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비밀문서] 올해 배치된 ‘글로벌호크’의 비밀... 전작권 환수로 시작 [미국의 두 얼굴, 첨단무기 강매-1]
[WIKI 비밀문서] 올해 배치된 ‘글로벌호크’의 비밀... 전작권 환수로 시작 [미국의 두 얼굴, 첨단무기 강매-1]
  • 특별취재팀
  • 승인 2019.12.24 14:12
  • 수정 2019.12.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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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호크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호크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 전역을 감시할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1호기가 한국에 도착했다.

지난 23일 새벽 미국에서 제작되어 공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RQ-4) 1대(1호기)가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해 우리 측 공군 요원들에 의해 격납고로 이동했다.

정부가 지난 2011년 3월 정부 간 계약방식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미국에서 구매하기로 공식 결정한 지 8년 만에 완성품이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 국방부는 내년 전반기까지 나머지 3대를 모두 도입해 일정 기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이다. 한번 떠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해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 정찰기 운용으로 군 당국은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북한 내륙의 영상정보도 독자적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군은 백두산 인근까지 통신 감청 능력은 있지만, 영상 정보는 평양에서 한 참 아래 지역까지만 수집할 수 있다.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 기상에서도 지상을 감시할 수 있는 특수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지상에서 각종 미사일을 탑재하고 이동하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은 글로벌호크의 감시망에 포착된다.

공군은 글로벌호크를 원활히 운용하고자 후방에 이·착륙기지를, 전방에 임무 통제기지를 각각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는 날개 길이 35.4m, 전장 14.5m, 높이 4.6m로, 최대 순항속도 250㎞/h, 중량 1만1천600㎏ 등이다.

이 글로벌호크가 한국에 배치되기까지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숨어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는 '북한 방어 강화'를 내세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추구한 미국의 검은 속셈이 깔려있다. 이같은 속내는 미국 국무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이 주고받은 비밀문서에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미국 역대정권은 글로벌호크를 비롯, 피스아이 등 첨단무기들을 한국에 강매하기 위해 협박과 회유를 서슴지 않았다.

한국을 '갈취'하려는 미국 정권의 본성은 오늘날 '미군 주둔비용을 5배 올리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뿌리 깊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호크
글로벌 호크

글로벌호크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전후다. 당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맞물려 한반도 군사상황 첨단 정찰을 위해 필요성이 제기됐다. 북한 전역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을 전략정찰할 수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추는데 핵심 전력으로 꼽혔던 것이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간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고,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보완 조치로 글로벌호크 도입이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2007년 10월 글로벌호크 4대 도입 계획을 마련했다. 방사청은 2007년 말까지 글로벌호크 시험 평가와 대미 협상 전략을 수립한 뒤 2009년 도입 협상을 끝내고 2011년 실전 배치하기로 했다.

글로벌호크 사업비는 기체 도입비 1811억원, 이착륙 통제장비 도입 등 초기사업비 58억원을 합해 총 1869억원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글로벌호크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따라 수출이 엄격히 통제되는 전략물자에 해당돼 미국이 한국에 판매하려면 MTCR 30여개 회원국이 협의해 관련 조항을 고쳐야 했다. 초기에는 러시아가 전략기술 유출을 들어 반대하기도 했다.

당초 필요성은 한국 정부 내에서 시작됐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첨단 전략무기를 수출할 호재가 됐다.

이후부터 주한미국대사관과 국무부는 글로벌호크를 최대한 비싼 값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넘기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한국에 첫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이 정찰기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2007년 12월 7일 주한미국대사관은 글로벌호크 한국 판매 지원(SUPPORT FOR GLOBAL HAWK SALE TO SOUTH KOREA) 이라는 3급 비밀문서를 국무부에 보낸다.

버시바우 대사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호크 시스템을 취득하는 게 미국의 이해와 향후 수년간 한미동맹의 유지에도 필수라는 게 대사관의 평가”라고 밝혔다.

“반세기 이상 한미동맹의 성공 열쇠는 북한의 군사력과 동향, 그리고 북한의 의도에 대한 정확한 청사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미국의 능력에 있었다. 현재 한미 양국은 U-2 정찰기와 같은 미국이 제공하는 정보감시정찰 역량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한국군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사령부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할 예정이고, 그와 더불어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에 대한 주요 책무를 맡게 된다. 그와 동시에 현재 한반도 상에 정보감시정찰 시스템을 제공하는 U-2 정찰기는 은퇴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적정한 수준의 정보감시정찰 역량을 지속하고, 2012년과 그 이후 한미동맹과 함께 북한의 위협을 감시하고 저지할 능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무부는 미국 국방성과 동참해 글로벌 호크 시스템을 한국에 판매하도록 지원할 것을 대사관은 요청한다.” (2007년 12월 7일)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 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돕는 것과 함께, 태평양사령부가 2011~12년 중에 U-2 정찰기 사용을 마치고 글로벌 호크로 대체하게 될 때, 미국의 정보감시정찰 역량도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물건은 사는 자가 필요할 때 사는 것이 원리다. 하지만 이익에 눈이 먼 미국은 한국 정부가 여러 상황상 구매 시기를 늦추고자 할 때도 ‘빨리 사가라’며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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