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월호 유가족, '미필적 고의 살인' 박근혜 前 대통령 고소
[단독] 세월호 유가족, '미필적 고의 살인' 박근혜 前 대통령 고소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1-14 20:11:16
  • 최종수정 2019.11.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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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김장수·김관진·우병우·황교안도 고소 명단에
민변, 골든타임 2~3번 놓친 해경도 공동책임 있어
'전원 구조' 오보 낸 MBC·KBS·MBN은 '공무집행방해'
'유가족 모욕' 극우단체 인사들은 '전경련 배임 공범'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회원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회원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아 아이를 잃은 유가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 박 전 대통령은 참사 당일 구조가 가능했던 '골든 타임'에 어떠한 보고도 받지 않은 채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건 지난해 검찰 수사로 더는 의혹이 아닌 사실이 됐다. 아이를 떠나보낸 가족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단순 무능으로만 볼 수 없다며 검찰에 재수사를 촉구한다. 

1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원 13명으로 구성된 '세월호참사 국민 고소·고발대리인단'(단장 이정일 변호사)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안산지청장)에 제출 예정인 고소·고발장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죄목은 크게 세 가지다. 사고 당일 국가재난 상황을 통제하지 않았고(직무유기), 최초보고를 받아 재난 위험을 알고도 제때 필요한 구조 지시를 하지 않았으며(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진상규명을 위해 꾸려진 특별조사위원회가 강제해산되는 걸 묵인(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했다는 내용이다. 

대리인단은 박 전 대통령 말고도 참사 당시 정부와 청와대 소속으로 있으면서 검찰 수사가 필요한 인물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을 꼽았다. 14일 늦은 저녁까지 가족들과 피고소·고발인 명단을 취합한 대리인단은 15일 이들을 포함한 40명을 우선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가 발표한 참사 책임자 122명 중 이번 고소·고발 명단에 오르지 않은 나머지 인사들은 앞으로 있을 추가 고소·고발 때 전부 포함된다. 

대리인단이 고소·고발장을 통해 필요하다고 본 수사 방향과 대상은 ▲청와대·정부의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 방기 ▲해양경찰의 구조 방기 ▲특조위 강제해산 ▲언론사 전원 구조 오보 ▲극우 보수단체로 나뉜다. 

 

지난 2017년 11월 11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보고서 전체 제출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11월 11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연 기자회견에 참가한 사람들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보고서 전체 제출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제 아닌 VIP 보고에 매몰된 청와대

우선 참사 당일 재난 통제와 구조 지휘 의무가 있는 대통령과 정부 책임자들의 직무유기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부분이다. 김 전 비서실장은 참사 당일 오전 9시 19분쯤 YTN 보도를 통해 세월호 사고를 인지했지만 박 전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않아 직무유기가 성립한다고 대리인단은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 내부에 있는 국가위기상황실에서 상황을 통제하거나 국가위기평가회의를 주재하도록 권유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 부분은 김 전 실장에게도 적용된다. 

나아가 국가안보실장으로서 해양사고 위기관리 분야 '컨트롤타워'이던 김 전 실장에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수사도 필요하다고 대리인단은 주장한다. 사고 당일 오전 9시 20분쯤 김 전 실장은 국가안보상황실에서 핫라인을 통해 해양경찰로부터 현장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런데도 초동조치인 선내진입, 퇴선유도와 명령이 필요한지를 파악하지 않았다. 이같은 조치가 있었다면 희생자가 304명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대리인단의 자체 판단이다.

고소·고발장에서 청와대와 정부 책임자가 재난통제를 방기한 부분을 맡은 류하경 변호사는 <위키리크스한국>과 전화 통화에서 "직무유기를 정도가 너무 심해서 이 정도면 사람이 죽을 것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아무것도 안 한 셈이 돼서 대법원에서는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살인죄로 처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실 관할인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참사 당일 대통령 보고를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김 전 실장에게 구조방해죄까지 물어야 한다고 대리인단은 검토를 마쳤다. 센터 직원은 당일 9시 39분쯤 해경 본청상황실 관계자에게 "VIP(대통령) 보고 때문에 그런데 영상으로 받은 거 휴대전화로 보여줄 수 있나"고 말하는 등 여섯 차례에 걸쳐 현장 영상과 사진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선체에 가장 가까이 있던 123정에 타고 있단 김경일 정장과 승조원은 찍은 사진을 보내기 위해 인터넷 접수에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구조 지휘보다 보고가 우선이던 센터의 행위가 구난구호법 제44조에서 정한 '구조본부의 장이 행하는 수난 구호를 방해한 행위'라고 대리인단은 해석한다. 

