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고대인들이 1회용컵을 썼다?... 3500년 전 고대인들이 사용한 1회용 용기 수천점 발굴되다
[WIKI 프리즘] 고대인들이 1회용컵을 썼다?... 3500년 전 고대인들이 사용한 1회용 용기 수천점 발굴되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12.19 07:08
  • 수정 2019.12.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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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이 사용하던 1회용 용기가 현대의 1회용 컵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고대 크레타 섬에 살던 사람들은 편리함과 부의 과시 용으로 1회용 용기 사용을 즐겼다.
고대인들이 사용하던 1회용 용기가 현대의 1회용 컵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고대 크레타 섬에 살던 사람들은 편리함과 부의 과시 용으로 1회용 용기 사용을 즐겼다(런던박물관 제공)

3,500년 된 고대의 1회용 용기 수천 점이 발굴되자 한 번 쓰고 버리는 컵은 현대 문명의 산물이라는 고정관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그리스 크레타 섬의 고고학 발굴지에서 한번 쓰고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점토 용기들이 대거 출토되었다고 보도했다.

고대의 크레타 섬에 살던 사람들은 유럽 최초의 문명에 속하는 미노아 문명을 발달시켰는데, 연구자들은 이 미노아 인들이 와인을 마시기 위해 일상적으로 컵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와인 용기들 중 한 종류가 1990년대부터 사용되던 1회용 컵과 함께 영국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고 한다.

이 고대의 유물은, 인류가 환경보다는 편리함을 앞세운 데에는 먼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인간이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영국박물관의 큐레이터인 줄리아 팔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선택하는 행위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의 인간들처럼 고대인들도 그릇 닦기를 귀찮아했습니다.”

줄리아 팔리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면에서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보편적 욕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해마다 3,000억 개 이상의 1회용 컵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가 없지요.”

“사람들은 한 번 쓰고 버리는 1회용 용기들이 현대인들의 발명이 아니라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지 못할 것입니다.”

팔리는 이렇게 말했다.

미노아 사람들은 크레타 섬의 궁정에서 벌어지는 파티에서 자주 모였다. 그들은 호화로운 연회나 축제를 통해 자신들이 이룩한 문명을 아낌없이 즐겼다.

줄리아 팔리는 ‘엘리트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파티들을 활용해서 자신들의 부와 신분을 자랑했다’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대규모로 사람들이 모이면 경각심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미노아 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들었고, 그럴 때면 오늘날처럼 설거지할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겠지요.”

줄리아 팔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때 사용되었던 1회용 컵들은 편리함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제작하기 위해 투여되었던 모든 자원들 때문에 부를 자랑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고대의 1회용 컵들은 편리함 외에도 또 다른 내재된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즉, 사용한 1회용 용기들을 쓰레기로 던져버리는 행위는 그 사람이 부자라는 표시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고대인들의 천박한 1회용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이는 생필품이 넘쳐나는 현대인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번 기획은 대량 소비문화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인류는 균형 감각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류에게 부족한 바로 그 균형 감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팔리는 이렇게 강조했다.

“인류는 항상 쓰레기를 양산해왔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쓰레기는 인간 생활의 부산물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입니다. 우리는 옷을 입습니다. 어떤 물건도 영원히 사용할 수는 없지요. 쓰레기는 인간 존재의 필요악이기도 합니다.”

물론 미노아 문명에 속했던 사람들이 1회용 컵을 만들고 사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들은 진흙으로 만들어졌으며 수량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미노아 인들이 현대인들처럼 분명히 아무렇게나 1회용품들을 버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한편으로 왕궁이나 예술, 그리고 언어와 같이 뛰어난 청동기 문명을 건설하면서 그런 일탈을 범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인류는 대량 소비와 환경에 대한 무관심 차원에서 그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근래 들어 인류가 점점 지구를 황폐화시킬 능력을 충분히 갖추게 됨에 따라 인류는 스스로의 행위를 돌아보고 분명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줄리아 팔리는 "우리는 지금까지 인류가 해온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는 있지만, 자연적으로 분해되기에 수백 년이 걸리는 물질들을 전례 없는 규모로 소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발굴된 점토 용기들은 수천 점에 이르지만 그 중 하나가 현대의 대용품과 나란히 전시될 기회를 얻은 것이다. 다른 전시품들은 주방용 랩으로 만든 낚시 가방과 태평양 일대를 더럽히는 오염물질의 사진들이 될 것이라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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