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인연 깊은 GS 허씨 일가 경영진 10여명도 빈소 찾아
발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빈소는 16일에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계속됐다.
오전 권봉석 LG전자 사장을 비롯해 LG 사장단 30여명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서울 모 대학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데 이어 오후에도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등 재계 거물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최정우 회장은 오후 4시 27분께,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각 오후 4시 39분과 5시 9분에 도착해 20여분간 빈소에 머물며 유족과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고인과의 인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경우 최근 이슈가 됐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 같은 현안 질문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노소영 관장의 이혼 맞소송에 대한 입장이 있다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소송이 잘 풀릴 가능성이 있나?”, “SK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등의 질문이 빗발쳤지만 최 회장은 일절 대답을 삼간 채 장례식장을 떠났다.
앞서 오후 2시 55분께는 현업을 떠난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두 사람은 약 1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이날 고인에 대해 “현장을 대단히 좋아하셨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조 부회장은 故 구자경 명예회장에 의해 세탁기를 개발하는 테스크포스팀에 발탁됐고, 이후 LG전자의 세탁기를 글로벌 1위로 만든 이른바 ‘세탁기 신화’의 장본인이다.
두 전직 LG 경영진에 앞서 오후 2시 52분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손 대표는 고인을 “세계를 향해 개척하면서도 아주 소탈하고 폭넓은 기업인”으로 기억했다. 손 대표는 또 경기도지사 시절을 떠올리며 “고인과의 직접적 인연은 없지만 고인의 삼남인 구본준 전 LG 부회장과 함께 제가 파주 LG 디스플레이 단지를 만들었다”고 LG와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손 대표는 구광모 LG 회장에게 “LG를 새롭게 혁신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찾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좋다는 말을 건네며 사업 계획에 대해서 얘기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고인의 형제인 故 구평회 회장의 아들이자 범 LG가인 구자열 LS 회장이 빈소를 다녀갔고, LG가와 3대에 걸쳐 동업한 GS 허씨 일가인 허창수 GS 명예회장이 전날에 이어 이틀째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특히 허 명예회장은 이날 허태수 GS 신임 회장을 비롯해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 건설 부사장 등 GS 일가 경영진 10여명과 함께 해 LG와의 끈끈한 인연을 보여줬다.
한편 구자경 명예회장은 17일 발인 후 안치되며, 장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LG 측은 “상남 구자경 명예회장께서 편안히 영면하실 수 있도록 발인은 영결식 없이 간소하게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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