대리인단은 구조구호를 넘어 검찰수사 영역에서까지 방해가 있다고 의심한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6월 5일 인천 연수구 해경 본청 압수수색에 나선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증거물 확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청와대와 해경 간 통화내용이 저장된 전산 서버를 수사팀이 확보하려 하자 당시 수사팀장인 윤대진 현 수원지검장에게 "꼭 압수해야겠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은 구체적으로 서버가 영장에 기재된 수색 범위인 본청 본관이 아닌 별관에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사팀은 밤 11시에 추가로 발부받은 영장을 통해 뒤늦게 서버를 확보했다. 대리인단은 영장 집행과 별도로 지연된 것 자체가 외압이라며 직권남용 혐의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고발장에 적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3일 28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3일 28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외압 행사 의혹' 우병우와 황교안

우 전 수석 쪽에서 "영장은 결국 집행됐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는 것과 다르게 자유한국당 대표인 황 전 장관은 기수범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황 전 장관은 김 123정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는 것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청법상 구체적 혐의는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해야 하는데도 김주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통해 대검 수사지휘라인인 조은석 당시 대검 형사부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는 곤란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조 부장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이선욱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이 손영배 대검 형사2과장에게 '우회 지휘'를 한 사실도 검찰 내부에선 공공연한 사실로 전해진다. 결국 김 123정장 긴급체포 당시 들어있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빠졌다가 어렵사리 기소 단계에서 포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만 우 전 수석과 황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건 쉽지 않다. 일부 유럽 국가와는 달리 우리 형법엔 수사방해죄가 없기 때문이다. 직권남용은 기본적으로 공직자에게 남용할 수 있는 직무권한이 법에 명시됐을 때 수사기관에서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민정수석은 검찰을 관할하면서도 수사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반면 수사지휘권이 있는 황 전 장관의 경우 수사지휘를 남용한 법무부 장관을 처벌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 현실적인 장애물이다. 현직에 남아있는 당시 법무부 참모들이 '사실인정' 증언이 필요하다는 점도 변수다. 하지만 대리인단은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들을 피고소·고발인으로 적시했다. 

 

지난 2017년 3월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 부근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선적된 세월호를 해양경찰 관계자들이 바락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3월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 부근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선적된 세월호를 해양경찰 관계자들이 바락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퇴선명령했다고 거짓말한 해경

대리인단은 현장 구조를 책임진 해경을 상대로도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은 다시 ▲목포해양경찰청서 서장과 상황실 관계자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청장과 상황실 관계자 ▲해경 청장과 상황실 관계자의 공동책임 부분과 B-511~513 헬기를 긴급구조에 활용하지 않은 부분으로 나뉜다. 광주고등법원은 2015년 7월 "해경지휘부나 사고 현장에 같이 출동한 해경들에게도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대리인단이 교신내역을 자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해경지휘부가 선내진입명령 또는 퇴선명령을 지시할 기회가 2~3번 있었다"고 잠정 결론 냈다. 더불어 대리인단은 어렵게 구조한 탑승객도 현장 지휘부 잘못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의심한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수현 전 서해해양경찰청장, 김문홍 전 목표해양경찰서장으로 이뤄진 해경지휘부가 긴급이송용 헬기에 탑승하면서 응급조치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병원까지는 헬기로 이동하면 20분 거리였다. 하지만 해경지휘부가 이 헬기를 이용하면서 구조 당시 맥박이 뛰던 고(故) 임경빈군은 함정에 태워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결국 사망했다. 대리인단은 지휘부를 포함한 해경 관계자 13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업무상 과실치사로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경이 구조를 방기한 결과를 속이려 한 점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대리인단은 지목한다. 123정에 탑승한 승조원들은 2014년 4월 28일 "방송장치로 '승객 여러분 바다에 뛰어내리십시오. 퇴선하십시오'를 수회 실시했다"라고 허위사실을 기자회견에서 공표한 배경엔 김석균 전 청장과 김 전 서장의 압력(직권남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이춘재 당시 해경 경비안전국장이 작성한 문건 '초동조치 및 수색구조 쟁점'에서 존재하지 않은 퇴선명령이 있다고 작성한 것 역시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대리인단은 강조한다. 김 전 서장은 직접 해경 지휘함인 3009함 항박일지에 "선장이 퇴선방송 실시" "대공 스피커로 퇴선방송 실시"라고 허위기재하기도 했다. 

