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비밀문서] MB정권 글로벌호크 도입 보류하자 고강도 압박 시작 [미국의 두 얼굴, 첨단무기 강매-2]
[WIKI 비밀문서] MB정권 글로벌호크 도입 보류하자 고강도 압박 시작 [미국의 두 얼굴, 첨단무기 강매-2]
  • 특별취재팀
  • 기사승인 2019-12-28 07:40:49
  • 최종수정 2019.12.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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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간 도입 논란이 돼온 글로벌호크. [사진=연합뉴스]
한-미간 도입 논란이 돼온 글로벌호크. [사진=연합뉴스]

2007년 12월 19일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의 정권이 바뀌게 됐다. 노골적으로 ‘친미’를 앞세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미국은 이익을 극대화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부터 미국산 쇠고기시장 전면 개방 등 숙원 사업들을 관철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방 분야에서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2월 출범하면서 각 정부부처 예산을 일괄적으로 10%씩 감축하도록 방침을 내리자 국방예산도 삭감될 위기에 처하게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산 무기 수입을 줄이려고 한 조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호크를 비롯한 값비싼 미국산 무기 수입계획에 직격탄이 됐다. 이에 미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명박 정부의 국방 예산 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한달 후인 2008년 3월 2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앞으로 장문의 정세보고서를 보낸다. 당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방미를 앞두고 있었으며, 버시바우의 보고서는 유 장관 방미 때 라이스 장관이 미리 숙지해야 할 사항들을 담고 있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에게 올해 국방예산의 10%를 절감하라고 계속 지시했는데, 이는 30억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이 중 9억달러는 군 현대화 프로그램의 신규 및 지속사업”이라며 “국방예산 감축은 한국이 글로벌 호크와 같은 새로운 무기 구입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라이스장관에게 “유장관에게 막대한 국방예산 감축은 미 의회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호크 강매 압박은 전방위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명박-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 해 4월 18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다. 정상회담 열흘 전 버시바우 대사는 김병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회담 의제 등을 논의하면서 국방예산 감축문제를 언급했다.

버시바우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4월 8일자 기밀문서로 국무부에 보고했다.

그는 “국방예산 10%를 삭감하는 정부 정책이 한국의 국방력 뿐만 아니라 국방개혁2020도 위협할 수 있다는 버시바우 대사의 지적에 대해 김병국은 모든 부처를 상대로 10% 예산 삭감 여지를 발굴하도록 지시가 떨어졌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절감된 예산은 새롭고 생산적인 사업에 사용될 예정지만, 어떤 부분을 삭감할지, 얼마만큼 할지 아무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며 “모든 정부 지출이 조정돼야 한다는 요청은 본래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국은 국방개혁 2020과 관련해 전체 계획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까닭은 남한에 ‘주적’이 없다는 핵심 전제가 틀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는 “김 수석은 북한은 주요한 적이며, 해당 국방 개혁안에 이러한 ‘신 안보원칙’을 반영해야 하고, 이러한 안보 원칙의 변화는 필요한 국방 지출의 폭을 포함한 국방 개혁 전반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김병국은 주한미군 관련 문제가 그간 너무 오래 곪아 정말 골치라고 말했다. 진짜 고충 한 가지는 정부 전반 관료들이 새 지도부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병국은 청와대가 주한 미군과 관련된 해결책을 찾는데 보탬이 되겠지만, 아직은 새 정부 임기 초반이란 점에 주의를 당부했다. 10년간의 “좌파” 정부 이후라, 방향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김병국은 말했다..] (2008.4.8)

이명박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참여정부의 방위력 증강사업을 재검토하고, 북한을 주적으로 명확히 규정, 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이다.

버시바우가 국무부에 기밀문서를 보낸 8일. 서울에서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 Security Policy Initiative)가 열렸다. 당시 회의 내용을 기록한 4월 28일자 미 대사관의 2급 기밀 전문은 미국측 대표인 데이비드 세드니 미 국방부 동아시아담당 부차관보가 한국의 글로벌 호크 도입계획 중단을 성토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세드니 부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정보감시 정찰 시스템인 글로벌 호크 도입 활동을 갑자기 중단한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열렸던 제16차 SPI 당시 한국측이 글로벌호크 도입을 도와달라고 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국이 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 앞으로 한국의 요청이 있을 때 즉각 처리하기 힘들어진다”고 압박했다.

이에대해 전제국 국방정책실장은 글로벌호크 도입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세드니는 “한국측이 SPI 회기 중에 글로벌 호크를 적당한 시점에 도입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글로벌호크와 같은 첨단무기들을 비싼 값에 강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미국으로서는 ‘도입 연기’라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 상당히 당황스러워했던 것이다. (시리즈 이어집니다)

[특별취재팀=최석진, 최정미, 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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