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사장, 포스트 황창규로 발탁... 32년 원클럽맨이자 '뉴미디어 전략가'
KT 구현모 사장, 포스트 황창규로 발탁... 32년 원클럽맨이자 '뉴미디어 전략가'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19-12-27 19:48:16
  • 최종수정 2019.12.2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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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사회, 차기 CEO 내정자로 구 사장 낙점...자타공인 ‘뉴미디어 전략가’
회장 직급 없애고 ‘대표이사 사장’ 체제 전환
임기 중 법령·정관 위반 드러나면 사임도 수용키로...‘쪼개기 후원금’ 검찰수사 귀추 주목
기자간담회에서 KT 구현모 사장이 ‘슈퍼 VR tv’와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지난 11월 KT 스퀘어에서 열린 IPTV 기자간담회에서 구현모 사장이 ‘슈퍼 VR tv’와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UHD 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황창규 회장을 이어 KT를 이끌어갈 차기 수장으로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사장이 최종 낙점됐다. KT 현직 임원이 차기 CEO로 선택된 것은 무려 11년 만의 일이다.

특히 선정과정에서 1차로 압축한 후보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확립했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라는 오랜 꼬리표를 떼어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KT 이사회는 27일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안)을 보고받은 후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키로 공식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5일 사내·사외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지 42일 만에 매출 23조원 규모의 거대 통신기업 KT의 새로운 수장이 결정된 것이다. 구 사장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총을 거쳐 임기 3년의 KT CEO로 등극하게 된다.

◇능동적·적극적인 뉴 KT호 출범 기대=1964년생인 구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와 KAIST 경영과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1987년 KT에 입사해 32년 동안 KT에 몸담은 진성 ‘원클럽맨’이다. 입사 후 전략, 기획, 자회사 관리 등 다방면에서 경력을 쌓았고 경영지원총괄,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역임했다.

특히 구 사장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스마트에너지, 교통관제 서비스, 헬스케어 등의 사업에서 군계일학 활약을 펼치면서 KT의 ‘전략통’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미디어부문장으로서 KT의 소비자 중심 미디어 플랫폼 혁신을 직접 이끌었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즌(Seezn)’의 론칭을 총괄하기도 했다.

사실 KT는 그동안 다른 이통사에 비해 보수적이며, 적극적 마케팅보다는 안정화를 추구하는 준 공기업에 가깝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구 사장이 이끄는 새로운 KT호는 한층 능동적으로 미래 전략을 펼쳐 나갈 것으로 예견된다.

한 사업자가 케이블방송·위성방송·IPTV 등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3% 이상을 점유할 수 없도록 제한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대주주 지위 확보 등 KT의 미래를 위해 시급히 풀어내야할 중요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KT 이사회가 뉴미디어에 정통한 구 사장을 최적의 CEO로 판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이날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다”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제안이 가져올 변화=KT 이사회는 이번 차기 CEO 선정 과정에서 구 사장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조건(?)’을 제시했고, 구 사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고객과 주주,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의견들을 반영해 이사회가 제안한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회장이라는 직급의 폐기다. 회장이 국민기업 이미지를 가진 KT에 적합지 않다는 판단 하에 현행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변경하고, 급여 등 대표이사 사장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이러한 변화가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 등을 비롯한 경영진에게도 적용돼 직급이 일괄 하향 조정될지, 회장 직급만 없애는 것으로 마무리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급여의 경우도 공식 결정된 바는 없지만 현재 KT 회장과 사장의 연봉이 각각 약 14억5,000만원, 약 4억원으로 10억원 이상의 격차가 있는 만큼 구 사장 한명의 연봉 조정으로 마무리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참고로 KT가 대표이사 직급을 사장에서 회장으로 높인 시기는 지난 2009년 이석채 회장이 취임할 때다. 당시 KT는 금융, 렌트카,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 등 계열사들을 확장하면서 KT 그룹의 위상을 높이고자 회장 직급을 도입했다.

이사회의 두 번째 제안은 이보다 강력하다.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구 사장이 국회의원 99명에게 5억원 상당의 불법 후원금을 준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 사건에 연루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내외적 논란 제기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 사장이 이 제안을 수용한 것은 무죄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명이지만 향후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 CEO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KT 이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앞으로 정관 개정 등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KT 새노조는 “이사회의 결정 과정과 배경 등에 대해 충분한 실태를 파악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신임 CEO 내정자가 경영 변신을 진지하게 시도할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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