세월호 특조위 해산 이후 사실상 '2기 특조위'로 활동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있으면서 목포신항에서 1년 6개월 넘게 세월호를 바라본 이정일 변호사는 "고소·고발장을 마지막까지 정리하면서 참여한 총인원수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5만4416명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이 변호사는 "가끔 피하고 싶을 때가 많다. 인연 따라 흘러가다 민변에선 세월호 TF, 선조위에선 사무처장으로 계속 있으면서 나중에는 세월호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사람이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가족들이 요구하는 것도 있지만 돌아가신 분들이 나를 필요한 게 아닌가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고백했다. 해경을 재수사 대상으로 올린 이유로는 "현장에서 절박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면 사고를 접수하자 마자 다른 건 다 무시하고 구조 업무에 전념해야 했다"면서 "해경 관계자들이 '나는 그때 어쩔 수 없었다' '내 할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면 '내 자식이 저런 상황에 부닥쳤을 때도 그럴까'라는 생각에 분노가 인다"고 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방해 혐의(직권남용)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왼쪽부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안종범 전 경제수석.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방해 혐의(직권남용)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왼쪽부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안종범 전 경제수석.

◇ 세월호 특조위 강제해산 맞춰 예산편성한 기재부도 책임

대리인단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강제해산도 그 배경을 수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조위 방해 혐의는 이미 서울동부지검이 지난해 3월 재판에 넘겼지만 당시 수사 대상은 엄밀히 말해 '활동 방해'로 한정됐고 적용된 죄목도 유죄 입증이 어려운 직권남용이었다. 1심 재판부인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민철기)는 지난 6월 25일 선고공판에서 "특조위가 여러 가지 이유로 별다른 성과 없이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피고인들의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에 새롭게 대리인단이 적용해달라고 요청하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51조는 특조위 위원 직무를 방해한 사람은 최대 징역 5년에 처해진다고 규정한다.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 활동 기간은 법 시행일인 2015년 1월 1일부터 최대 1년 6개월이다. 하지만 예산이 실제 집행된 건 그해 8월이었다. 대리인단은 "기획재정부가 법 시행일부터 1년이 된 2016년 6월 30일에 특조위가 활동을 종료하는 것으로 전제해 예산을 짜 사실상 강제해산 의도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산집행이 늦게 될 것을 알면서도 예산편성 기간을 짧게 잡아 특조위를 '식물기관'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 부분 피고소·고발인으로는 김영석·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최경환·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포함됐으며 모두 10명이다. 

민변 '세월호 TF' 소속으로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재판 내용을 수기로 기록했고 이번 고소·고발 작성에도 이 부분을 담당한 서채완 변호사는 "참사 이후 계속 '가족으로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고 또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가'를 고민했다"며 그간 '세월호'를 손에서 털어놓을 수 없던 소회를 털어놨다. 

서 변호사는 "5년이 넘는 기간 피해자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조차 국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건 국가가 또다시 비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가가 제대로 역할을 안 했을 때 피해자는 평생 한을 품고 살 수밖에 없다. '하늘에 있는 친구들이 가족들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계속 광장에서 고통 속에 살아가는 걸 원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국가가 역할을 다하지 않은 부분도 참사 원인과 함께 진상규명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사의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를 지적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지난 4월 14일자 방송 갈무리.
자사의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를 지적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지난 4월 14일자 방송 갈무리.

