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없다' 비판에... "투자할 자금 충분치 않다" 토로
[WIKI 인사이드]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없다' 비판에... "투자할 자금 충분치 않다" 토로
  • 최종원 기자
  • 승인 2019.12.04 19:34
  • 수정 2019.12.0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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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콘텐츠 의존도 높아 차별성 찾기 어려워
웨이브, "자체 투자 지상파 드라마도 오리지널 콘텐츠"
전문가, “독자 콘텐츠 없이는 넷플릭스 대항 불가”
웨이브 홈페이지 [홈피 캡쳐]
웨이브 홈페이지 [홈피 캡쳐]

지난 9월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SK텔레콤이 연합해 출범시킨 온라인 동영상(OTT) 서비스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웨이브 측은 ‘선 안정화, 후 투자’ 방침을 분명히 했다.

‘넷플릭스’에 대항할 토종 OTT 서비스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범한 웨이브가 서비스를 개시한 지 3개월여가 흘렀다. 이 기간 동안 웨이브 이용자들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재에 대해 지속적인 실망감을 표명하고 있다. 지상파 3사 콘텐츠의 대부분을 시청할 수 있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어 종전 지상파 다시보기 서비스와의 차이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웨이브 이용자 이민호(24)씨는 "프로모션에 이끌려 가입을 했는데 평상시 TV를 잘 보지 않아 웨이브에서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많지 않다"며 "다시보기 서비스는 이전에도 많았다는 점에서 웨이브만의 매력을 찾지 못해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 재학 중인 윤모(26)씨는 "넷플릭스의 성공에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큰 몫을 했는데, 웨이브는 지상파3사 콘텐츠 의존도가 높아 차별화된 OTT 서비스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용자 충성도를 끌어오지 못하는 OTT 서비스는 시장에서 외면될 것"이라며 "(웨이브가) 지상파3사 콘텐츠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다면 다국적 기업과의 OTT 시장 싸움에서 결코 우위를 선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용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웨이브에서는 별다른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보다는 서비스의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방송사 콘텐츠만으로도 서비스 초기 이용자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웨이브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내부와 서비스의 안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며 “오리지널 콘텐츠 공략도 중요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사활을 걸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방송 3사에 지불하는 콘텐츠 사용료와 회사 운영 자금을 제외하면 넷플릭스 수준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현 상황을 토로했다.

물론 웨이브는 출범 당시 밝힌데로 올해 KBS2 미니시리즈 '조선로코-녹두전'에 1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내년에만 500억원을 콘텐츠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진정한 의미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닌 지상파 3사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투자’ 개념일 개연성이 높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웨이브는 일반인들의 시각과 달리 조선로코-녹두전이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웨이브의 관계자는 “조선로코-녹두전은 KBS에서 방영되기는 했지만 다른 OTT 서비스에는 공급되지 않았다”며, “OTT의 관점에서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A교수는 "미국은 아마존 프라임, 넷플릭스와 같은 비미디어 기업에서 OTT 산업이 태동했지만 우리나라는 통신사, 방송사업자 등 기존 미디어 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OTT 사업자의 독자적 콘텐츠 제작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A교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특정 OTT만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의미하는 만큼 방송사가 저작권을 가진 콘텐츠는 OTT 업체의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볼 수 없다"며 "국내에서 론칭한 OTT 서비스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보다 ‘코드 커팅(Cord-cutting)’의 기세가 약하다는 점도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요인의 하나로 꼽는다.

코드 커팅은 유료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나 OTT로 갈아타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은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편이라 방송을 해지하고 넷플릭스만 쓰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저렴한 유료방송 요금으로 인해 OTT 시장의 힘이 떨어진다.

A 교수는 "미국도 지상파나 유료방송 사업자가 OTT 서비스를 론칭했다면 코드 커팅이 덜했을 것"이라며 "국내 OTT 시장을 유료방송 사업자와 통신사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코드 커팅이 약하다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 없는 OTT 서비스로 넷플릭스에 대항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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