 자유로이 발굴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오션 X’의 창립자 피터 린드버그나 다이빙 팀은 과거에도 발굴에 성공해서 큰 수익을 올린 바가 있다.

1997년 이 팀은 러시아로 가다가 발트 해에서 침몰한 선박에서 거의 2,000병의 샴페인을 건져 올린 적이 있다. 당시 병당 경매가가 5,000~10,000달러에 달했으므로 충분히 수지가 맞는 사업에 속했었다.

이번 특별한 발굴도 수백만 달러의 잠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대의 베네딕틴(Benedictine) 상표는 현재의 ‘바카디(Bacardi)’ 상표와 맞먹을 정도로 귀한 상품에 해당한다. 또, ‘드 하드만 사(De Haartman & Co)’는 더 이상 술을 생산하지 않으므로 희소성에서 더욱 가치가 발할 수 있다.

“수집가들이 잘 알려진 브랜드의 빈티지 코냑을 좋아할지, 아니면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품이라 더 가치가 있을지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린드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수완이 뛰어난 다이버와 그의 회사는 기다리면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편, 1997년 샴페인 인양과 이번 ‘카이로스 호’ 화물 인양 결과 발트 해저에는 이제 더 이상 건져 올릴 술병들이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게 마지막 화물입니다.”

린드버그는 이렇게 확신했다.

하지만 ‘오션 X’는 가까운 시일 안에 니콜라스 2세의 현란한 ‘파베르제 달걀(Faberge Eggs)’ 발굴을 포함한 유망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파베르제 달걀(Faberge Eggs)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1885년 부활절에 황후 마리아 페오도로브나에게 선물하기 위해 당시 보석 세공 명장 칼 파베르제에게 제작을 명해 만든 차르 황실의 보물이다.

그리고 당장은 ‘발트 해의 미스터리(Baltic anomaly)’라는 오싹한 이름이 붙은, 2012년에 발견된 원형 수중 구조물이 린드버그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고 있다.

“금년 여름 우리는 인류 문명 초기의 정착지였을지도 모르는 신비한 구조물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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