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사라져가는 향토민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 우리의 소리 들어보니...
[현장르포] 사라져가는 향토민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 우리의 소리 들어보니...
  • 최종원 기자
  • 승인 2019.11.21 16:54
  • 수정 2019.11.2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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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 21일(목) 개관식… 박원순 시장, 유물기증자 등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향토민요’ 음원 2만여 곡, 악기‧음반 등 5,700여 점 아카이빙
창덕궁 앞 한옥건물(1,385㎡)에 음원‧영상감상실, 상설전시실, 아카이브 등 구성
인터렉티브 영상, 3D 모형 등 첨단기법 활용한 ‘소리 전시’로 보고 듣는 박물관
창덕궁 앞에 위치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전경. [사진=서울특별시 제공]
창덕궁 앞에 위치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전경. [사진=서울특별시 제공]

# 허름한 초가집 안에서 베를 짜며 흥얼거리는 아낙네들의 소리, 소를 몰고 논과 들로 이동하며 불렀던 초동들의 소리,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퍼하며 마음을 달래는 애절한 소리, 동네 앞마당에서 떠들썩하게 놀고 있는 활기찬 아이들의 소리, 바다에서 물고기가 많이 낚이기를 바라며 불렀던 염원의 소리까지.

서울시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향토민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종로구 와룡동 5-9)을 21일(목) 개관한다.

‘향토민요’는 일정한 지역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다. 전문 소리꾼이 부르는 ‘통속민요’와 달리, 민중들의 입을 통해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의 삶과 정서는 물론 언어적 특징까지 고스란히 담겨있어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지역 특유의 정서와 소박한 특징을 엿볼 수 있어 민중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사라져가는 전국 각지의 ‘향토민요’ 음원 2만 곡을 수집아카이빙, 시민 누구나 듣고 보고 경험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이중 2천여 곡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문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릴 재생기, 옛 음악교과서,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LP음반, 공연의상 같은 실물작품 5,700여 점도 보존되어 있다.

2만개 음원은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서 전국 900여 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채록한 18,000여 곡을 비롯해 무형문화재와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시는 ㈜문화방송과 작년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 수집한 향토민요와 당시 사용된 녹음장비, 답사노트 등 관련자료 일체를 무상기증 받았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서울 도심 돈화문로에 자리하고 있다. 지상 1층~지하 2층(연면적 1,385㎡)에 ▷음원감상실(1층) ▷상설전시실(지하1층) ▷영상감상실(지하2층) ▷우리소리 아카이브(1층 별채)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에 오면 우리의 소리를 즐겁게 게임으로 즐기는 ‘장단의 달인’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최종원 기자]
박물관에 오면 우리의 소리를 즐겁게 게임으로 즐기는 ‘장단의 달인’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최종원 기자]

기자가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우리소리박물관을 찾았다. 창덕궁 앞이라는 최상의 부지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소리박물관은, 고풍스런 한옥으로 돼있어 근처 북촌한옥마을을 연상케 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1층에 고급 카페 같은 '음원감상실'이 있었다.

‘음원감상실’에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팔도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곳에서는 작곡가도 모르고 악보도 없이 오랜 세월을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노랫자락을 들으며 노동과 놀이, 장례 같은 민중의 삶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첨단기법으로 현장감 있게 향토민요를 보고 듣는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집, 강과 바다, 논과 밭, 장례 같이 향토민요가 불렸던 장소를 3D모형, 착시 애니메이션 인형(조이트로프) 같은 장치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인물별 노래도 감상할 수 있다. 장치 앞에 마련된 나팔관이나 헤드셋에 귀를 기울이면 멸치잡이 어민, 나무꾼 등 선조들이 부른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우리의 소리를 즐겁게 게임으로 즐기는 ‘장단의 달인’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에는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과 양 옆의 고음질 음향시스템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안락한 빈백체어에 누워 우리의 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종원 기자]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종원 기자]

1층 별채에 마련된 ‘우리소리 아카이브’는 2만여 곡의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보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전시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소리들을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 후 들어볼 수 있고, 심화학습을 위한 서적, CD플레이어도 마련되어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인근에는 앞서 지난 '16년 국악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연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서울시는 궁중음악 중심의 국악당과 서민음악인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우리 전통음악을 조화롭고 균형있게 보존계승하는 공간인 ‘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3~4년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기증받은 채집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증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앞으로 우리의 소리를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는 “외국인과 청소년을 위해 그럴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며 “차후 관계자들과 의논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7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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