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 대선 풍향계] 오바마 “미국민들은 급진적 개혁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바란다”
[2020 미국 대선 풍향계] 오바마 “미국민들은 급진적 개혁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바란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1-19 06:50:30
  • 최종수정 2019.11.19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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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민주당 대통령의 중도·좌파적인 발언에 저마다 다르게 반응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주자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펜실베니아 등 6개 경합지역 여론조사에서 존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펜실베니아 등 6개 경합지역 여론조사에서 존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미국민들은 정치적으로 너무 좌편향적인 정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민주당의 대통령 출마자들이 저마다 다른 반응들을 내놓았다고, 18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BBC는 그동안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 대해 말을 아끼던 오바마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정책을 추구하는 후보들에게 경고성 멘트를 던졌다며, 정치적으로 중도주의(moderate)로 분류되는 그가 ‘보통의 미국인’이라면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찢어발겨지는 상황’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출마 후보들이, ‘미국민들은 정치적으로 너무 좌편향을 바라지 않는다’는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말에 대해 저마다 다른 반응들을 내놓았다.

지난주 토요일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모처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두고 한 발언이 화두로 떠오른 날이었다.

오바마의 발언을 두고 어떤 후보들은 화합을 강조했는가 하면 다른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책 아젠다를 고수했다.

현재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는 거의 20명이 뛰어든 상태로, 내년에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어떻게 싸우는 것이 최선인지를 두고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보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기금 모금 행사에서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정책을 추구하는 후보들에게 경고성 멘트를 던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중도주의(moderate)로 분류되고 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했던 오바마는 ‘보통의 미국인’이라면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찢어발겨지는 상황’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직도 개선을 바라지,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나라가 아닙니다.”

오바마는 금요일 돈 많은 기부자들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는 후보가 18명이나 난립한 대통령 후보 경선을 두고 지금까지 오바마가 언급한 가장 민감한 발언에 속한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이나 버니 샌더스가 후보군들 중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오바마는 아직까지 어느 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의 발언에 대한 각 후보들의 반응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들 중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사람은 없지만, 버니 샌더스는 자신의 정책을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스페인어 TV 네트워크인 ‘유니비전(Univision)’이 중계한 행사 중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유권자들은 구조적인 변화 자체는 바라지 않는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가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와 진보주의자라고 설명한 버니 샌더스는 웃음을 머금고, “음, 그것은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찢어발겨지는 상황’이라는 말의 본질적 의도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아젠다는 대다수 근로 대중에게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올려야한다고 말할 때 저는 시스템을 찢어발기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명의 좌편향 선두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훨씬 더 유화적인 톤으로 접근했다. 그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의료보험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법(The Affordable Care Act)’을 찬양했다.

“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워런은 아이오와 주에서 있은 선거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의료보험으로 가는 길을 이끌었으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수천만 미국인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뉴저지 주의 상원의원인 코리 부커는 민주당이 내부의 소소한 말다툼보다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를 찢어발기는 인위적인 싸움을 당장 중지해야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의 염려와는 다르게 전직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장이었던 훌리안 카스트로는, 정치적 스탠스를 떠나서 민주당의 어떤 후보가 나와도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가에 대한 그들의 미래 비전이 도널드 트럼프보다 훨씬 뛰어나고 인기를 끌 겁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속내를 살짝 드러낸 오바마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0년 대통령 후보에 나가려는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 큰 틀에서는 적극적으로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그는 눈길이 덜 가는 자리에서 자신의 속내를 어느 정도 드러냈다.

샌더는 정치 혁명을 역설하고 있으며, 워런은 대대적인 시스템 변화를 부르짖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러한 공격적인 언사들이 내년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는 데 필요한 중도적 유권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암시했을 때 그는 분명 이 두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오바마의 이러한 발언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비록 보수적 반대파들에게는 급진 사회주의자라고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오바마는 실용주의적인 중도 노선으로 국가를 통치했었다.

오바마의 이러한 중용적 노선은 민주당 내 진보주의자들을 화나게 했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그들은 오바마가 자기들 편이라고 여겼었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근본적인 구조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에는 엘리자베스 워런이과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면서 오바마가 간접적으로 훈수를 두는 모습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미국 민주당 내의 중도·좌파 계열은 잠재적인 폭발력을 지닌 매우 큰 세력이다. 오바마는 어느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어느 한 세력을 편 들 수는 있다.

한편, 후보 경선에 뛰어들지 않은 다른 인사들은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매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측근이기도 했던 피터 다우는 트윗을 통해 “‘미국인들이 좌편향이지 않고 중도적’이라는 말은 근본적으로 우편향 선전 매체들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피터 다우는 또 이후 트윗에 ‘너무좌편향(#TooFarLeft)’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는데, 이는 다른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오바마의 발언에 반대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은,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 어느 후보가 트럼프와 겨루게 될지를 결정하는 주별 선거의 최초 실시일이 내년 2월 아이오와에서 예정된 가운데 판세는 아직도 유동적이다.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 시장인 피트 부티지지가 최근 아이오와 주 민주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 하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 있는 온건파 조 바이든이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경우 후발 주자들을 이끌어들이면서 트럼프와 힘든 싸움을 하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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