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방불케 하는 홍콩 시위 현장…차량 돌진에 중국군 막사 인근서 실탄 쏴
'전쟁터' 방불케 하는 홍콩 시위 현장…차량 돌진에 중국군 막사 인근서 실탄 쏴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11.18 06:40
  • 수정 2019.11.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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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타는 경찰 장갑차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타는 경찰 장갑차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 사태에 '최후통첩'을 했지만,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24주째 주말시위에서도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홍콩이공대에서 '음향 대포'까지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경찰 총수까지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 1명은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았다. 경찰 장갑차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에 타기도 했다.

이날 밤 시위대가 차량을 몰고 경찰에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실탄을 쏴 이를 저지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살상용 무기를 계속 사용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에 투입돼 청소 작업을 벌인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인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 한정(韓正) 부총리 등이 홍콩 인근 선전(深천<土+川>)에서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17일 충돌은 오전 10시 무렵 중년층 위주의 정부 지지자 100여 명이 훙함 지역에 있는 홍콩이공대 부근 도로 교차로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벌어졌다.

이에 시위대 수십 명이 캠퍼스에서 몰려나와 정부 지지자들에게 청소 작업 중단을 요구하며 벽돌을 던졌고, 곧바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청소작업을 하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수차례 발사했다. 시위대도 돌, 화염병 등을 던지며 이에 맞섰다.

현재 이공대 안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머무르고 있으며, 곳곳에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이들은 유서를 쓰고 남아 있으며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오후 들어 충돌은 더욱 격렬해져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파란색의 거센 물줄기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물에 파란색 염료를 섞은 것은 물대포에 맞은 시위대를 쉽게 식별해 체포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처음으로 등장해 사용됐다.

2009년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시위 진압 때 첫 등장한 음향 대포는 최대 500m 거리에서 150dB 안팎의 음파를 쏜다. 음향 대포에 맞은 상대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고 한다.

다만 홍콩 경찰은 LARD가 무기가 아닌, 경고방송용 장치라고 주장했다.

경찰 특공대가 장갑차 위에서 소총으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등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돌 등을 던지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을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시위대는 활까지 동원했는데, 시위대가 쏜 화살에 공보 담당 경찰 한 명이 왼쪽 종아리를 맞았다.

지난 6월 초 시위 사태가 시작된 후 홍콩 경찰이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기는 처음이다.

다친 경찰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경찰은 "시위대가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가 던진 강철 공에 시위 진압 경찰이 맞기도 했다.


더구나 충돌 현장 인근에는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막사까지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지난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날 시위 현장 인근의 인민해방군 막사에서는 중국군 병사가 총에 대검을 꽂은 채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병사는 시위 현장에서 날라오는 최루탄 연기 때문에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 밤 9시 30분 경찰은 응급 구조요원과 언론인을 포함해 이공대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떠날 것을 명령하고, 이에 불응하는 사람은 무조건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밤 10시 20분 무렵 시위대로 추정되는 시민이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실탄 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고, 차량 운전자는 유턴한 후 도주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화염병, 활, 차량 등 살상용 무기로 공격을 계속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충돌이 격화하자 홍콩 야당 의원 7명은 이공대로 와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이공대 내 대규모 검거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홍콩 시민 수천 명은 카오룽, 침사추이 등에서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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