◇ '전원 구조' 오보 낸 KBS·MBC·MBN 

재난 상황엔 정부뿐 아니라 언론에도 책임이 있는 만큼 대리인단은 "학생과 교사 전원 구조됐다"고 보도한 KBS·MBC·MBN 역시 피고소·고발 대상으로 적시했다. 여기엔 진실 보도 의무가 있는 언론이 구체적 근거 없이 전원 구조했다고 잘못 보도한 것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라는 해석이 깔렸다. 형법상 '위계'란 상대방에게 착각을 일으켜 그 점이 이용되면 성립한다. 실제 당시 청와대는 "오전 11시쯤 전원 구조를 알린 오보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고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대리인단은 추가로 오보 자체가 거짓이란 점에서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MBC의 경우 현장 기자들이 "전원 구조는 오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국에 여러 차례 보고했다는 점에서 대리인단은 보도국장·보도본부장 이상만 고발하기로 했다. 대리인단은 이번 고소·고발로 언론의 자유를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사 이후 언론계가 자성 차원에서 정한 '재난 보도 준칙' 중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 원칙'을 참고했다고 한다. 

언론 부분을 맡은 오민애 변호사는 "가족에게 다 구조됐다고 희망을 줬다가 참사로 드러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결과는 너무 컸는데 아무도 책임진 사람이 없었다"며 "오보로 인한 공무집행방해 언론인 처벌은 전례가 없어 처벌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지만 가족에게 사과한 언론사가 없기 때문에 오보 경위가 밝혀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소·고발 배경을 소개했다.  

 

지난 2017년 9월 25일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주옥순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9월 25일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주옥순 대한민국엄마부대봉사단 대표. [사진=연합뉴스]

◇ 유가족 모욕한 극우단체는 '전경련 배임 공범'

아이 잃은 가족에게 말로써 '2차 가해'를 준 극우 성향 시민단체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본 대상이다. 다만 말을 처벌하는 명예훼손은 고소 기간이 지났다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행위를 적용한 게 눈에 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전국경제인연합으로부터 총 5억 2300만원을 지원받았다. 대한민국엄마부대봉사단 역시 전경련 후원을 받았다. 대리인단은 전경련이 설립 취지와 무관한 지원을 했다는 점에서 배임이 성립한다고 보고 이들 단체를 공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때문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함께 심인섭 어버이연합 회장, 주옥순(사진) 엄마부대 대표가 함께 피고소·고발인 명단에 올랐다. 

대리인단은 15일 특수단 사무실을 꾸린 서울고검 청사를 방문해 고소·고발장장을 제출한다.  

다음은 대리인단이 밝힌 피고소·고발인 40명이다. 

▶청와대·정부의 재난통제 방기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해양경찰의 구조 방기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이춘재 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김수현 전 서해해양경찰청장
유연식 전 서해해양경찰청장 상황담당관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조형곤 전 목포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
김경일 전 123정장
양회철 참사 당시 B-511 헬기 기장
권재전 참사 당시 B-512 헬기 기장
고영주 참사 당시 B-513 헬기 기장
강두성 참사 당시 해경초계기 CN235-B703 기장
이교민 참사 당시 해경초계기 CN235-B703 부기장
이재두 참사 당시 3009함 함장
최상환 참사 당시 해양경찰청 차장
고명석 참사 당시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특조위 강제해산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
연영진 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김남규 전 특조위 설립준비팀장
박근혜 전 대통령(중복)
황교안 전 국무총리(중복)
성명 불상 정무직 공무원
성명 불상 일반직 공무원

▶언론사 전원 구조 오보 
안광환 참사 당시 MBC 사장
박상후 참사 당시 MBC 전국부장
김장겸 참사 당시 MBC 보두국장
이진숙 참사 당시 MBC 보도본부장
길환영 참사 당시 KBS 사장
김시곤 참사 당시 KBS 보도국장
장승준 참사 당시 MBN 대표이사
이동원 참사 당시 MBN 보도국장

▲전경련의 극우 보수단체 지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심인섭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회장
주옥순 대한민국엄마부대봉사단 대표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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