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한 분위기 속' 한일·한미일 국방장관회담 종료
'냉담한 분위기 속' 한일·한미일 국방장관회담 종료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11.17 13:25
  • 수정 2019.11.17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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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방장관이 17일 태국 방콕에서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시한 종료 닷새를 앞두고 회담을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전 10시5분(현지시간)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만나 지소미아 등 한일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국방장관의 대좌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방침 이후 처음이며,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초계기 사태' 해결을 위한 만남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정 장관은 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외무대신으로 있다가 이렇게 활약을 하면서 우리 언론에는 많이 알려졌다. 굉장히 친근감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본은 대한민국과 가장 강한 우방으로 경제 사회 문화 여러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관계가 침체되어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앞으로 양국 발전을 위해 국방부 간 협력을 통해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고노 방위상은 "이번에 방위대신으로 취임하고 처음으로 정 장관과 회담을 해서 기쁘다"며 "지난번에 이낙연 총리께서 (일왕 즉위식에) 참석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 환경이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일-한, 일-한-미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한 사이에서는 여러 과제들이 발생해 양국 관계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한 간의 문제, 북한 정세 등 앞으로 일-한 교류 협력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회담 시작 전 5초가량 무표정으로 서서 가볍게 악수를 했다. 이후 자리에 앉자마자 각각 테이블 위에 놓인 컵에 물을 따라 마셨다. 지소미아 문제 등으로 첨예하고 대립한 상황에서 만난 두 사람이 '타는 목'부터 축인 것이다.

고노 방위상은 5분이나 늦게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인가', '회담을 낙관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정 장관은 '양측에 변화 기류가 있느냐'고 묻자 "없어, 없어"라고 답해 회담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방콕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사진=연합뉴스 제공]
방콕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사진=연합뉴스 제공]

한일 국방장관회담에 이어 오후 1시35분(현지시간)부터 1시간가량 정 장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방위상이 참석하는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린다. 한국이 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방침을 발표한 이후 한미일 국방장관도 처음 한자리에 모인다.

방콕에서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한일 및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지소미아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 시한이 만료되므로, 이번 방콕의 한일 및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일본의 태도 변화 가능성 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예정대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하기 위해선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철회가 먼저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일본 정부도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을 아직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방콕 연쇄 회담에서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에스퍼 장관 등과의 면담에서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청와대는 밝힌 바 있다.

정 장관도 30여분으로 예정된 이번 회담에서 이런 정부의 입장을 거듭 밝히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본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아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도 평행선을 달리지 않겠느냐"고 말해 회담 전망을 낙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예방한 미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 예방한 미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는 한국 요구와 관련한 대처 방침을 논의한 회의에서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의 이해도 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날 오후에 열리는 한미일 3자 국방장관회담도 관심을 끈다.

미국이 서울에서 15일 열린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상호 입장차만 확인했던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이후 일본 측에 적극적인 중재를 했는지 주목돼서다.

반면, 3자 국방장관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오히려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SCM 회의에서 미국이 일본에 대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에스퍼 장관에게 당부한 만큼 이번 3자회담에서 미측이 일종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3자회담에서는 또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 등이 강조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 본회의 연설 등을 통해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과 노력을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및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중국, 태국 등과도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ADMM-Plus의 18개 참가국의 국방부 장관들은 '지속 가능한 안보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역내 안보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leegy06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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