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硏 "北, 4월총선 겨냥 南국민 상대 '심리전' 펼칠 것"
아산硏 "北, 4월총선 겨냥 南국민 상대 '심리전' 펼칠 것"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12.17 16:50
  • 수정 2019.12.17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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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센터장 "주요 변수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
박지영 위원 "사이버전과 정보전으로 南 정치 개입"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2020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17일 '2020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박지영 선임연구위원,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 최강 부원장, 한승주 이사장,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 [사진=아산정책연구원]

북미대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북한이 "2020년 4월 총선을 겨냥해 한국 국민들에게 전쟁공포를 심으며 한반도 구도를 전쟁이냐 평화냐의 양자택일로 몰고가는 심리전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7일 아산정책연구원이 개최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수로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을 꼽으며 이같이 전망했다. 전통적인 미국 대통령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선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북한에 우호적인 정책을 지속할 정당이 계속 집권하길 북한이 희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신 센터장은 "북미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을 경우, 북한은 평화공세가 아닌 전쟁위협을 운운하며 한국 국민들이 평화나 전쟁이냐를 선택하게 만들려 할 것"이라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 등을 시험발사해 군사적 긴장수위를 높임으로써 김정은 시대의 북한이 한국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한국 국민들이 안전을 위해 북한의 입장을 존중하게 만드는 심리전이 통하면 한국은 더 이상 북한의 위협이 아니게 되고 북한은 더더욱 미국과의 협상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 센터장은 작년 지방선거 직전인 6월 12일에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주목하며 북한이 4월 한국 총선을 전후로 북미 정상회담이나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기대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의 하부요인으로 여기고 선미후남, 통미봉남 기조를 갖고 있는 북한이 북미대화 공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는 중거리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서서히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하는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망을 표기하고 대북 제재를 다시금 강화하는 접근을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과 같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나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대선 과정에서 북한이 맞대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언론과 민주당의 도마 위에 오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의 이행을 강조할 전망이다. 신 센터장은 "때마침 미중 간 무역협상의 일차적 타결이 이루어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압박하며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줄여줄 것을 요구할 것이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게 될 경우 이는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는 행동이어서 시 주석도 이를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결과 북한에 대한 제재 이행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에게 일종의 딜레마로 작용할 수 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미국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ICBM 실험을 하게 되면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북한도 여러 차례 ICBM을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압박이 지속적으로 강해질 경우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김정은 본인의 정치체제에도 부담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2020 아산정세전망 기자간담회 [사진=아산정책연구원]
2020 아산정세전망 기자간담회 [사진=아산정책연구원]

북한이 비군사적 접근방식으로 사이버전과 정보전을 복합적으로 구사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지영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가짜뉴스를 퍼트려 한국 내 남남갈등을 조성하고 북한에게 유리한 방향의 여론을 조성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의 사이버전과 정보전 사례를 언급했다.

북한은 2009년 디도스(DDoS) 공격으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 정부기관 웹사이트 총 35개를, 2013년 KBS, MBC, YTN 등 주요 언론사와 신한은행, 제주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을 해킹했다. 2017년 한국을 포함한 90여 개 국가의 컴퓨터를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 Cry)에 감염시키고, 2016년 한국 국방부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김정은 암살계획이 담긴 작전계획 5015(OPLAN 5015), 한미동맹과 한국군의 군사계획을 포함한 정보(182GB)를 빼돌렸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는 "'하이브리드 지정학' 시대에서 한국이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일변도의 외교·안보 관행에 변화를 줘야 하며, 북한의 행위에 한국이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변국에 심어줘야 한다"며 한국이 '부정적인 레버리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어떤 일을 되게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레버리지,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그 국가의 동의나 지원 없이는 외교·안보적 노력의 성사가 어려운 부정적 레버리지라도 지녀야 한다. 과연 한국에 이 레버리지가 현재 존재하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승주 이사장은 "(한국은) 북한에는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하고 "주변국에 모순되는 듯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과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미국, 일본과 군사공조를 통해 강한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압박을 유지하며 북한과의 대화, 교류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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