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 "강요 의한 수동적 지원" vs "천문학적 이익 얻은 뇌물" 주장 팽팽
이재용 파기환송심, "강요 의한 수동적 지원" vs "천문학적 이익 얻은 뇌물" 주장 팽팽
  • 정예린 기자
  • 기사승인 2019-12-07 00:13:17
  • 최종수정 2019.12.06 2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통령 요구에 마지못해 지원할 수밖에 없어"
특검, 징역 10년 8월~16년 5월 양형 제시
재판부 '추후 권력자 요구에 응하지 않을 삼성 방안' 요청
손경식 CJ 회장 증인 채택…내년 1월 17일 증인신문
6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국가농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6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양형 판단 심리로 열린 3차 공판기일에서도 뇌물공여 혐의는 대통령의 요구에 의한 수동적 지원이라는 주장을 재차 피력했다. 또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주장과 달리 현안에 대한 청탁이나 이로 인한 특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했다. 

오후 1시 30분께 차량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오늘 양형 판단 기일인데 어떤 말을 준비했나', '재판 전 할 말이 있는지', '증인이 채택될 것이라고 보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재판장으로 곧장 향했다.

재판 시작 전 준비한 PPT 자료를 살펴보며 변호인단과 적극 의견을 교환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지난 2차 공판과 달리 이 부회장은 차분한 모습으로 3차 공판에 임했다. 

이날 변호인단은 “특검이 이 사건을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결합이라면서 피고인들이 대통령과 대등한 지위에 있거나 동등한 책임이 있는 것처럼 덧씌우고 있다”며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구한건 일부에 불과할 뿐 삼성 사건도 여러 기업사건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논거로 변호인단은 현대자동차, 롯데그룹, SK그룹 등의 사건을 언급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동일 수법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최 씨가 관련 업체를 설립한 후 업체소개서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기업 총수와의 단독 면담 등을 통해 이 업체에 지원해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해 기업들이 마지못해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4년 최 씨의 남편이 설립한 KD코퍼레이션을 통해 11억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한 것, 그리고 2016년 광고수주 명목으로 지원을 받기 위해 최 씨가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에 69억원 상당의 광고를 발주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변호인단은 “KD코퍼레이션은 기존에 구매하던 품목이 아니었을뿐만 아니라 입찰, 품질평가, 적합성 평가 등이 모두 생략됐고, 플레이그라운드도 이미 확정된 광고대행사를 배제하면서까지 선정했다”며 “그러나 이례적인 지원이 이뤄졌다는 것은 뇌물공여 의사가 있었음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의 요구로 수동적 경위에 의해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6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6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특검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이 최소 비용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삼성그룹의 조직적 ‘승계 작업’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또한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됐으며, 합법적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천문학적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10년 8월에서 16년 5월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번 사건을 이 부회장의 개인 현안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승계라는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뇌물을 제공해 죄질이 나쁘다는 특검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검은 모바일 헬스케어,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등 명백한 그룹의 현안조차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관련이 있고, 이 부회장이 총수라는 이유로 개인 현안이라 주장한다”며 “이런 논리라면 어느 기업의 현안이라도 모두 총수의 개인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특검 주장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호소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뇌물공여 혐의가 수동적 지원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건을 언급했다. 당시 검찰과 법원은 롯데호텔 상장, 월드타워 면세점 운영권 등이 신 회장의 경영지배권 강화 현안이자 롯데그룹의 주요 현안이기도 했다고 판단하고 수동적 뇌물이라는 신 회장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신 회장은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다.

변호인단은 또 “특검은 이 부회장이 합병을 통해 최소 8조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얻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한 주식 가치를 합산한 것”이라며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어떻게 이 부회장 개인이 취득한 이익이라 볼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외에 삼성물산 주식 처분 규모와 금융지주사 전환 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해당 현안에 대해 인식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변론을 들은 재판부는 “피고측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절할 수 없는 요구였다는 주장을 계속 펼치는데, 향후 같은 요구를 받을 경우 정치 권력자로부터 또 뇌물공여를 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어 “그런 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삼성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다음 기일 전까지 재판부에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양형 판단 심리 외에 증거와 증인 채택에 관한 양측의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다만 증거 채택에 대해서는 의견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의견서 제출 후 다음 기일에 최종 결정키로 했다. 

증인으로는 변호인단과 특검의 쌍방 증인으로 손경식 CJ 회장을 채택했다. 증인신문 기일은 내년 1월 17일 오후 2시 5분으로 정해졌으며, 손 회장 이외의 증인 채택에 대해서는 이날 추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jung0326@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