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선거 앞두고 여권과 송 시장 측 교감 여부 쟁점 가능성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관련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를 처음 청와대에 제공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송철호 울산시장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벌써 정치권에서는 송 시장 이후의 검찰 칼끝이 중앙당과 청와대 등 이른방 ‘몸통’ 어디로 향하는지가 첨예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달 20일 송병기 부시장을 울산지검으로 불러 12시간가량 조사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을 상대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과 송철호 현 시장 사이에 교감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 공약 수립 단계에서 여권이 개입했는지를 들여다본 것이다.
쟁점은 여권이 송 시장을 밀어주고, 상대 후보인 자유한국당 김기현 당시 시장을 낙선시키려 했는지 여부다.
검찰이 앞서 압수한 송 부시장 업무수첩에는 지방선거를 8개월가량 앞둔 2017년 10월 10일 김기현 당시 시장이 추진하던 산재 모병원이 좌초되면 좋겠다는 내용, 송 부시장이 같은 달 12일 송 시장(당시 변호사)과 함께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는 메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장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후보 마감 직후 선거가 시작되는 날 산재 모병원이 정부 예비타당성(예타)에서 탈락했다"며 "전략에 따라 청와대와 행정 부처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일 예타를 담당하는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타당성심사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압수수색해 관련 업무자료와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또 송 시장이 지난해 선거를 앞두고 당내 단독 후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여권 개입이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검찰은 당시 송 시장과 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을 두차례 소환 조사하면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송 부시장 업무수첩에 적힌 '임 전 최고위원이 청와대 눈 밖에 났다'는 표현의 의미, 지방선거를 앞두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종석 전 정무수석 등이 임 전 최고위원에게 공공기관이나 일본 고베 총영사 자리 등을 언급한 사실 등도 물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 눈 밖에 났다'는 표현은 당시 송철호 캠프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공공기관 자리 등도 불출마를 조건으로 오간 이야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수첩에 적힌 시기와 자리 이야기가 오간 시기 역시 송 시장이 단일 후보로 확정되기 전이라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송 시장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송 부시장을 이미 세 차례나 조사했고, 임 전 최고위원 역시 두 차례 소환해 진술 확보를 사실상 마무리한 만큼 송 시장을 불러 여권과 사전에 교감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송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범위가 중앙당과 청와대 등 몸통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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