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자 결산②] 전통가전 한계 허물고 신시장 개척 '약진 앞으로'
[2019 전자 결산②] 전통가전 한계 허물고 신시장 개척 '약진 앞으로'
  • 정예린 기자
  • 승인 2019.12.30 07:31
  • 수정 2019.12.30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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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글로벌 경쟁력 입증…북미 1위, 세계 가전 매출 1위 등극
'8K TV 전쟁'으로 양사 갈등의 골 깊어져
건조기 판매량 세탁기 상회 전망…식기세척기 등 신가전 호조
IFA 2019 공식 모델(우측)과 삼성전자 모델들이 IFA 2019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55형부터 98형까지 'QLED 8K' TV. 풀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IFA 2019 공식 모델(우측)과 삼성전자 모델들이 IFA 2019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55형부터 98형까지 'QLED 8K' TV 풀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올 한해 국내 가전 업계는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뽐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8K 전쟁’으로 홍역을 치르기는 했으나 신가전 및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이 두드라졌다. 

업계 최대 화두였던 8K TV를 둘러싼 화질 논쟁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9'에서 시작됐다. 당시 LG전자는 공식석상에서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진짜 8K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자사 전시 부스에서 LG 나노셀 8K TV와 삼성 QLED TV를 나란히 놓고 비교 시연하며 깍아내렸다. OLED TV가 아닌 LCD 패널을 탑재한 제품인 나노셀 TV와 비교한 것은 QLED TV가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LG전자의 도발에도 무대응 전략을 고수하던 삼성전자가 맞불을 놓으며 8K 전쟁은 경쟁사 간 비방전으로 치달았다. LG전자가 'IFA 2019'에 이어 국내에서도 언론 브리핑을 통해 2차 공격에 나서자 넋놓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 

LG전자 관계자가 QLED 8K TV와 나노셀 TV를 비교하는 모습.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LG전자 관계자가 QLED 8K TV와 나노셀 TV를 비교하는 모습.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7일 오전과 오후 차례로 '8K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양사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LG전자는 QLED 8K TV의 경우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제시하는 화질선명도(CM) 기준인 50%를 훨씬 밑도는 12%에 불과해 8K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반면, 삼성전자는 CM값은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방법으로 이를 활용해 현재의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를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갈등의 골은 서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며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LG전자가 먼저 삼성 QLED TV 광고를 ‘허위과장 표시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약 한달 후 LG전자가 OLED 광고 영상에서 삼성 QLED TV 문제를 지적하자 삼성전자가 이를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맞제소한 것이다.

LG베스트샵 동교동점에 전시된 광고판.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LG베스트샵 동교동점에 전시된 광고판. [사진=정예린 기자]

이후에도 양사의 신경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계속 됐다. LG베스트샵과 삼성 디지털프라자에는 언론 기사를 인용해 서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판, 책자 등을 비치했다. 또 유튜브 등에 서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업로드 했고, 이는 미국, 베트남 등 해외 법인 계정에도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상호비방이 과열국면에 접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TV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싸우면 괜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도 지난 10월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같은 업종 내 대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내부 갈등이 경쟁자들의 어부지리가 되지 않도록 성숙한 경쟁 문화로 발전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19년은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위한 신가전과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가 돋보인 해이기도 하다.

식기세척기, 건조기, 무선청소기,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대표되는 신가전이 급성장하면서 주춤했던 국내외 생활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됐다. 건조기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약 2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가전인 세탁기가 평균 150만대 팔리는 것을 감안하며 폭발적인 성장인 셈이다.  

특히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을 위해 구매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등 기성세대와 차별화된 소비 패턴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가전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라이프스타일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라이프스타일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냉장기, 세탁기 등 전통 가전 또한 한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BESPOKE)’를 출시했다. 출시된 디자인 중 선택해야 했던 기존 냉장고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색 조합, 소재 등으로 구성해 ‘나만의 냉장고’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가전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한편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양사는 셰프컬렉션과 LG시그니처와 같은 일반 가전 제품 외에도 각가 데이코와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지난 2016년 인수한 미국 럭셔리 주방가전 브랜드 데이코의 국내 쇼룸을 오픈했다. 지난 2017년 강남에 마련된 LG전자의 ‘시그니처 스위트 키친 논현 쇼룸’은 연간 방문객이 1만5000명이 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북미 생활가전 시장 1위에 올랐고, LG전자는 상반기 세계 가전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던 월풀을 제치고 매출과 영업이익 1위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전 가전시장은 혁신이 없어 망할 것이라고, 성장없는 시장이라고 했지만 가전 분야만큼 혁신을 거듭하고 변화하는 시장이 없다”며 “업체 간 치열해지는 만큼 타사와 차별화되는 기술을 개발해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뉴라이프 가전을 앞다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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