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 시현 '강자'만 남는다...또 다시 "'면세 시장 재편' 가시화'"
'규모의 경제' 시현 '강자'만 남는다...또 다시 "'면세 시장 재편' 가시화'"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11.19 17:55
  • 수정 2019.11.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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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어 두산 잇따른 '특허 반납'...업계 일각 "올 것 왔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경쟁심화로 인한 국내 면세시장 재편이 가시화하고 있다. 30년만에 또 다시 면세 강자 위주로 시장이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점포 증가로 대대적인 '적자생존' 원칙이 시장에 가혹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업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현대백화점면세점만 응찰한 것을 두고 업계는 "현대백화점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적자가 예상되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까지 덩치를 키우려면 무조건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멈춰서는 순간 남는 선택은 업을 접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이를 '면세업 숙명'으로 보고 있다.   

19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입찰 참가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기존 강남 무역센터점과 동대문 두타면세점 2개 점포를 운영하게 되면 수익성 개선과 함께 영업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명품 유치나 입점 물품 공급 단가 등 업계 협상에서 덩치는 곧 생존이다. 이같은 덩치 키우기에 실패한 한화나 두산은 모두 사업을 접었고 덩치를 키우는 것이 태생적으로 힘든 중소·중견면세점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 이어 지난 달 29일 두산마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면세사업을 접으면서 롯데·신라 기존 양강, 신세계 등을 제외한 업계 일각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017년 3월 사드발 보복성 중국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제한 조치로 국내 면세시장이 위기를 맞기 전부터 중소·중견면세업계와 SM 하나투어, 한화, HDC신라, 두산과 신세계 신규 면세점들은 시내면세점 수 확대는 곧 공멸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당초 서울 시내면세점이 2015년 이후 1~3차 면세대전을 거쳐 기존 6개에서 13개까지 늘어나는 과정에서 생존 각축장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커녕 출혈 경쟁으로 기존 시장마저 망가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3대 명품을 비롯해 브랜드 유치부터 국내 기업간 경쟁이 되면서 브랜드 협상력마저 약화돼 업계 수익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무엇보다 이듬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드발 중국 보복 조치로 국내 면세시장은 만신창이가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보복 조치로 인한 국내 면세시장 타격은 한한령이 풀린다하더라도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라고까지 했다.  

실제 따이공으로 왜곡된 기형적인 시장에서 현재 국내 면세업계 경쟁은 업계 발전을 위한 건전한 경쟁이 아닌 수수료 경쟁, 소모전이 돼가고 있다. 

올해 2조5000억원대까지 바라보는 국내 면세시장이지만 업계는 따이공 수수료 경쟁으로 '속 빈 강정'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현대백화점만 응찰한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건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이번 입찰에 면세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면세 빅 3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와 신라는 "서울 시내 면세시장은 포화 상태인 데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안 들어오는 상태"라며 "결국 쪼개 먹기식이라 사업장을 늘리는 의미가 없다. 오히려 수수료 경쟁만 올릴 것이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허 남발로 서울시내 면세점수가 2배 이상 급증했고 결국 실질적인 성장 없이 분배만 가속화해 수익성만 악화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따이공 주도 시장에서는 신규로 면세점을 하나 열 때 수익보다 오히려 열지 않았을 때 수익이 더 낫다고 봤다는 것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신규 매장을 3개나 연 데다 시내면세점 특허가 해마다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올해 무리해서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보다 조만간 예정된 인천공항 입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뿐만 아니라 업계는 입찰 공고만 기다리고 있다.

시내면세점 매출 비중은 전체 면세시장 3분의 2 가량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은 시내면세점과 달리 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내국인 비중이 높다. 유커가 빠지고 외국인 관광객 부침이 심한 현재로서는 내국인 비중이 높은 공항 면세점 가치가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업계는 시내면세점에서 돈을 벌어 공항 출국장 면세점에 들이붓는 경영을 해왔다. 그만큼 상징성을 높게 사온 것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면 구매력과 상징성이 가져다주는 이득이 더 크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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