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재성장률 평균 6%대…5년간 은행업 순이익 평균 24%↑
주요 은행들이 '우물 안 개구리'식의 국내 영업에서 탈피하고 해외 시장 활로 모색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국내 시장 경쟁 심화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해지며 새로운 수익 기반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은행들이 글로벌 진출을 주요 화두로 꼽고 있는 가운데 올 3분기 해외 법인 성적표와 사업 진출 내용, 현지 시장 전망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 신한·우리은행, 3분기 베트남 현지법인 순이익 각각 943억원·102억원
주요 은행들이 해외 주요 거점 중 하나로 베트남을 주목하며 현지법인과 지점 설립 등 앞 다퉈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가장 선제적으로 2009년 11월 신한베트남은행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 3분기 기준 외국계 은행 중 최다 채널인 36개 지점을 보유 중이며, 내년 4~5개를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현지 고객 중심 영업을 통해 총거래고객 130만명, 메인고객 40만명 수준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여신·수신 상품을 통한 기업·소매금융, 신용카드 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텍스(E-Tax)와 펌(Firm) 뱅킹 서비스 등의 활성화를 통해 현지은행과 경쟁뿐 아니라 한국계 타 은행과의 차별화를 확대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금융투자와 신한DS,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의 컨드리 헤드 제도(신한은행 법인장이 총괄)를 통해 시너지 확대 전략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1월 리테일 영업 확대를 위해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을 설립했으며, 총 11곳의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수신·여신·외환·수출입 업무와 방카슈랑스 업무 제휴를 통한 영업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17년 9월 신용카드 업무도 개시해 영업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 말까지 사이공, 빈푹지점 개설을 완료하고 2021년까지 20개 이상의 영업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지난 7월 도입한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 개인신용평가 모형 기반 베트남 특화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3월 중에는 본격적인 수탁업무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기준 신한베트남은행은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한 943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17년말 호주계 은행 ANZ의 베트남 리테일(소매금융) 부문 인수 후 매년 20%대의 순이익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베트남우리은행은 순이익이 32.8% 증가한 102억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15일 베트남에 비엔화지점을 추가로 개설하며 총 11개 현지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지점 확대와 영업 강화로 순이익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베트남 경재성장률 평균 6%대…5년간 은행업 순이익 평균 24%↑
KEB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베트남 현지 은행 지분을 인수했으며, 지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은 베트남에 지점만 진출해 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베트남 현지 은행업무 확대를 위해 베트남 국영 은행 BIDV의 지분 1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베트남에서 국내은행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로 향후 신남방 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각 지점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하노이지점과 호치민지점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계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의 마케팅을 통해 우량기업 대출을 증대할 계획이다. 또 신규 외환거래고객 발굴과 외환 비즈(Biz)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증대를 추진 중이다. 디지털을 활용해 인터넷뱅킹 실용성 강화와 모바일 앱(App)도입을 통한 리테일 고객 기반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이 밖에 베트남에서 기업은행은 2008년 3월에 호치민지점, 2013년 11월에 하노이지점, 농협은행은 2016년 12월 하노이지점을 각각 개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베트남은 매년 6%대의 평균 경제성장률과 약 95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반면, 은행 이용률은 낮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5년간 베트남 은행업의 여신 평균 성장률은 16%, 순이익 평균 성장률은 24%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정부가 신남방국가 경제 협력 강화에 나서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본사를 잇는 금융서비스가 요구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제조업 수출 증가에 따른 높은 경제성장과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에 따른 안정적인 성장이 예측되는 시장"이라며 "국영 상업은행 중심의 편중된 구조에서 향후 소매 금융 성장 여지 또한 큰 시장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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